교회의 정치 편향을 경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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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정치 편향을 경계한다

 

 

근자에 와서 한국 사회는 좌와 우, 진보와 보수, 청년과 노년, 소유자와 무소유자의 갈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지난 몇 해 동안 우리 사회는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 문제, 4대강 개발 문제, 북한의 핵 개발과 천안함 사건, 그리고 연평도 폭격에 대한 입장, 경제의 분배 과정에서 드러난 양극화의 입장 차이 등으로 가족 구성원은 물론 교회 내에서조차 극명한 대립을 이루었고, 사회적 갈등이 증폭되어 왔다.

 

이러한 당면한 문제들을 종교인들이 앞장서서 조정하고 해결해야 함이 마땅하다. 그러나 불교계와 천주교회는 물론이고, 기독교회도 주어진 본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교회의 이름으로 정치와 경제, 사회 문제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내세우는 성명서를 발표하거나 집단 시위를 주도하는 등 갈등의 조정자가 아니라 오히려 제공자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상 교회가 투쟁해야 할 일차적인 대상은 정치사상, 통일에 대한 입장, 지연과 학연에 의한 이해 문제, 경제 정책 등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다. 그것들은 영원한 진리에 속한 것도 아니고 가변적인 것들이며, 상대적일 뿐만 아니라 한시적인 것들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리스도인이 세상의 정치나 경제, 문화 등에 대해 무관심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이러한 것들은 우리들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매우 필요한 것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의 추구해야 할 궁극적 목표는 세상의 일보다는 우리 주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하나님의 의와 그의 나라’를 건설하는 데 있다(마 6:33).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교회가 먼저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고, 교회와 정부의 영역을 분명히 구별해야만 한다. 세속적인 문제는 세속 정부에 맡기고, 교회는 교회의 고유한 영역에서 경건성을 회복하는 일에 전념함으로써 하나님의 뜻을 실현해야 한다. 곧 도덕과 윤리 그리고 영적인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악을 도모하는 세력에 대항하여 과감하게 싸워야 한다.

 

표현의 자유라는 구호아래 음란과 무질서를 조성하며, 인권이라는 이름아래 낙태와 동성애를 조장하고, 신성모독을 즐기면서 기독교에 도전하는 모든 악의 세력에 대항하여 싸우기 위해 우리는 그리스도의 법을 실현할 수 있는 이들을 국가의 지도자로 세움으로써 이 땅에 거룩과 정직, 의로써 다스리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