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한인예수교장로회 총회 참석과 동문 탐방 <1>
총회 총무 박종언 목사
LA 미주총회 전에 몬타나로 먼저 들어갔다. 미주총회가 4년 동안 동부에서
열렸기 때문에 기회가 없었는데 인구 5만5천 명 정도인 그레이트 폴스라는
도시에 단 하나의 한인 교회가 늘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레이트폴스 한인장로교회다. 몇 년 동안 부임하는 목사들마다 영주권
을 받고는 교회를 떠나 버려서 성도들이 모두 흩어지고 사실상 한인교회가
없어진 상태에서 5년 전에 들어가서 사택에서 시작을 했는데 얼마 전부터 미
국교회를 빌려서 2시에 모여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한인이라고 해야 이민을 오는 사람들은 전혀 없고 그곳에 있는 공군부대에
근무하거나 은퇴한 미군과 국제 결혼해서 남편을 따라 그곳까지 온 12명 정
도가 성도들의 전부이고 그나마 이제 겨우 날씨가 좋아져서 많이 여행을 가
고 7명 정도가 모였다.
그런 말을 먼저 들어서인가 갈라디아서 6장 6-10절의 설교를 들으
면서 잠시, 번개처럼 ‘아깝다는 생각이 스쳤다. 성도가 적어서거나 성도의 교육
수준을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대학원과, 보스턴대학교
신학대학원과 프린스턴에서 신학을 하신 그 분의 이력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축도를 하러 올라가서 잠시, 또 축도를 하고 묵상을 하면서 한 영혼
을 천하보다 귀하게 여기시는 주님께 가슴 먹먹한 회개를 올렸다.
예배가 끝나고 정성스럽게 준비해온 점심을 먹었다. 4개의 조를 나누어서 식
사당번을 한다는데 매운 양념의 돼지불고기, 도라지나물, 취나물, 미역줄기
무침, 오이김치, 배추김치, 총각김치에 커피, 식혜까지 준비해 오셨다. 얼마
나 행복한 잔치인지 성도들 얼굴 가득한 웃음에 덩달아 행복했다. 거기에다
한국사람과 한국음식이 생각나서 온다는 헬레나에 유학 온 대학생 한 형제
도 같이 했다.
아~! 그래도 사례 $500 이라니… 한국식당도 없고, 한국가게도 없고, 친구
도 없고…
토요일부터 3박 4일 일정이니 월요일 하루 시간을 내서 1시간 30분 정도 거
리에 있는 몬타나의 주도인 헬레나에 갔다. 보이는 것은 온통 하늘과 끝없
는 밀밭과 지평선.
1800년대부터 골드러시를 이루었던 도시는 2만 7천명의 인구뿐이라고 했다.
한국학생들도 있다는 100년이 넘은 캐톨릭 재단의 Carrol College가 있고,
독일의 유명한 성당을 그대로 재현해서 지었다는 아름답고도 웅장한 성당과
상당히 큰 규모의 교회들이 곳곳에 있었다.
지평선까지 펼쳐진 초원에는 여기저기 수 십 마리 소떼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었다. 고속도로 주변에서 보이는 광경도 그렇지만 안쪽으로 들어서
면 더 큰 목장들이 가득하다고 한다.
이렇게 넓은 초원에서 자라는 소들이 그렇게 해로울까… 어쩌자고, 그래도
기독교 정신이 곳곳에 베어있는 미국에서 풀을 먹도록 지으신 초식동물에게
그런 짓을 했을까… 천벌이다… 밀밭은 너무 넓어서 땅을 쉬게도 하고 수
확량을 조절하기 위해서 끝없는 줄무늬처럼 싹이 돋은 초록색 밀밭과 누런
건초 밭이 360도로 눈을 돌려봐도 같은 광경이다. 아~ 우리나라의 식량은 어
떻게 하나… 그저 그런 생각들이 스쳐갔다.
한국의 열성 어머니들, 자녀들이 영어만 배우면 된다고 생각하는 무지가 두
렵다. 1시간 30분 달려오는 동안도 마을이 없었지만 그곳에서 5시간을 더 가
야하는 인디언 보호구역에 있는 학교에 와있는 한국학생도 있다고 목사님이
걱정이라고 했다. 심리적인 것 뿐 아니라 육체적이 폭력을 당한 아이를 만
난 일도 있다고 했다.
