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르트신경 400주년 기념 논단| 개혁교회에 있어서 도르트 신경의 의미와 유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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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르트신경 400주년 기념 논단 <1>

개혁교회에 있어서 도르트 신경의 의미와 유익

< 김병훈 교수_합신|조직신학>

 

도르트 신경은 개혁신앙의 모든 주제들을 진술하지는 않지만 그 중요한 원리의 기초를 선명히 보여 주며 항론파의 오류를 비판하고 성경의 올바른 교훈을 정리 제시한다

도르트 신경의 진술방식이 설교적 특징을 보이는 것은 그 자체가 복음을 바르게 선포하며 교회를 거짓된 가르침에서 보호하기 위한 목회적 결과물임을 잘 보여 준다

 

  2018년 올해는 도르트 총회가 열린지 400년째가 되는 해이다. 전 세계 개혁교회들은 도르트 신경에 관련하여 지속적으로 가져온 관심들을 새롭게 하며 올해를 맞는다. 이에 지면을 통하여 도르트 신경은 개혁교회에서 어떠한 신앙적 의미와 유익을 갖는지에 대해서 몇 가지 간략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도르트 총회는 아르미니우스를 따르는 자들로 인하여 야기되는 신학적 오류들을 바르게 잡아 네덜란드 교회를 포함하여 보편 개혁교회의 신앙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열렸다. 소위 ‘항론파’는 아르미니우스가 1609년에 세상을 떠난 후, 이들은 1610년에 그가 주장한 사실들을 다섯 가지 조항으로 정리하여 ‘항론서’를 작성하였다. 항론파의 주장은 이와 같다. 첫째, 하나님께서는 ‘믿을 자들’ 그리고 ‘마지막에 이르기까지 믿음의 순종 안에서 견딜 자들’을 구원하기로, 이와 반대로 ‘믿지 않을 자들’을 정죄하기로 작정하셨다. 이 주장은 믿을 자에 대한 예지에 근거한 선택 또는 정죄를 말한다. 둘째,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모든 사람들’뿐만 아니라 ‘각각의 사람들’을 속죄할 의도로 죽으셨다. 이것은 그리스도의 대리속죄의 대상이 대리속죄를 믿을 것인지를 선택할 모든 사람들에게 주어진다는 보편적 개념을 말한다. 셋째, 인간은 성령으로 거듭나는 은혜가 없으면 자신의 자유의지의 능력으로 자신을 구원할 수 없는 부패한 존재이다. 이 점에서는 정통개혁파 신앙과 차이가 없다. 넷째, 이러한 은혜가 불가항력적이지 않다. 여기서 항론파는 하나님께서 선택한 죄인을 은혜로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주권적 결정을 부정한다. 다섯째, 비록 참 신앙으로 그리스도와 연합이 되고 생명을 주시는 성령에 참여하는 자가 된다고 하여도, 그가 나태하여 이 모든 것들을 잃어버리게 될 수도 있는지는 성경을 통해서 더 살펴볼 본 뒤에 결정되어야 할 일이다. 곧 성도의 견인교리를 통해 개혁파 정통교리가 믿어온 것에 대해 의심을 제기한다.

  항론파의 주장이 성경에 어긋나며 개혁파 정통신학에 어긋난다는 것을 인식한 ‘반-항론파’는 이를 바로 잡기 위하여 총회를 소집하여 다루고자 하였다. 하지만 9년째가 되도록 열리지 못했던 총회는 항론파를 지지하였던 올덴바르네펠트 총리가 실각하고, 반-항론파를 지지한 마우리츠 공이 정치적 세력을 잡은 후에야 비로소 1618년에 개최가 되었다. 도르트 신경은 항론파가 주장한 다섯 가지 조항들에 대한 것들을 바로 잡기 위해 작성이 된 것인 만큼, 이와 관련한 다섯 항목에 관한 교리들의 올바른 진술들을 제시한다. 첫째 항목은 하나님의 예정에 관한 판단문으로서 선택과 유기에 관한 교리를 다루며, 둘째 항목은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이를 통한 인간의 구속에 관해 진술하며, 셋째와 넷째 항목은 하나로 연결하여 인간의 부패, 하나님께로 회심, 그리고 회심이 일어나는 방식에 대한 이해를 언급한다. 이 두 항목들을 분리하지 않은 까닭은 항론파가 인간의 부패와 관련하여 언급한 셋째 항목의 진술은 그 자체로는 문제가 없으며, 은혜의 작용 방식에 관한 넷째 항목을 연결할 때, 셋째 항목에 함의된 오류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마지막 다섯째 항목은 성도의 견인에 관한 교리를 교훈한다.

