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의 뜨락
하나님이 하실 때까지 기다림 밖에는 없다
< 김재열 목사_뉴욕센트럴교회, 본보 객원논설위원 >
기다림의 삶을 통해 성경이
기다림의 교과서라는 것을 깨달음
19년을 기다렸던 비전랜드 새 예배당 입당 감사 예배를 마쳤다. 참 오래 기다렸다. 26,000평 (21에이커)의 넓은 땅에 건물은 겨우 1,600평(6만 스퀘어피트)로 아담한 완공이었다. 까다롭기 그지없는 타운의 허가규제로 인해서 작아졌지만 합력해서 선을 이루게 되었다.
원래 말목장으로 사용하던 대지에 8차선 넓이의 언덕을 쌓고 3천 그루 이상의 소나무 전나무 향나무 단풍나무와 관상수와 화초들을 심어 그림같은 파크를 만들었다. 언덕 아래로 1.4km의 올레길과 어린이 놀이터와 야외 체육시설들, 농구, 테니스 코트, 간이 축구장, 야외 공연장과 3백대 이상의 주차장으로 마무리를 했다. 온통 초록으로 뒤덮인 드넓은 대지에 온 종일 품어내는 스프링쿨러는 보는 이들의 마음을 싱그럽게 해주는 영화의 한 장면과도 같이 아름답다.
종종 질문을 받는다. 어떻게 이런 거대한 건축을 했나요? “하나님이 하셨습니다.”가 전부이다. 굳이 부연 설명을 해야 한다면 그냥 ‘기다림’이라는 말밖에는 해줄 말이 없다. 그냥 기다렸다. 불평과 불만이 일어나도 기다렸고 모함으로 건축위원장이 뇌출혈로 세상을 떠나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도 기다렸고 요상한 사이트의 편파적이고 누명적인 기사들로 도배를 해도 기다렸다. 부정적인 헛소문이 퍼져나가도 기다렸고 국세청의 감사를 받아도 기다렸고, 뉴욕 검찰에 고발을 당해 4년을 조사 받았어도 기다렸더니 14년 만에 건축허가가 나왔다.
심지어 울며 하루 빨리 건축허가 달라고 기도하던 6명의 시무장로들이 허가가 나오자마자 할 수 없다고 물러나도 기다리고 기다렸다. 교인들이 반으로 줄어도 기다렸고 재정이 채워지지 않아도 기다렸다. 건축 위원장이 5번 바뀌기까지 기다렸다. 엄두가 나지 않아도 기다렸고, 앞이 망망해도 기다렸고 적절한 건축 회사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고 기다렸다. 참으로 길고 긴 기다림 끝에 하나님께서는 60년 동안 미국에서 교회당만 1,800개를 건축한 로 매스너 회장을 만나게 하셨다. 참으로 오랜 기다림 끝의 하나님께서는 너무 믿음직한 회사를 선물로 붙여 주셨다.
오래 기다리면서 성경이 몽땅 기다림의 교과서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전능하신 하나님께서는 천지창조를 위해서 한 주간을 기다리셨다. 하나님은 하루를 천년같이, 천년을 하루같이 쓰실 수 있음에도 6일을 기다리셨다. 그렇다면 천지창조를 하시는데도 하나님께서는 6천년을 기다린 셈이다. 노아는 방주를 위해 120년을 기다렸고 아브라함도 약속을 얻기까지 25년을 기다렸다. 이삭도 리브가를 얻으려고 40세까지 기다렸고 야곱도 라헬을 얻기까지 14년을 기다렸다. 모세가 부르심을 받기까지 80년을 기다렸고 출애굽 백성들이 가나안에 들어가기까지 40년을 기다려야 했다. 예수님도 구원을 이루기까지 인간의 몸을 입고 33년을 이 땅에서 기다리셨다.
진정한 기다림이란 막연히 시간만 보내는 것은 아니다. 지난 기다림 속에 약속의 땅에서 드린 기도가 15,000번쯤 되었다. 기다림은 인내이고 인내는 믿음이고 믿음은 소망을 가져온다. 우리는 지금도 다시 오실 재림의 주를 소망 가운데 기다리고 있지 않는가? 믿음은 낙심 중에도 소망을 바라보는 것이다. 소망은 끝까지 이룰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포기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갈6:9).”
* 김재열 목사(합신 4회)는 30여 년 간 캐나다 토론토를 거쳐 미국 뉴욕에서 이민 목회 중이다. 최근 동역자들과 2만 6천 평의 비전 랜드를 준비, 전인적 섬김의 프로젝트 ‘요람에서 무덤까지’를 시작했고 현재 씨드선교회 USA 이사장으로 130여 선교사 가정을 섬기며 뉴욕실버선교회를 설립했다. 저서로는 「예수, 내 삶의 내비게이션, 생명의말씀사, 2014」이 있다. – 편집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