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한인예수교장로회 총회 방문과 동문탐방 <3>
총회 총무 박종언 목사
필라델피아에는 김재성 목사와 사모님, 김상배 목사, 김병기 목사, 정광호
목사, 선석우 목사와 전정구 전도사가 모였다. 안상혁 전도사는 이번 학기
에 그랜드래피즈의 칼빈 신학교 박사과정에 들어갔다고 한다.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에서 조직신학을 전공하는 김병기 목사는 교인들이 목사를 왜 신뢰
하지않는가 하는 문제는 목회자의 영적인 권위가 무너졌기 때문이고, 이는 첫째
로 목회자의 책임이라고 진단했다.
목회직에 대한 소명이 있는지, ‘목사가 뭐 하는 사람이냐’ 그리고 ‘교회
가 무엇이냐’ 도 모르는 것 같은 경우를 본다고 한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것이 교회라면 그 다음은 뻔하다고 생각한다.
심각한 이슈를 논의하기로 작정해서인지 ‘총무님과 밤을 새울 예정’이라
고 해서 집사람과 딸아이는 뉴저지 체리 힐에 있는 친구 집에 묵기로 했다.
교회와 국가의 문제, 목회자의 납세문제, 교회의 치리회의 문제, 예배 갱신
의 문제 등 중요한 주제들을 가지고 진지하게 토의했다. 새벽기도를 위해 아
침 2시에 마치고, 조찬에 다시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다.
역시 필라델피아는 우리 교단 신학의 중요한 연고지라고 느껴진다. 이곳에
서 PCA 교단의 연합교회를 시무하고 있는 김재성 목사와 김병기, 선석우, 정
광호 목사에게 감사드리고 사역에 주님의 은총이 충만하시기를 기도한다. 늦
은 아침 식사를 마치고 아쉬워하며 다음을 기약했다.
뉴저지로 향했다. 뉴저지 북쪽의 초대교회에 동문 4명이 사역하고 있기 때문
이다. 타교단(KPCA)에 청빙된 이재훈 목사는 이명문제로 복잡했었는데 몇
년 전에 부탁을 했었다.
‘우리 동문 목사들을 많이 데려 가십시오’. 워싱턴 휄로쉽교회의 부목사
로 사역하던 황일하 목사가 2달 전에 함께 했고 일본선교사 두 Term을 마치
고 현재 일본어 예배를 담당하는 조기칠 목사, 교육을 담당하는 정철웅 목사
가 동역하고 있다. 받은 은사대로 형제가 연합하여 아름답게 동역하는 현장
을 보면서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목회 리더십과 이 시대의 목회 전략에 관해 탁월한 식견을 가진 순수하고 충
성된 동문들과 유익한 대화를 나누며 따뜻한 대접을 받았다. 철야예배를 인
도하러 가는 시간인 8시에 이재훈목사와 작별하고, 조기칠, 정철웅 목사는
호텔까지 와서 밤늦은 시간까지 얘기를 나눴다.
매릴랜드 주에 있는 딸네 집에 도착했다. 내 일정에 동행하기 위해서, 아이
들에게 쓸 것을 뒤로하고 미국 내 국내선 80만원의 비행기 값과 방문하는 집
의 선물, 기거하는 비용 등 3백여만원의 경비를 더 쓰고 게다가 너무 빠듯
한 일정을 따르느라고 허리가 약한 아내는 결국 제대로 움직이질 못해서 침
을 맞고 치료를 받고 있다.
아들 며느리, 딸과 사위, 손자 손녀가 있는 미국에 일 년에 한 번 와서는 이
렇게 정신없이 돌아다니느라 식구들과 분위기 있는 곳에서 오붓하게 외식
한 번 제대로 못하고 가는 남편에게 야속하다 투정을 하면서도 내게 맡겨진
사역을 이해하고 따라나서 준 아내에게 미안하고 고맙다.
해마다 3주 이상 교회를 비우는데도 내게 맡겨진 총회를 섬기는 일에 대한
막중한 책임을 귀하게 여겨서 기도로 돕고 사역을 이해해주는 평안교회 성도
들도 너무 감사하다.
섭씨 40도가 넘는 더위에 딸네 집 에어컨이 고장 나서 Home Depot라는 곳에
가봤다. 작은 선반 고정 핀부터 모든 건축자재, 문, 창문, 마루, 카펫, 부
엌, 조명, 정원, 페인트, 설비, 공구, 가전제품 등 집에 관한 모든 것이 있
는 곳이다.
그곳에 들어서자마자 LG 에어컨이 산처럼 쌓여있다. LG 세탁기, 삼성 냉장
고 얼마나 가슴 벅찬 일인지, 드넓은 주차장에는 현대의 소나타, 그랜저, 산
타페, 엘란트라, 기아의 카니발, 이름을 알 수 없는 미니 밴 등이 몇 대씩
보였다.
가슴이 벅찬 동시에 갑갑해 진다. 모든 가진 자들이 자기만 먹고 살지 않도
록 ‘너희가 먹을 것을 주어라’, ‘강한 자가 마땅히 약한 자의 약점을 감
당해야 하지 않겠느냐’ 라고 하셨는데, 모든 나라가 자기들이 생산하는 것
으로 자급자족하고 살아야 한다면 우리나라는 어떻게 될 것인가.
아내도 아프고 딸도 무더위에 무리를 했는지 출근도 못하고 아프다. 손녀도
열이 펄펄 오른다. 아내는 한방 병원에, 딸이랑 손녀를 미국병원에 데리고
갔다 왔다. 내일 아침 8시 20분 비행기다. 공항이 조금 더 가까운 아들네로
오늘 가서 내일 새벽에 집을 나서야 한다.
내가 제대로 돌아보지 못하는 아이들을, 건강이 염려되는 아내를 하나님께
의탁하고 짐을 꾸렸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