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신해설 38> 아담과 하와의 타락 <제6장 1항>_김병훈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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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과 하와의 타락 <제6장 1항>

 

< 김병훈 목사, 화평교회, 합신 조직신학 교수 >

 

6장 1항: “우리의 시조들은 사탄의 간계와 시험에 유혹을 받아 금지된 열매를 먹음으로 죄를 범하였습니다. 이들이 범한 그 죄는 하나님께서 그것으로 자신의 영광이 나타나도록 하실 목적을 가지시고 그의 지혜롭고 거룩한 계획에 따라 기쁘게 허용하신 것입니다.”

 

“피조물은 자신을 만드신 창조주의 의도와 목적에 따라 살아야 하는 존재들”

 

본 항의 교훈은 우리의 시조들이 범죄한 사실과 그것과 관련한 하나님의 작정에 대한 것으로 크게 네 가지 내용들이 관찰이 됩니다.

우선 첫 번째와 관련한 것으로 (1) 우리의 시조인 아담과 하와에게는 먹도록 허용이 되지 않은 금지된 열매가 있었다는 것이며, (2) 사탄이 이들을 유혹하여 먹도록 하였다는 것이고, (3) 그 결과 이들이 하나님께 죄를 범했다는 것이며. 그리고 두 번째 사실과 관련한 것으로 (4) 아담과 하와의 타락이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기 위한 하나님의 계획에 따라 허용이 된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러한 내용을 담고 있는 본 항은 두 문장으로 된 간단한 진술문이지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행하신 구원의 큰 일들을 시작케 한 이유들과 그 일들의 성질 그리고 장래의 결국을 설명하는 매우 심오한 성경 계시의 출발점입니다.

그러면 금지된 열매가 있었다는 사실이 주는 교훈부터 차례로 네 가지 내용들을 살펴보기로 합니다.

 

1.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금하신 이유

하나님께서 아담과 하와에게 에덴에 있는 각종 나무의 열매는 다 먹도록 허락을 하시면서도 어찌하여 유독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실과는 먹지 말도록 명령을 하셨을까요?(창 2:17) 이 질문의 답은 우리의 시조들이 임의대로 사는 자들이 아니라 하나님의 교훈에 따라 살아야 하는 피조물이라는 사실에서 확인이 됩니다.

사람들은 종종 자신이 피조물이라는 사실이 의미하는 바를 잊은 듯이 살아갑니다. 마치 자신이 바라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스스로 행할 권리가 있으며 그것을 금할 어떤 권위도 없는 듯이 살아갑니다. 이러한 생각을 가진 사람은 금지된 열매에 대해 강한 반발을 합니다. 바로 여기서 피조물인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며 어떠한 권위에 따라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이해의 긴장이 발생합니다. 금지된 열매는 사람이 추구하는 자유로운 삶을 억압하는 것으로 여기며 반발을 하는 것입니다.

흥미롭게도 이러한 반발은 오히려 금지된 열매를 주신 까닭이 바로 사람을 향한 하나님의 권위와 관련한 것임을 뚜렷이 드러냅니다. 피조물은 자신을 만드신 창조주의 의도와 목적에 따라 살아야 하는 존재입니다. 사람은 자신의 삶의 목적을 자신의 욕망의 성취에서가 아니라 오직 사람들에게 주신 하나님의 교훈과 일치하는 맥락에서 찾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동산에 있는 각종 나무의 실과를 먹도록 자유와 권한을 주시면서도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실과를 금하신 것은 사람으로 하여금 하나님의 권위 아래 살아야 함을 보이시기 위함입니다.

 

2. 사탄의 유혹에 빠진 하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금지한 하나님의 명령을 거부하는 행위가 어떤 의미를 갖는 지는 본 항의 두 번째 내용인 사탄의 유혹의 과정을 통해서 잘 드러납니다.

