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신 농어촌교회 비전트립 보고서> “하나님이 숨겨두신 보석들- 사랑으로 실체화된 개혁신학을 만나다”_김준희 신정아 전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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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신 농어촌교회 비전트립 보고서>

 

 

“하나님이 숨겨두신 보석들- 사랑으로 실체화된 개혁신학을 만나다”

 

 김준희 신정아 전도사(합신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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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목이신 김종군 목사님의 인솔 하에 3학년 1명, 2학년 10명의 총 12명이 3박 4일 일정(6월 18일~21일)으로 전남 노회 소속 6개의 교회들을 탐방하기 위해 “합신 농어촌 교회 비전트립”을 떠났다. 과제와 시험으로 분주했던 한 학기를 마친 해방감과 여행을 떠나는 즐거움으로 밝은 표정과 해맑은 웃음으로 인사를 나눈 팀원들은 이번 농어촌 교회들을 방문하는 가운데 각 사람을 향하신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고자 하는 진지한 기대감을 서로의 눈빛 속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이곳 합신에서 학문과 인격을 겸비한 교수님들의 열정적인 가르침으로 개혁신학을 배우는 합신인이라는 기쁨과 자부심의 이면에, 한편으로 분주한 학기의 일정을 쫒아가기 바쁜 우리의 신학적 소양의 부족이라는 현실의 초라함과, 배운 신학을 목회의 현장에서 삶으로 살아내야 하는 이제 곧 다가오는 미래에 대한 부담감은 이번 여행을 가벼운 즐거움으로 여기는 태도를 결코 허락하지 않았다. 

 

  농어촌 목회에 대한 막연한 호기심에서 사역의 실제적 부르심에 대한 절박한 기도에 이르기까지 저마다 품은 기대는 달랐으나, 농어촌 목회의 현장에서 하나님의 행하신 일을 목도하게 될 기대와, 이를 통해 각 사람에게 행하실 일들을 소망하는 마음들이 하나로 어우러져 주님 일하시는 그 현장을 향해 힘차게 출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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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삼 교회>
  첫 번째 목적지는 전라남도 완도에 위치한 미삼 교회. 출발한 지 6시간 만에 땅 끝 마을 해남에 도착했고, 그곳에서 다시 배를 타고 30분가량 이동하게 되었다. 노화도를 향한 배 위에서 눈앞에 펼쳐진 바다의 멋진 풍경에 우리는 환성을 자아내게 되었고, 자연을 지으신 하나님의 손길에 절로 감탄이 터져 나오게 되었다. 그리고 도착한 목적지에서 우리는 목사님의 따뜻한 환영을 받았다. 

 

  미삼 교회를 담임하시는 이은두 목사님은 합신 6회의 선배님이셨다. 도착 직후 후배들을 위해 정성껏 준비해주신 식사를 먼저 대접받게 되었는데 전복생산 특구지역인 곳답게 평소 먹어볼 수 없었던 전복을 원 없이 먹을 수 있었다. 즐거운 식사 후 기도회를 통해서 그곳에서의 사역에 대한 선배 목사님의 설명이 이어졌다. 13년 전 아무런 연고도 없는 곳으로 잘 하시던 목회를 뒤로하고 하나님의 부르심으로 이곳에 오신 목사님은 사역방향을 청소년으로 세우고 기도하는 가운데 조만간 건립예정인 군청의 노화도 청소년 문화센터 운영을 위탁 받게 될 것으로 확신하고 계신다. 이를 통해 소외된 청소년들을 위한 사역을 먼 미래까지 내다보시며 감당하고자 하시며 이를 위해 하나님께서는 미국에서 30년 동안 의사로, 영어교사로 생활하셨던 한 중년 부부를 그 작은 섬에 까지 보내주셔서 미삼교회를 섬기게 하셨다. 

 

  목사님은 후배들을 위해 열심히 공부해야한다는 조언과 함께 그 지식을 바탕으로 사역의 현장에서는 새로운 마음과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그 무엇보다도 사역은 기도가 모든 것을 결정하기에 최소한 하루 2시간 정도는 기도해야 한다며 기도의 중요성을 재삼 강조하셨다. 또한 농어촌 교회는 오래 인내하면서 주민들과 함께 동고동락하는 마음으로 겸손히 감당하되 뼈를 묻을 생각을 하고 해야 한다며 토착화를 강조하셨다. 

