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작은 교회 활성화를 위하여
<허기정목사 _ 좋은소식교회, 작은교회활성화위원회 서기>
작은 교회 목회자들이 쉼과 소망 중에
새로운 도전의 힘을 공급받아야 한다
작은 교회가 한국 교회의 절대 다수인 상황에서 작은 교회의 존립 가능성은 중요한 문제이다. 작은 교회는 현실적으로 경제적인 압박, 인적 자원의 부족, 공간적 제약 등의 여러 어려움을 안고 있다.
그러나 작은 교회가 갖고 있는 장점 또한 많다. 작은 교회는 성도들이 많지 않기에 목회자가 성도들을 일일이 돌보는 것이 가능하다. 교인들의 형편을 속속들이 잘 알고 개인적인 관계 속에서 영적으로 잘 인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작은 교회는 한 몸으로서의 교회, 한 공동체로서의 교회를 깊이 경험하게 한다. 어린이로부터 청소년, 어른에 이르기까지 한 예배 공동체, 사랑 공동체를 이루어 따듯한 교회를 이룰 수 있다. 서로에 대해 잘 알고 같은 마음으로 기도해 주고 슬퍼해 주고 함께 감사한다. 이런 신앙 공동체에서 자란 어린이들은 나중에 성장해서도 교회를 그리워하고 좋은 추억을 갖고 교회를 찾게 된다. 세상에 이런 공동체는 찾아보기 어렵다.
작은 교회는 지역 사회에서 어려운 환경에 노출된 사람들을 돌볼 수 있다. 작은 교회에 연결되는 사람들 중에는 사회적 약자인 사람들이 많다. 목회자의 돌봄이 절실히 필요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정신적, 육체적, 물질적 고통이 심한 사람들일 수 있다. 그만큼 목회자가 많은 시간을 들여 한 영혼 한 영혼을 돌보는 헌신을 해야 한다. 그렇게 어려운 한 영혼을 진실하게 돌아보는 것은 주변의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교회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가져 오게 하고 복음에 마음을 열게 한다.
이러한 작은 교회에 대한 소망과 미래를 내다보며 그 활성화를 생각하는 모임이 ‘작은교회할성화위원회’다. 12년 전에 합신 총회 산하 미자립 교회 활성화를 위해 ‘미자립교회활성화위원회’가 시작되었다. 그러다 오늘의 ‘작은교회활성화위원회’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그 명칭에 잘 나타나 있듯이 우리 교단에도 작은 교회 또는 미자립 교회가 상당히 많은 편이고 이를 활성화하는 일이 실제적 이슈로 떠올랐다. 더욱이 1990년대 후반부터 한국 교회가 정체기를 맞은 상황에서 미자립 교회 또는 작은 교회가 건강하게 성장하는 일은 더욱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이러한 교회의 현실을 직시한 선배 목회자들이 2007년에 ‘미자립교회활성화 위원회’를 조직하여 오늘의 ‘작은교회활성화위원회’로 이어진 것이다.
‘작은교회활성화위원회’는 작은 교회 및 개척 교회와 목회자 가정을 건강하게 세우고 적절한 프로그램을 소개하며 교회의 진단과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탈진한 목회자들을 회복시키며 재교육 하는 일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전도 훈련과 양육 훈련, 설교 훈련과 사역의 점검 및 목회자 부부 상담과 독서 발표를 통해 목회자의 재충전과 도약에 초점을 두고 돕고 있다.
총회적 주요 사업으로는 11월 말 ‘신년 목회자 세미나’를 공개적으로 갖고 있으며 4월에는 목회에 관련된 도서 1권을 읽고 나누며 교회 사역의 목표나 어려움을 집중 토론하며 서로 점검하고 기도하며 격려하는 모임을 갖는다. 주로 8월에는 2박 3일의 여름 가족 수련회를 통해 영적 재충전과 아픔과 기쁨을 나누는 교제의 시간을 갖는다. 이 기간에 처음 참석한 동역자들도 먼저 개척하여 여러 어려움을 경험한 선배로서 같이 들어 주고 경험을 나누며 격려하는 분위기 속에서 깊은 유대감을 갖는다. 이를 통해 누구든 홀로 고립되지 않음을 느끼면서 서로 큰 유익을 누린다.
이런 과정 속에서 쉽게 말하기 어렵고 공감받기 어려운 작은 교회와 개척 교회의 어려운 목회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동질의 사람들과 공감하며 위로를 받고 때로는 자기보다 더 어려운 목회자들을 위로하게 되기까지 한다. 자신의 힘든 이야기들을 지속적으로 나눌 수 있고 자신의 실패나 약함에 공감해 주고 격려해 줄 수 있는 지지 그룹이 있다면 혹 넘어진다 해도 다시 일어나는 것을 많이 보았다.
작은 교회를 성장시키는 일이나 개척교회를 잘 세워가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고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다. 그렇지만 이 일은 또한 많은 에너지와 오랜 시간이 요구되기에 목회자들은 개인적, 가정적으로 탈진되거나 고립되고 주저앉기 쉽다.
본 작은교회활성화위원회는 이러한 목회자들에게 쉼과 소망 중에 새로운 도전을 위한 힘을 공급하고 기쁨과 고통을 함께 나누기를 원한다. 서로 짐을 나눠지고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 나가기 원한다. 이러한 모임을 사모하는 작은 교회 목회자들의 관심과 동참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