사탄은 들짐승 가운데 가장 간교한 뱀을 사용하여 하와에게 접근하였습니다. 하와와 대화를 열어가면서 사탄은 하와를 간교한 시험으로 금지된 열매를 따먹도록 유혹을 합니다.

사탄 곧 마귀는 용 또는 뱀(계 20:2)이라 불리며, “온 천하를 꾀는 자”이며(계 12:9), 또한 거짓의 아비이며 처음부터 살인한 자입니다(요 8:44). 이 마귀의 존재가 어떻게 비롯되었으며, 누구인가에 대해서는 성경은 분명하게 말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피조물인 이 마귀는 하나님을 대적하고 불순종하여 진리를 거슬리고 인간으로 하여금 죄를 범죄케 하여 저와 더불어 영원한 불못의 죽음으로 치달아 가는 파멸의 길로 이끄는 자라는 사실입니다(계 20:10).

마귀가 하와에게 다가와 시험한 유혹의 속삭임은 이러하였습니다. 먼저 간교한 의심을 불어 넣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이 참으로 동산 모든 나무의 실과를 먹지 말라 하시더냐?”(창 3:1). 이 질문은 순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마치 이렇게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럴 리가 없다. 만일 그랬다면 그것은 어떤 다른 의도가 있어서 그런 것이며, 그 의도는 결코 선한 것일 수가 없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정말로 그렇게 말씀하셨나?”

하와는 이러한 마귀의 수작에 넘어가 과연 묘한 불만을 드러내게 됩니다. “… 너희는 먹지도 말고 만지지도 말라 너희가 죽을까 하노라 하셨느니라”(창 3:3). 하나님께서는 “먹지도 말라”고 하셨을 뿐인데, 여기에 하와가 “만지지도 말라”는 말을 덧붙인 것은 하나님의 명령을 다소 과장되게 표현함으로써 하와 자신이 이미 최소한 “하나님이 왜 그러셨을까?”의 의문의 심리에 노출이 되었음을 보여줍니다. 이제 바로 불만과 저항의 심리로 이어져 갈 수 있는 징검돌이 놓인 셈입니다.

마귀는 하와에게 금지된 명령과 관련하여 의문의 심리를 불어 넣은 후에, 이제 하나님의 진실성과 선하심을 의심케 함으로 하나님을 거역하도록 유혹을 하였습니다. “너희가 결코 죽지 아니하리라”(창 3:4).

마귀는 하나님께서 거짓을 말하셨다고 말합니다. 하와는 마귀의 말이 진실한 것인지 아니면 먹으면 죽으리라는 하나님의 말씀이 진실한 것인지를 선택하여야 하였습니다. 이미 의문의 심리에 노출이 된 하와는 마귀의 말을 진실한 것으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은 왜 거짓으로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금하셨을까? 마귀는 하나님이 선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결론으로 은근히 이끌어 갑니다. “너희가 그것을 먹는 날에는 너희 눈이 밝아 하나님과 같이 되어 선악을 알줄을 하나님이 아심이니라”(창 3:5).

 

3. 하나님께 범죄한 인류

결국 하와는 아담과 더불어 죄를 범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본 항이 교훈하는 세 번째 내용입니다.

하와는 하나님께서 금지의 열매를 명하신 까닭이 결국 자신이 하나님처럼 선악을 알게 될 것을 막고자 하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마귀의 말을 믿고, 그렇다면 하나님은 선하신 분이 아니며, 또 그것을 먹으면 죽을 것이라고 거짓된 위협을 더하신 것이므로, 더 이상 금지 명령 때문에 억압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거짓에 기초한 잘못된 결론을 내리게 된 것입니다. 이것이 악한 마귀의 속임수였으며 간교한 시험이었던 것입니다.

