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의 기본_임형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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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의 기본

< 임형택 목사_숭신교회 >

목사가 기본을 갖추는 것이 주님을 잘 섬기는 일이다

   주일예배에 참여하는 교우들을 보면 10분 전에 오는 분은 거의 매주 10분 전에 오고, 3분 전에 오는 분은 거의 매번 3분 전에 옵니다지각하는 분도 마찬가지입니다. 1분 지각하는 분은 거의 매주 1분 지각하고, 5분 지각하는 분은 거의 매번 5분 지각합니다. 15분 늦는 분은 거의 매주 15분 늦습니다.

   필자는 매주 토요일 새벽에는 그분들을 위해 기도합니다지각하지 않게 하시고일찍 와서 기도하게 하시고감사와 기쁨으로 예배를 드리게 해 주시라고그러나 나의 사랑하는 주님께서는 그 기도를 다 들어주지 않으셨습니다. 16년 동안 필자가 여전히 기도하는 분들이 계시거든요그러나 나는 그분들에게 실망하거나 비난하지 않습니다그분들도 제가 목양해야 할 성도이고교회에 나오지 않는 분들에 비교하면 그지없이 예쁘고 사랑스러운 분들이기 때문입니다그렇다고 마냥 안타깝지 않은 것만은 아닙니다그분들이 변화되기를 소망하는 마음이 절실합니다.

   정기노회에 가면 결석하는 목사지각하는 목사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습니다개회예배가 시작됐는데 빈자리가 많다는 것을 노회 때마다 느낍니다어떤 분은 기도할 때 들어오고어떤 분은 설교 시간에 들어옵니다어떤 분은 예배가 끝나면 들어옵니다미안한 마음은 있는지부끄러운 마음은 있는지 의구심이 들기도 합니다.

   이보다 필자를 더 긴장하고 초조하게 만든 경우들이 있습니다헌신예배 설교나 임직예배 순서를 부탁했는데 지각하는 분들입니다물론 사정이 있습니다서울의 교통이 번잡하고초행길인지라 잘 못 찾기도 하고지하철을 반대 방향으로 타서 늦는 분도 있습니다그런 날에는 예배에 들어갈 때 얼굴이 뜨끈뜨끈 합니다고개를 들 수가 없습니다그런 목사에게는 안타까운 정도가 아니라 실망도 하고비난도 하고 싶습니다다시는 강사로 초청하고 싶지 않은 마음도 생깁니다.

   사람은 기본(基本)이란 것이 있어야 합니다기본은 우리 말 사전에서 어떤 것을 이루기 위해 가장 먼저또는 꼭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소양과 관련하여 말하자면 기본은 누구나 공통적으로 갖춰야 할 교양이고예의입니다목사의 기본도 마찬가지입니다목사라면 누구나 공통적으로 갖춰야 할 교양과 예의가 있습니다자신만 아니라 다른 목사의 명예를 위해서도 갖춰야 할 교양과 예의그 중 한 가지는 예배와 관련한 기본입니다예배에 늦지 않는 것천재지변이나 인명 사고를 당한 경우가 아니라면 반드시 예배 전에 도착하는 것이 그것입니다.

   서울만 아니라 웬만한 도시에서 교통 체증은 일상입니다초행길이라 해도 전날 지도 검색을 해서 길을 익힐 수 있습니다자주 이용하지 않는 지하철이라도 모바일 검색을 통해 사전에 방향을 익힐 수 있습니다도시라고 해서 이런 이유로 예배에 늦는 것은 변명이 될 수 없는 이유입니다그럼에도 초청받은 교회의 예배에 늦는 것은 목사의 기본을 가볍게 여기는 태도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합니다목사는 예배에 늦어도 되는 것처럼성도들은 찬송을 부르며 예배하려고 하는데 보무도 당당하게 걸어 들어가도 되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기본이 없는 것이 아닐까요?

   초청받은 예배에서의 설교에도 기본이 있어야 합니다초청받은 예배의 성격과 맞는 설교를 준비해야 하고본문과 하나님의 말씀에 충실해야 합니다성경내용을 신중하게 다루지 않고예화가 많은 것은 문제입니다설교의 기본을 갖추는 것은 초청한 교회와 그들의 예배에 대해 마땅히 갖춰야 할 예의입니다.

그럼에도 목사의 기본을 갖추지 못한다면 그것은 자신의 명예만 아니라 다른 목사의 명예까지 실추시킵니다말씀의 권위를 상실할 수 있고예배자의 마음을 닫게 하고그날의 예배를 망쳐 버릴 수도 있습니다그런 날에는 담임목사가 성토를 당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청소년기를 보낼 때는 거의 모든 가정에서 보리밥잡곡밥을 먹었습니다지금은 건강식이라 많은 가정에서 선호하지만그 시절에는 쌀밥을 먹는 것은 소박한 소원 중 하나였습니다그런 점을 착안해서 외부 강사가 오면 담임목사가 소개할 때 보리밥만 먹다가 쌀밥을 먹는 날이라고 했습니다외부 강사에 대한 기대감을 피력한 것입니다.

   지금도 담임목사의 설교만 듣던 교우들은 어쩌다 외부 강사가 오면 평소와 다른 기대감을 갖습니다설교자를 위해 기도하고은혜받기를 사모합니다그 기대감이 어그러지지 않도록 목사의 기본을 갖추는 것은 우리 주와 예배를 잘 섬기는 것이 아닐까요목사가 예배 전에 도착하고함께 찬송하고함께 예배를 시작하는 것은 하나님의 보시기에도 아름답고성도들이 보기에도 은혜롭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