 

  복음화율이 7-8%인 섬 마을, 더구나 전복생산으로 부유해져 그만큼 복음 전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생명을 건 전도의 열정으로 섬기시는 목사님의 삶의 나눔 속에서 주께서 부르신 곳에서 한 알의 밀알이 되고자 하시는 주님의 참된 일꾼을 보았다. 
  첫 번째 방문지인 미삼교회에서 우리는 당당하되 겸손하며 미래를 바라보며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섬기는 한 사역자를 보게 되었다. 그리고 주님은 한 영혼을 천하보다 더 귀하게 여기신다는 말씀을 노화도 미삼교회에서 새삼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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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 갈보리 교회>
  다음 날, 첫날 주신 벅찬 감격을 안고, 눈부신 장관이 펼쳐진 바다의 아름다움을 잠시 누리는 가운데 고금도에 있는 장항 갈보리 교회로 이동하였다. 갈보리 교회는 작년에 이어 두 번째 방문이라고 하였다. 작은 체구에 소탈하고 편안한 웃음으로 반겨주신 목사님, 그리고 헤어스타일에서 복장까지 그 지역에 토착화된 모습 사이에 하나님이 본래 주신 미모와 헌신의 아름다움이 더 깊이 드러나는 얼굴로 상냥하게 맞아주신 사모님에게서, 그 풍기는 인상만으로 하나님과 그 지역의 사람들을 향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싱싱한 생선회와 함께 조개국을 끓여주시며 마침 조개를 수확한 날이어서 한 시간 전까지도 살아있던 조개를 줄 수 있어 기쁘다고 말씀하시는 목사님과 사모님에게서 가슴 찡한 사랑을 느꼈다. 

 

“작은 거인” 고영석 목사님.
  그렇게 이웃집 아저씨처럼 편안하게 대해주시던 목사님은 말씀을 시작하시는 순간 힘 있는 목소리로 하나님의 종으로서의 영적 권위와 열정을 가지고 우리에게 도전해 주셨다. 민수기 9장 15~23절 말씀을 중심으로 하나님 앞에서 걸어온 헌신의 길을 나눠주시며  “주님 停하시면 나 停하고, 주님 動하시면 나 動한다”는 메시지를 우리의 가슴에 새기게 해주셨다. 일명 “고 스톱을 잘해라”!  광야의 이스라엘 백성, 주님이 가시면 가고, 주님이 멈추시면 멈추었던 것처럼, 보따리 풀자마자 바로 다음날이라도 주님 가시면 함께 가고, 오랜 시간 머물러 더 이상 있고 싶지 않을 때에라도 주님 머무시면 그대로 머무르라는 것이다. 

 

  목사님은 안양에서 교회 사역이 잘 진행되고 있을 때 하나님의 부르심으로, 당시 시골 교회는 사양길이라는 분위기 속에 이곳 섬 목회를 하게 되셨다고 한다. 주인은 죽었는데 종놈은 죽지 않으려고 하냐는 추상같은 주님의 음성에 순종하여 들어선 섬 목회를 목사님은 지금까지 그 동일한 마음으로, 아니 그보다 더 한 열정으로 순종하여 섬기고 계셨다. 

 

  지역 주민들을 향한 아낌없는 사랑과 희생, 하나님의 역사로 이루어진 기적적인 교회 건축, 그리고 전통 섬마을 지역이면서 새로운 사람이 정착한 것도 아닌데 작년 10월 30-35명에서 지금은 55~60명(마을 복음화율 70%)에 이르는 부흥의 역사, 이 모든 가슴 벅찬 사역의 현장을 말씀하시면서 누누이 강조하신 것은 주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철저한 신뢰와 순종이었다. 주님 가시는 길 가면 일은 주님이 하신다는 것이다. 주님이 하시기에 이 모든 일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님의 주인 되심을 인정하는 신뢰와 순종, 그리고 전도의 열정이 있기에 올해로 60세가 되었음에도 아직도 개척의 꿈이 있다고 말씀하시는 목사님에게서 순종의 열매로서만 가능한 담대함과 영향력을 느낄 수 있었다. 

