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필리핀 선교사 억울한 구금
불법총기 소지혐의…기성총회, 석방 노력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소속 백영모 선교사(필리핀)가 불법무기 소지 혐의 등으로 필리핀 경찰 당국에 체포, 구금돼 충격을 주고 있다.
올해로 18년째 필리핀에서 사역 중인 백 선교사는 지난 5월 30일 오후 2시 30분 경 마닐라 인근 페이스아카데미(Faith Academy) 내에서 잠복 중이던 사복 경찰관에게 긴급 체포됐다. 체포 사유는 불법총기와 폭발물 소지 및 취급 관련 혐의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명의 기회조차 없이 강제 연행된 백 선교사는 혐의 자체를 부인하고 있음에도 현재 마닐라의 동쪽 끝 안티폴로시티 경찰서 유치장에 20일 넘게 구속 수감되어 있는 상태다.
백 선교사는 관련 혐의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로 경찰 당국의 갑작스러운 수색과 선교사의 체포과정에서 석연치 않는 사실이 잇따라 드러나 사건 자체가 의혹투성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된 곳은 불법 무기가 발견된 한우리선교법인이 아니라 담장을 사이에 두고 있는 필리핀국제대학교(Philippine International College)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 경찰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대학이 아닌 선교법인 건물을 수색했고 무장 경비의 숙소에서 권총과 수류탄 등이 발견되었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이뿐 만이 아니다. 백 선교사 부인 배순영 선교사는 “현재 거주지에서 9년째 살고 있지만 출두명령을 고지 받은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한다. 실제로 법원 서류에는 백 선교사 등 3명의 거주지 주소가 이들과 전혀 연관 없는 필리핀국제대학으로 되어 있는 것으로 밝혀져 의혹이 일고 있다.
필리핀 백영모 선교사 구금 소식을 접한 기성총회와 해외선교위원회는 여러 채널을 통해 백 선교사의 석방을 위한 대책마련에 나섰다. 교단 내 필리핀 선교단체인 파워미션과 한우리교회 인사들도 필리핀 현지를 방문해 백 선교사를 면회하고, 석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백 선교사의 부인 배순영 선교사도 6월 17일 청와대 게시판에 “억울하고 힘든 저희들의 사정을 알아봐주시고 풀려날 수 있도록 행정적인 조치를 해주시도록 간절히 청원 드린다”는 내용의 국민청원을 올렸다. 게시판에는 백 선교사를 응원하는 글과 석방을 위한 서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