  따라서 도르트 신경은 개혁파 교회들이 믿는 신앙의 모든 핵심 요소들을 다 망라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특징은 벨직 신앙고백서나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와 비교하여 보면 바로 알 수가 있다. 이 두 신앙고백서들은 성경론, 신론, 인간론, 기독론, 구원론, 교회론, 그리고 종말론에 속하는 신학적 중요 주제들 각각에 대해 진술을 전개한다. 그러므로 개혁교회가 믿는 신학의 전반을 체계적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돕는다. 이와 달리 도르트 총회는 항론파의 다섯 항목과 관련한 교리를 바르게 진술하는 수준에서 도르트 신경을 작성하였으며, 개혁신앙의 주제들을 전반적으로 진술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르트 신경에는 개혁신학의 중요한 원리의 확고한 기초를 선명하게 보여 주고 있다. 그 까닭은 도르트 신경이 하나님의 작정에 관한 신론적 이해, 인간의 전적부패와 자유의지의 상관관계에 관한 인간론적 이해, 그리스도의 속죄와 하나님의 선택의 작정과의 관계에 관한 기독론과 신론의 이해, 하나님의 선택의 불변성과 주권, 그리고 그것의 결과로서 성도의 견인 교리와 같은 신론과 구원론의 이해 등을 망라하며 항론파의 오류를 비판하고 성경의 올바른 교훈을 정리하여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폭넓은 신학의 범위에 걸쳐서 오류를 범하고 있는 항론파의 주장은 4세기에 아우구스티누스에 의해 비판을 받은 펠라기우스가 범한 것과, 또 16세기에 루터와 논쟁을 하였던 에라스무스에게서 나타난 것과 궤를 같이 한다. 그것은 인간의 자유선택이라는 의지가 원죄로 인한 영향력에서 자유롭게 행사될 수 있으며, 그런 의미에서 인간은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반응과 같은 영적 문제에 있어서 선택의 책임을 가질 수가 있다는 이해이다. 이에 반하여, 개혁교회는 항론파를 비판하면서, 아담의 타락 이후로 모든 인간은 원죄로 인하여 부패한 마음으로 출생하기 때문에, 결코 자유로운 상태에서 스스로 원하여 그리스도의 복음을 믿음으로 받아들일 수가 없으며, 죄를 피하고 선행을 행할 수가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였다.

  이러한 상황 안에서 교회를 성경의 바른 교훈 위에 세우고 견고하게 하기 위한 도르트 총회가 결과물로 내놓은 도르트 신경은 개혁교회에 있어서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특징들과 유익들을 가지고 있다. 첫째로 신경의 권위와 관련하여, 도르트 신경은 그야말로 개혁파 보편신앙 규범으로 특별한 지위를 갖는다. 개혁교회의 어떤 신앙문서도 국제적인 규모의 공회의를 통해서 결정된 것은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도르트 총회는 네덜란드 의회에 의하여 소집된 총회이지만 여기에 초청된 외국 총대들은 화란 총대들과 동일한 완전한 의결권을 행사하였다.

 

  둘째로 문서의 진술 성격과 관련하여, 도르트 신경은 사변적이거나 추상적이거나 스콜라적인 방법에 따라 진술한 문서가 아니다. 이를 테면 하나님의 선택과 유기라는 예정의 교리를 진술하는 첫 번째 주제에서 도르트 신경은 신학적 견해들을 소개하고 이에 대한 토론을 전개하지 않는다. 그와는 달리 성경의 가르침을 따라 교회가 믿어야 할 올바른 교리를 먼저 진술한다. 그리고 진술의 방식을 따라 인간의 부패에 대한 하나님의 공의로운 진노하심을 먼저 언급하면서 하나님의 주권적 은혜의 원리를 풀어간다. 이러한 전개 방식은 다른 네 가지 주제들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셋째, 도르트 신경은 진술의 근거로 철학이나 사변적 논리를 제시하지 않으며, 대체로 각 절마다 바른 신학의 이해를 제시하고 그것의 근거가 되는 성경의 요절을 제시한다. 특별히 다섯 가지 항목들을 각각 진술한 뒤에는 이와 관련한 오류들을 성경을 통해서 논박하는 구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도르트 신경은 교회로 하여금 바른 신학의 이해를 성경을 통해 세우고, 이어서 오류들에 대한 비판을 다시 성경을 통해 확실히 하도록 돕는다.

