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동흥교회 카페에서 함께한 여전도회연합회원들
좌로부터 노회장 배승훈 목사, 정순남 집사, 최명옥 권사, 백정순 권사, 이경옥 권사,
송마리아 집사, 박용자 집사, 회장 이경자 권사
|포커스|
천국의 향기 가득한 경북노회 여전도회 연합회
커피향 그윽한 교회 카페 한 쪽에서 잔잔한 웃음이 새어 나온다. 중후한 멋과 미를 갖춘 여성도들이 함께 모여 담소를 나눈다. 바로 경북노회 여전도회 연합회 임원들이다. ‘경북노회 여전도회 연합회’의 이름은 ‘합신’이라는 이름보다 더 오래된 이름이다. 여전도회 연합회의 회의록을 통해 확인한 바 1980년 3월 30일에 창립 총회가 개최되었고, 당시에 총회장을 지낸 노진현 목사가 설교했는데, 그 첫 설교 제목이 ‘고난의 향’이었다. 1958-1959년 사이, 합동과 통합의 분열의 아픔 한 가운데 있던 노진현 목사가 ‘여전도회 연합회’ 설교를 맡았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를 지닌다. 더구나 그 설교의 제목이 ‘고난의 향’이었다는 것은 연합의 어려움은 있지만 그만큼 그 향이 진하다는 뜻이었던 듯하다.
이날 현 임원 다섯 명과 증경회장 두 명이 참석했는데, 이들 모두 짧게는 수년, 많게는 10여 년간 연합회를 섬긴 이들이었다. 또한 이 자리에 신임 경북노회장 배승훈 목사(포항 주안교회)도 격려차 참석했다.
경북노회 여전도회 연합회는 크게 두 가지 일을 통해 교회를 돕는다. 첫째는 매달 재정적으로 어려운 4~5 교회를 지속적으로 돕고, 연말에는 10여 개 교회를 선정하여 돕는다. 또한 노회 소속 선교사를 돕기도 한다. 둘째로는 노회 안에 위로가 필요한 교회를 찾아가 마음을 나누는 일들을 하고 있다.
먼저 회장 이경자 권사(대구영안교회)는 개척한지 얼마 되지 않은 교회를 방문했던 에피소드를 전했다. 마침 재정적인 어려움 때문에 기도하던 그 교회는 연합회의 방문을 통해 필요한 재정이 채워졌다 한다. 이로써 연합회의 사역이 교회 목회자를 위로 할 뿐 아니라 본인들이 위로를 받는 일임을 깨달았다고 한다. 부회장 최명옥 권사(대구한일교회)와 총무 정순남 집사(동신암교회)는 문경 지역 교회를 방문했던 이야기를 전했다. 문경 지역에는 몇 년 전에야 비로소 합신 교회가 세워졌는데, 대구를 중심으로 가장 먼 지역 중의 하나이다. 그래서인지 그곳 목사들이 유난히 반겨주었다고 했다.
여전도회 연합회 일은 단지 어려운 교회를 돕고, 위로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오랜 시간 섬겨 왔고, 전국여전도회장을 역임한 이경옥 권사(대구영안교회)는 교회를 더 깊이 알게 되었노라고 말한다. 많은 교회들, 심지어 한 건물 안에 자리한 여러 교회들을 볼 때에 전에는 제대로 이해를 못해 안 좋게만 보았는데, 연합회를 섬기면서 각각의 교회가 다 부르심이 다르고 감당하는 사명이 다름을 알고 이해하게 되었다 한다. 더욱이 흩어져 있는 지교회의 여성도들이 한자리에 모여 함께 예배를 드릴 때에는 이것이 바로 천국을 맛보는 것임을 깨닫는 감격이 있었다고 한다. 회계 박용자 집사(대구한일교회)와 재정부장 송마리아 집사(대구영안교회)는 새로 임원이 되어 앞선 임역원들의 사랑의 수고가 감동적이라고 말했다. 마음을 다해서 연합에 헌신하고 섬기는 임원들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은혜를 받는다고 했다.
물론 감동적인 일에는 그만큼의 수고와 어려움이 따른다. 이 아름다운 지체들이 겪는 어려움은 어떤 것일까? 역시 재정적 어려움이 여기에도 있다. 그 밖에도 점점 연합회에 참석하는 인원이 줄어든다는 점일 것이다. 한때 100여 명이 모였지만 최근 70여 명으로 줄어들었고 더 줄어들 것 같단다. 물론 직장을 다니는 여성도들이 많아져 당연한 현상이기도 하겠지만, 목회자들의 관심이 전과 다른 것도 이유가 된다. 처음 연합회가 시작될 때와 많이 모일 때에는 분명 목회자들의 적극적인 권유와 수고가 있었다고 한다. 직접 여성도들을 데리고 참석하고, 연합회 모임에 ‘꼭 참석해야 한다’고 광고해 주었기에 많이 모일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임원들은 “목사님들께서 조금만 더 수고해 주세요. 광고 하실 때도 꼭 참석하라고 해 주시고요.”라고 한목소리로 부탁한다.
경북노회 노회장 배승훈 목사(포항주안교회)는 수고하는 여전도회 연합회 임원들에게 여전도회 연합회가 노회의 가장 든든한 동역자들이며, 가슴으로 섬겨 주어 참 감사하다고 칭찬했다. 아울러 고린도전서 15:58 “그러므로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견실하며 흔들리지 말고 항상 주의 일에 더욱 힘쓰는 자들이 되라 이는 너희 수고가 주안에서 헛되지 않은 줄 앎이라”는 말씀을 통해 하나님 앞에서 섬기는 것이 우리의 상급이라고 격려했다. 이어 두 명의 선배 권사들, 추영진 권사(대구동흥교회), 김순덕 권사(대구영안교회)에게 감사를 전했다. 그들의 아낌없는 수고로 지금의 경북노회 여전도회 연합회가 있다고 했다.
경북노회 여전도회 연합회는 격월로 모여 함께 예배하고 회의와 식탁 교제를 나눈다. 커피 향이 가득한 카페에 또 다른 그윽한 향기가 있었다. 어쩌면 고난의 향기이기도 할, 천국의 향기 곧 그리스도의 향기였다.
_ 이상용 기자 | 경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