한국 사람을 만나고는 사정 얘기도 하기 전에 놀라고 반가워서 서럽게 울더
라고. 제발 고등학교라도 졸업을 하고 보내던지, 한인교회와 연결을 시켜서
비상연락이라도 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던지, 홈스테이 가정을 와서 돌아보
기라도 하던지…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옐로우스톤이라도 가봐야 하는데, 그저 집에만 있었다며 아쉬워하는 두 분
을 남겨두고 솔트레이크시티로 향했다. 다시 공항에서 4시간을 기다리고 LA
로.
다운타운에 있는 밀레니움빌트모어호텔, 눈이 휘둥그레지는 프레지덴셜 스위
트룸에 세 팀이 함께 여장을 풀었다. 아~! 우리의 자랑스런 LG TV. 역대 미
국대통령 몇 분이 묵어갔다는 그곳에 52인치 엘지 프로젝션 홈시어터가 있었
다. 사진을 찍었다. 감격과 동시에 염려를 떨칠 수가 없었다.
미국 전역에서 보게 되는 현대와 기아 자동차들, 엘지와 삼성의 냉장고와 텔
레비전, 삼성의 핸드폰… 쇠고기 수입문제로 우리나라의 수출의 문이 닫힐
까 적정이다. 수입쇠고기는 소리 없이 안 사먹으면 되는 거 아닌가? 엘지 텔
레비전에 감격해서 잠시 그런 생각을 하면서 회의장에 갔다.
미주총회는 3박 4일 일정이다. 개회예배 참석, 둘째 날은 미주총회장 및 증
경 총회장단과 친선사절단의 오찬, 세째 날은 동문들과 총회장님의 만남과
총회장님의 저녁 예배설교. 그리고 그 정도가 우리의 공식일정이다.
친선사절로 세 교단이 초청되는데 설교는 우리 교단이 6년째하고 있다. 올해
는 문상득 총회장이 장시간 비행기 탑승이 무리라는 의사의 권유가 있어서
참석하지 못하셨다.
금년도 미추총회에서 오랜 시간 발언을 통해 다룬 문제는 이혼한 경력이 있
는 자와 60세 이상으로 M. Div 과정을 마친 자의 안수 문제였고, ‘금년에
다시 고시부에서 다루어서 본회에 보고하기로 하다로 결정되었다.
이혼률이 40%에 다다른 현 시대상황에서 성경이 말씀하시는 대로 바로 해석
하고, 순종하고자 고민하는 김재열, 황상하 목사의 발언은 많은 공감이 되었
다.
동문모임에는 김문일, 김영렬, 허재영, 박노성, 김학유, 허충강, 이충근, 정
철웅, 황상하, 김광삼, 황문영, 정관호, 장영일, 심의남, 이광길, 김영국,
이인철, 나세염, 전화령, 이준석, 민경엽, 이성주, 오종석, 초미숙, 백창
호, 전상천, 김창곤 목사 등 28명의 동문과 사모님 5명이 참석했고, 문상득
총회장을 대리해서 이선웅 부총회장께서 동문들을 격려하고 오찬을 나눴다.
한 번 식사 값 정도의 작은 금액이지만 총회장께서 금일봉을 주시는 것이 관
례가 되어있어서, 올해는 인상된 총회장 판공비가 조금 남아있지만 5년 동안
은 판공비의 전부를 미주총회에서 동문들에게 사용하게 된다.
이런 행사는 2000년도 당시 김명혁 총회장이 미국 방문길에서 모두가 제자
인 동문들에게 사비로 격려하셨던 것에서 시작된 아름다운 전통이다.
총회의 소식을 듣고 동문들의 소식을 나누고 서로 격려하며 함께 기도하고
마치 어른들에게 세뱃돈을 받고 기뻐하는 아이처럼 금일봉은 전하는 이런 전
통은 타 교단이 부러워하는 아름다운 광경인 것 같다.
이선웅 부총회장은 마지막 날 저녁예배 설교를 잘 마치고 귀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