 

  넷째, 도르트 신경의 이러한 진술방식은 도르트 신경 자체에 하나의 설교적 특징을 부여한다. 이것은 도르트 신경이 보편적 대상 모두가 죄 아래 있음을 먼저 알리고, 이어서 복음을 선포하며, 그들에게 복음의 필요성을 설득하며 제시하는 구조에 따라서 진술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섯째, 도르트 신경의 이러한 진술 방식은 그 자체가 교회를 거짓된 가르침에서 보호하기 위한 목회적 결과물임을 잘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도르트 신경은 선택과 유기에 관한 교리가 교회에서 가르쳐져야 할 것이라는 목회적 교훈을 제안한다. 이것은 하나님의 비밀한 작정에 대한 신학적 호기심을 자극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로만 죄인이 살 길을 얻을 수 있음을 교훈하기 위한 목회적 목적 때문이다.

 

  여섯째, 앞서 언급한 신경의 지위나 진술의 성격, 그리고 목회적 특성들 이외에, 도르트 신경은 개혁신학의 핵심 사상들의 토대 위에 서 있다. 이를 테면 도르트 신경은 언약 신학의 토대 위에 서 있으며, 관련된 교리들이 기초하고 있는 성경의 전거들과 해석을 제공한다. 그러한 맥락에서 행위언약과 은혜언약의 관계, 유아 세례의 개념과 그 적용, 그리고 보이는 교회와 보이지 않는 교회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교훈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도르트 신경은 개혁신학의 주요 사상을 전달하며, 또한 역으로 개혁신학 사상을 잘 이해하지 못하면 도르트 신경을 또한 바르게 해석하지 못할 것임을 보여 준다.

 

  일곱째, 도르트 신경은 종교개혁의 이신칭의 교리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주석적 근거, 그리고 칭의, 성화, 선행의 의미, 그리고 성도의 견인과 경건의 필요성에 관한 교리들의 상관관계들에 대한 균형 잡힌 교리상의 이해를 제시한다. 이러한 이해를 토대로 종교개혁 신학의 원리와 개혁신학의 핵심을 바르게 보는 데에 커다란 유익을 준다.

 

  여덟째, 이러한 유익을 통해 도르트 신경은 현대 신학자들이 제시하는 성경 해석과 그에 근거한 신학을 비판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신학적 안목을 제공한다. 이를 테면 소위 개방신론(Open Theism), 페더럴 비전(Federal Vision), 또는 ‘바울의 새 관점들’(New Perspectives on Paul), 그리고 오직 믿음으로 주어지는 칭의와 다르게, 소위 ‘최종적 구원’은 행함을 요구한다는 식의 (잘 알려진 복음주의 진영의 어느 신학자이며 목회자가 종교개혁 500주년인 2017년 가을에 개진한) 주장의 오류를 신학 체계의 관점에서 비판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해 주며, 더하여 이를 지지하는 성경 해석의 관점도 열어 준다.

 

  마지막으로 아홉째, 도르트 신경은 하나님의 선택과 유기의 교리를 공고히 하고, 또 그리스도의 속죄의 효력이 선택을 받은 자들에게만 주어지는 것임을 확고히 하면서도, 복음을 모든 이들에게 알릴 것을 교훈함으로써, 복음 전도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선교적 관점을 제시한다.

 

  도르트 총회 400주년을 맞이하는 2018년인 올해에 우리는 이러한 특징과 유익을 지닌 도르트 신경을 교회에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려야 할 것이다. 그리고 개혁교회의 공교회적인 소중한 신앙유산을 잘 배워 익혀서, 개혁신학에 근거하여 그리스도의 교회를 섬기는 오늘의 현장에서 목회적 유익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

 

김병훈 교수 _ 고려대 영문과(B.A.) 합신(M.Div.) Calvin Theological Seminary (Ph.D.)

저서 『소그룹 양육을 위한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I, II』(합신출판부), 『행위로 구원?』(합신출판부) 등과 역서 『칼빈과 개혁 전통-리처드 멀러』(지평서원) 등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