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서와 함께 하는 주기도문 묵상 (3)]“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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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서와 함께 하는 주기도문 묵상 (3)]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1)

 

이남규 교수_합신 조직신학, 본보 부주필

[122문] 첫째 간구는 무엇입니까?

답: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입니다. 곧, 이것은 “먼저 우리가 주님을 바르게 알게 하여 주옵소서. 또한 주님의 모든 일에서 주님의 전능과 지혜와 선하심과 의로우심과 자비하심과 진리가 밝게 빛나오니, 주님의 모든 일 가운데서 주님을 거룩하게 여기고 높이며 찬송하게 하옵소서. 그다음으로는 우리로 우리의 모든 삶과 생각과 말과 일들을 그렇게 지향하게 해 주셔서 주님의 이름이 우리 때문에 모욕당하지 않고 오히려 영광을 받고 찬송 받게 하옵소서”란 뜻입니다.

 

(1) 우리의 존재 목적: 하나님의 영광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라고 기도를 시작할 때, 우리의 시선은 하나님 아버지께로 향합니다. 그리고 가 장 먼저 “하나님, 당신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 옵소서”라고 고백합니다. 이 첫째 간구는 모든 기도의 출발점이자 궁극적인 목적입니다. 우리 인생의 제일 되 는 목적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그분을 영원토록 즐 거워하는 것”이듯, 우리의 기도 또한 하나님의 영광을 지향해야 합니다. 삶이 하나님의 영광을 목표로 한다 면, 기도 역시 마땅히 그 영광을 향해야 합니다.

그래서 주님은 기도를 가르치실 때 먼저 하나님에 관 한 세 가지 간구를 두시고, 그다음에 우리 자신에 관한 세 가지 간구를 두셨습니다. 이는 사랑의 계명에서 하나 님 사랑이 먼저이고 이웃 사랑이 그다음인 것과 같습니 다. 그러나 하나님 사랑이 이웃 사랑과 분리되지 않듯, 우리의 필요를 위한 간구들 역시 결국 하나님의 영광을 목적합니다. 우리의 모든 기도는 마침내 하나님의 이름 이 거룩히 여김을 받는 데로 나아가야 합니다.

(2) 우리를 통해 드러나야 할 하나님의 이름의 거룩함

하나님은 본질적으로 완전히 거룩하신 분이기에 우리 의 기도로 더 거룩해지시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행위 가 하나님의 거룩에 영향을 미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은 이미 의로운 자를 받아들이시고 불의한 자를 심판하심 으로써 자신의 거룩을 분명히 드러내십니다. 그렇다면 왜 주님은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게 해 달 라”고 기도하라고 가르치셨을까요? 그 이유는 하나님의 이름이 우리의 삶을 통해 너무도 자주 훼손되고 있기 때 문입니다.

하나님의 이름은 단순한 호칭이 아니라, 하나님 자신 에 대한 계시입니다. 하나님은 스스로 있는 자로, 기묘 자로, 질투하시는 하나님으로 자신을 나타내셨습니다. 우리는 바로 그 하나님의 어떠하심, 곧 거룩한 성품을 세상 가운데 드러내야 할 존재들입니다. 햇빛이 거울에 반사되듯, 하나님의 이름의 거룩함은 우리의 삶을 통해 비쳐 나와야 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주님이 가르치신 기도를 수없이 되뇌면서도, 우리의 삶 속에서 하나님의 이름이 영화롭게 되기보다 오히려 모 욕당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됩니다. 이것이 우리 의 비참함입니다.

(3) 우리의 첫 번째 우선순위, 하나님

이 첫째 간구는 기도의 본질과 우선순위를 분명히 보 여줍니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하나님보다 우리의 결핍 과 문제에 먼저 마음을 빼앗깁니다. 하나님의 이름보다 우리의 형편을, 하나님의 나라와 뜻보다 우리의 계획과 소원을 앞세웁니다. 이렇게 하나님의 통치를 거부하며, 하나님의 뜻에서 멀어져 있으면서도 그것을 깨닫지 못 한 채 기도할 때가 많습니다. 그 결과 하나님의 이름이 우리로 인해 모욕당할 위험이 있습니다. 주님은 이러한 우리의 죄성과 연약함을 아시기에 기도의 첫 자리에 하 나님의 이름의 거룩함을 두도록 가르치셨습니다. 기도 의 방향을 바로잡아 주신 것입니다.

사실 우리의 마음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하나 님의 거룩함이 아니라는 사실은 우리를 슬프게 합니다. 우리 자신과 가족의 필요를 모두 아뢴 뒤에야 비로소 하 나님을 ‘덧붙이는’ 우리의 기도는 주님이 가르치신 기도 와 거리가 멉니다.

그러나 주기도문은 우리를 정죄하기보다 바로잡아 주 는 은혜의 선물입니다. 이 기도는 하나님을 위한 기도가 아니라, 하나님을 온전히 목적하지 못하는 우리를 위한 기도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우선순위의 맨 앞에는 언 제나 하나님이 계셔야 합니다. 당신의 기도와 당신의 삶 에서 가장 앞자리에 놓여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주님께 서 가르치신 첫째 간구는 우리의 비참함을 드러내는 동 시에, 우리를 다시 하나님 중심의 자리, 복음에 합당한 자리로 인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