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개혁은 계속되어야 한다
엄밀한 의미에서 교회의 개혁은 하나님의 택하신 백성들이 올바른 말씀의 가르침으로 되돌아오는 것이다. 그것을 실천하는 것이 곧 개혁에 참여하는 것이다. 이점을 마음에 새기고 교회는 계속해서 개혁을 실천해야 할 것이다.
먼저 교회의 개혁은 아래와 같이 세 가지 관점에 중심을 두어야 한다.
첫째, 하나님의 말씀이다.
교회의 올바름을 가늠하는 유일한 잣대는 하나님의 말씀이다. 인간의 경험이나 판단으로써 교회개혁의 여부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즉 교회개혁의 중심은 어떠한 경우에도 나 혹은 우리가 아닌 하나님 곧 하나님의 말씀이 되어야 한다.
교회가 일반적 관점에서 보아 정의로우냐, 정의롭지 못하냐 하는 것도 역시 교회의 올바름의 기준이 되지 못한다. 하나님의 말씀을 알지 못하면 교회의 올바름에 대해서도 알 수 없다.
교회개혁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것은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참된 지식의 소유라 할 수 있다. 오직 말씀을 통해서만 교회가 교회다운지 그렇지 않은지 분별할 수 있으며 그것을 기준으로 개혁의 출발이 비로소 가능한 것이다.
둘째, 하나님의 사역 곧 성령의 일하심이다.
어떤 개혁운동도 인간이 주도할 수 없으며 인간의 공로가 되지 않는다. 하나님의 참된 백성은 하나님의 일하심에 겸손하게 참여할 따름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깨닫는 참된 성도는 주의 말씀에 순종함으로써 자연스럽게 개혁운동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원칙적으로 어떤 사람의 결단에 달려 있지 않다. 한 개인이나 집단의 결단이 교회개혁을 주도하게 되면 또다시 개혁해야 할 다른 양상을 양산해 낼 따름이며, 외적으로 보아 상당히 성공적이라 판단될지라도 진정한 생명력은 없을 수밖에 없다.
신앙이 있는 성도들은 자기 시대를 살아가면서 주님의 말씀이 가르치는 바와 그 말씀의 의미를 기독교회 가운데 끊임없이 말하며 살아가야 한다.
셋째, 개혁은 인간의 정의감과는 무관하다.
교회 개혁은 인간의 정의감에서 출발하지 않는다. 인간의 정의감이란 시대와 지역에 따라 항상 가변적이며 상대적이다. 그리고 경험적이다. 즉 정의를 외치는 인간, 특히 기독교 가운데서 정의를 외치는 자들은 모두가 자신을 정의의 편에 둘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서로 자기가 정의롭다는 생각을 함으로써 끝없는 불필요한 투쟁만 지속될 우려가 있다.
교회개혁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교회 내에 일반적 의미에서의 정의를 실현할 목적으로 그 일을 시도하지 않는다. 참된 교회개혁에 참여는 ‘말씀회복 운동’에 따른 성령으로 인한 자연 발생적 사역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교회 개혁의 대상은 비성경적인 지도자들이 아니다. 즉 잘못된 교권주의자들을 몰아내는 것이 개혁의 목적이 아닌 것이다. 그렇게 한다면 그것은 정치적 논리에 입각한 것이다. 다시 말해 참다운 교회개혁운동은 제도나 조직의 개혁을 그 일차적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만일 교회개혁의 대상이 조직이나 제도라면 우리는 더 이상 개혁(reformation)이라 말하지 말고 혁명(revolution)이라 불러야 옳을 것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개혁’과 ‘혁명’을 혼동하고 있으며 교회개혁을 외치면서 혁명적인 것을 추구하고 있다. 그러나 진정한 교회개혁은 결코 혁명적 방법을 통해서는 이루어질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의 개혁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은 조직의 개선 뿐 아니라 어떤 획일적 운동(movement)에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교회개혁은 기존의 제도를 개선한다든지 정책을 발전적으로 도모하자는 것이 아니다.
물론 이것은 어떤 회개운동과도 다르다. 많은 사람들이 교회개혁은 자신의 잘못된 행위에 대한 회개를 통해 이루어진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진정한 회개는 외적인 자기 행동의 잘못을 뉘우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의 요구에 벗어나 있는 자신을 뉘우치는 것이다.
참된 회개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이들 가운데는, 집단을 이루어 ‘우리가 미리 회개하며 자복하자’고 이야기하며 모두가 자신들을 따르도록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진정한 교회개혁은 그렇게 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교회개혁이 관심을 가지는 것은 주의 백성들에 대한 관심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조직화된 잘못된 시대교회 가운데서 주의 백성을 이끌어 내려는 노력이 곧 교회개혁운동이다.
새해를 맞이하는 이 시점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통한 개혁이 이루어짐으로써 주님의 몸 된 교회가 회복되기를 바라며, 주님이 오실 그날까지 참된 교회의 개혁을 추구하기로 다짐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