 

  철저히 자신을 내어드려 주인의 뜻에 순종하는 종, 그 앞에서 우리는 감동과 함께 부끄러웠다. 왜 미래의 사역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속에 있었던가? 왜 소명은 확신한다면서 사역지에 대한 확신은 없는가? 주님의 주권을 인정치 않는 불신과 불순종… 아프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는 우리의 초라한 신앙의 현주소를 자신에게 들키면서 작은 거인의 신앙의 삶으로 부르시는 주님의 음성을 갈보리 교회에서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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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안 교회>
  섬마을의 아름다움을 뒤로 하고 우리가 달려간 곳은 전남 장흥군 안양면 기산리에 위치한 동산안 교회였다. 이상목 목사님이 시무하시는 이 지역은 특히 노인사역이 중심인 곳이었다. 70대의 연세인 분도 젊은 층이어서 교회에 나오시면 식당봉사를 해야 한다고 웃으시며 말씀하실 만큼 고령화된 지역에서 목사님은 사모님과 함께 헌신적으로 섬기고 계셨다.

 

   능력 있고 젊은 목사님과 사모님께서 어떻게 이런 시골에서 연로하신 분들을 대상으로 사역을 감당하고 계실까? 목사님은 대학시절부터 지속적으로 자신에게 주신 사역을 찾아 파이디온 선교회에서 어린이 사역, 신학교 당시 청소년 사역, 강도사 시절 신혼부부 제자 훈련을 거치면서 개척에 이르기까지 결국 노인 사역위해 특화되어 준비된 자신의 모습을 하나님 안에서 발견하게 되었다고 하신다. 그리고 이곳 동산안 교회로 부임하신 것이다.  

 

  교회 주변 4개 마을 200호 가운데 독거노인이 80%인 지역. 요양원에 가는 것을 죽기보다 싫어하시는 어르신들은 혼자 사시는 것이 평소에는 괜찮은데 아플 때가 가장 문제라고 한다. 그분들을 위해 아픈 사람이 생기면 국 끓여 심방, 위로, 기도해 주시며 전도하시고, 겨울이면 어르신들 모셔다가 목욕을 시켜 드린다고 하신다. 도무지 농촌 사역에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세련되고 아름다운 사모님께서, 목욕 사역을 위해서는 건강해야한다고 웃으시며 말씀하신다. 

 

  장래 사역의 비전보다 한 영혼에 집중하는 목사님의 목회철학을 목도할 수 있었다. 연세가 드셔서 예수 믿는 것 자체가 간절하고 소중한 분들, 그만큼 신앙성숙도도 늦고 이제 천국 갈 준비를 해야 할 분들 한 사람 한 사람에 집중하여 사역하고 계셨다. 

 

  무엇보다 우리가 도착하자마자 가장 귀한 보석을 소개하듯 자랑스럽게 한 분을 소개하시고 함께 심방도 가게 되었는데, 바로  믿으신지 15년 되시고 3년 전 권사로 취임하신 87세의 영광 댁이라 불리는 권사님이셨다. 예수님 만나 너무 행복하고 기쁘다고 소녀처럼 웃으시며, 친구인 지실 댁, 덕암 댁이 예수님 믿도록 중보하시는 할머니, 그리고 그분을 바라보시며 흐뭇하고 자랑스러워하시는 목사님을 보면서 예수 그리스도를 순전하게 사랑하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행복을 가진 분들을 목도할 수 있는 감격을 누릴 수 있었다. 

 

  목사님의 계획은 아프신 분들 식사하실 수 있는 집을 건축하는 것과, 은퇴한 목회자들 모시고 살 집을 건축하여 서로 교류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한다. 주님 보내신 곳에 평생을 의탁하신 분의 비전이었다. 

 

  사명이 아니면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은 시골에서, 너무 많은 것을 포기해야만 할 것 같은 이곳에서 목사님과 사모님은 행복하고 기쁘게 사역을 감당하고 계셨다. 특별히 우리가 머물고 있을 때 사모님의 어머니께서 이곳으로 이사를 오셨다. 교인 분들이 기뻐하셨다고 한다. ‘그 전에 목사님들이 자주 떠나셨는데 이제 우리 목사님 떠나지 않게 되었다’고. 그리고 그 말씀을 하시면서 사모님도 행복해 하신다. 한 영혼을 사랑하는 주님의 마음이 계신 곳에 머무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그 행복으로…

 

 

<다음 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