하나님의 명령에 대한 불순종은 정녕 죽음에 이르는 심판을 받게 되므로 하나님의 말씀은 진실하며, 또한 선악을 스스로 분별할 권리를 주장하는 인본주의는 피조물의 본분을 넘어서 방종의 삶을 살아 결국 멸망케 되는 불순종을 낳게 되는 근본적 이유가 되므로 이를 금하신 하나님은 실로 선하신 분이십니다. 그러나 마귀의 간교한 시험은 하와로 하여금 이 모든 것을 부인하게 하였으며 결국 하나님께 죄를 범하게 하였습니다.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먹지 말도록 금지하지 않았다면 시험도 없었을 것이며, 또한 인간이 죄를 범하여 심판을 받는 일도 없었을 것이라고 불평을 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이것은 마치 하나님이 계시지 않았다면 시험을 받는 일도, 심판을 받는 일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금지의 열매를 둔 것 자체에 대하여 반발하는 것은 바로 하나님의 권위에 대한 반발이며, 바로 하나님에 대한 반발입니다. 이러한 반발은 하나님을 부인하고 하나님 존재 자체를 싫어하고 미워하는 죄의 증상의 반영일 뿐입니다. 금지의 열매를 따먹는 마음과 의지 그리고 행위는 결국 스스로 선과 악을 분별하여 행할 것과 금할 것을 스스로 결정하겠다는 철저한 인본주의적 의지이며 피조물의 본분을 망각할 죄악입니다.

 

4. 은혜의 경륜 가운데 나타나는 하나님의 영광

끝으로 본 항은 이러한 우리의 시조의 범죄가 하나님의 작정 안에 있는 일이며 그것은 하나님의 지혜롭고 거룩한 계획에 따라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기 위하여 기쁘게 허용하신 것이라고 고백을 합니다. 어떻게 순전하게 창조된 부패한 본성이 없는 아담과 하와가 불순종의 죄를 범하게 되었는가에 대해 주어지는 답은 그것이 하나님의 지혜에 따른 것이며 또한 거룩한 계획에 의한 것이라는 것입니다.

우선 하나님의 거룩한 계획에 의한 것이라는 말은 아담과 하와의 범죄가 하나님께서 강요하여 행하여진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뜻합니다. 하나님께서 이들에게 불순종을 강요하였다면 불순종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죄에 대한 책임이 하나님께 돌아갈 것입니다.

그러나 아담과 하와는 마귀의 유혹을 따라 스스로 원하여 불순종을 선택한 것이기에 모든 불순종에 대한 죄의 책임은 자신들에게 돌아갑니다. 아담과 하와의 범죄와 관련하여 창조주이시며 주권자이신 하나님의 거룩성을 훼손할 일은 없습니다.

또한 이 일은 하나님의 지혜에 따른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담과 하와가 순전한 상태를 계속해서 유지하지 못하고 죄 아래에 놓이게 될 줄을 아십니다. 비록 하나님께서 그들을 창조하셨던 본래의 상태는 순전하다 할지라도, 이들의 상태는 유한한 존재의 가변적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순전한 원시 상태로 영원히 변치 않는 그러한 것일 수가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성령의 은혜를 충만히 부으심으로 이들의 가변성으로 인한 죄의 발생을 막으실 수도 있으셨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그의 지혜의 계획 가운데 이들의 불순종의 사건을 허용하셨습니다.

그리하여 하나님을 반역하는 죄의 성질을 드러내시고 죄의 책임에 따른 심판을 선언하시고 사람이 스스로 존재하는 자가 아니며 오직 하나님의 주권적 능력과 자비로 사는 것임을 드러내셨습니다. 또한 인간의 불순종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것으로 인하여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하나님의 은혜의 경륜 가운데 그리스도로 인한 구원의 역사가 마침내 이루어질 때, 이 모든 일들은 합력하여 악인에게는 심판으로 나타나고, 의인에게는 긍휼의 구원으로 나타남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높이게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 날에 하나님께서는 그가 사랑하여 선택한 의인들에게 성령의 충만함을 부으셔서 아무도 다시는 죄의 상태로 변화되어 다시 불순종의 죄를 범하지 않는 영광의 상태 가운데 거하게 하십니다(롬 8:30, 계 22:1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