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예닮교회 20년 목회를 돌아보며_최현갑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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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예닮교회 20년 목회를 돌아보며

< 최현갑 목사_예닮교회 >

 

기다림의 목회, 성경적 설교로 신앙적 봄을 향해 나아가는 교회

  봄이 오려나 보다. 지난겨울은 유난히 추운 한파로 몸도 마음도 웅크렸던 시간들이었다. 며칠 전부터 거실에 따뜻한 햇볕이 들어오고 커피나무도 하얀 꽃이 고개를 들며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다. 신기하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하여 사진을 찍어 간직해 보았다.

  올 봄은 내게 의미 있는 시간으로 다가온다. 원주에 예닮교회를 개척하고 20년이란 시간이 흘러 교회 설립 20주년 감사예배를 드리며 임직식까지 은혜롭게 마쳤기 때문이다. 지난 10주년 때 권사 네 분을 세우고, 17주년 때는 안수집사 두 분을 세웠다. 그리고 올 해 20주년에는 안수집사 한 분과 권사 일곱 분이 세웠다. 매우 감사한 것은, 지금까지 임직한 분들이 한 분도 낙오되지 않고 모두가 주의 교회를 위해 헌신하는 일꾼들로 성장하며 세워져 왔다는 사실이다.

  모두들 예닮교회를 세워 가는 동역자들로 10년 이상 변함없이 필자와 함께 해 주었기에 너무나 소중하고 고마운 분들이다. 예닮교회 그 이름처럼 예수님의 성품을 닮아서 그런지 모두가 변함없이 함께 교회의 밀알이 되어 주었기에 생각할수록 감사하고 감격이 밀려온다.

 

  “온갖 좋은 은사와 온전한 선물이 다 위로부터 빛들의 아버지께로부터 내 려오나니 그는 변함도 없으시고 회전하는 그림자도 없으시니라”(약 1:17)

 

  오늘 새벽은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1998년 2월 첫째 주일부터 길 건너 지하 창고를 수리하고 어설프게나마 전기도 들어오지 않았던 곳에서 예배를 시작하였다. 그리고 얼마 후 5월7일에 처음 교회를 등록한 지금의 이권사님 부부와 함께 설립예배를 드렸고 20년 동안 이곳 원주에서 복음의 씨를 뿌리며 목회를 해 왔다. 새벽기도를 하면서 낯설었던 시간들을 지나 어느 순간에 제2의 고향이 되어 버린 원주에서 그간의 목회 세월을 한 번 돌아보았다.

  첫째는 기다림의 목회였다. 주님이 일하실 때까지 기다릴 줄 아는 목회자로 훈련시키시는 하나님을 알게 하셨다. 그리고 그 기다림의 열매는 우리 예닮교회 성도들이 신앙으로 변함없이 성장해 가고 오뚝이처럼 때로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는 신앙이었다. 눈에 보이는 큰 능력이나 큰 소리를 내는 기적을 좇기보다는 조금씩 성경말씀을 통해 평범함의 능력을 가지고 그 힘을 발휘하는 신앙의 성숙함을 드러내면서 성화되어 오게 하셨다. 그러다 보니 주님께서 때마다 일꾼들도 세우시고 오늘 또 한 번 임직식을 갖게 되는 이 놀라움의 열매를 보게 하셨다.

  둘째로, 다른 건 몰라도 하나님 앞에서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에 대하여 양심적인 설교를 했고 그 말씀을 지키려는 목회를 해 왔다. 감사한 것은, 성경이 하나님 말씀의 권위를 드러내고 선포되는 설교를 통해 교인들이 함께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을 알아가며 하나로 모아지는 열매를 보게 하셨다.

  물론 처음에는 설교가 너무 원칙적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었고 성경이야기만 해서 좀 딱딱하다는 분들도 계셨지만 이제는 그런 분은 거의 없다. 어느 날부터인지 교인들의 생각 속에 우리 목사님은 성경을 기복적이지 않은 순수한 하나님 말씀으로 선포하고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이제는 예배가 끝나고 나면 은혜 받았다는 말을 종종 하기도 한다.

  이는 자랑이 아니라 설교에 대하여 누가 뭐래도 분명한 목표를 갖고 신앙 양심에 따라 외쳐왔다는 점을 말하고 싶어서이다. 그것은 성경을 기복적이거나 인본주의적인 시각으로 보지 않고 성경의 저자 되시는 하나님의 의도를 파악하는 일과 그 하나님이 무엇을 말씀하시고 요구하시는지에 대하여 전해야 한다는 분명한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감히 하나님 말씀인 성경에 대하여 양심적으로 설교를 했다고 말한 것이다.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소아시아의 일곱 교회 가운데 서머나교회와 빌라델비아교회는 주님의 칭찬만 기록되어 있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잘 알고 있다. 특히 빌라델비아교회가 주님께 칭찬받은 이유를 한 마디로 정리한다면 주님의 말씀을 지킨 교회였다. 빌라델비아교회를 통해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하나님 말씀으로서의 권위로 지켜 내는 것은 오늘 날 교회의 숙제가 아닌가 싶다.

 

  “볼찌어다 내가 네 앞에 열린 문을 두었으되 능히 닫을 사람이 없으리라. 내가 네 행위를 아나니 네가 적은 능력을 가지고도 내 말을 지키며 내 이름을 배반치 아니 하였다”(계 3:8)

 

  우리 교회가 20년을 걸어왔는데 앞으로도 계속될 10년, 20년, 우리 교회의 역사 속에서 성경은 하나님 말씀으로서의 권위가 드러나야 하고 지켜 내야 한다. 또한 이것은 정상적인 교회의 모습이기도 한 것이다. 분명한 것은 성경을 중심으로 그 동안 세워진 임직 받은 일꾼들과 교인들 모두 함께 서로 격려하며 걸어가서 평안하여 든든히 서가는 예닮교회로 세워질 것을 믿는다.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일하심을 더 많이 보게 될 것도 확신한다.

  따뜻한 봄을 맞이하는 마음처럼 우리 교인들과 함께 더욱더 깊이 사랑하며 행복한 교회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싶다. 목회 사역을 마칠 때 까지 후회하지 않을 만큼 사명감으로 주님의 일에 힘을 내고 충성하며 달려가서 내 심장이 멈추는 날, 기쁨으로 주님 품에 안겼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