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팔 교회로부터 배운다
고난 속에서 빛나는 믿음의 공동체 – 복음과 환대로 유학생 품기
조갈렙 선교사 •HIS, GBT
1. 세대 교체 폭풍 속에 선 네팔 사회
지난 9월, 네팔에서는 젊은 세대인 ‘Gen-Z’ 가 주도한 대규모 시위가 발생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정부가 페이스북, 유튜브, 인스타 그램 등 주요 소셜미디어 26개를 일괄 차단하 자, 청년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자발적 시위를 조직하였다.
시위는 전국으로 확산되었고, 국회의사당과 대법원, 정부 청사, 경찰서 등 주요 기관은 물론, 언론사·국제학교·대형 마트·항공사 등 권력 층과 유착된 것으로 알려진 시설까지도 공격 대상이 되었다.
일부 지역에서는 교도소가 습격당해 수만 명의 재소자들이 탈출하는 등, 불과 하루 만에 국가 기능이 마비되는 사태로 번졌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당시 수상은 즉시 사임하고 해외로 도피했다. 이후 Gen-Z 세력은 ‘디스 코드(Discord)’라는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해단 3일 만에 새로운 임시 수상을 선출하였다.
이는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방식의 정치적 변화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 시위를 주도한 일부 세력은 기독교에 비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 한 지도자는 “다음 목표는 기독교 학교”라고 언급했으나, 다행히 시위는 다음 날 중단되어 실제 공격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향후 새 정부가 기독교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할지는 불투명하지만, 우호적일 가능 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이번 사건은 네팔 사회가 급격한 세대 교체와 함께 종교적 긴장 속으로 들어가고 있음을 보여 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2. 네팔 사회와 경제의 현실, 그리고 새로운 선교 환경
네팔은 인도와 중국 사이에 위치한 내륙 국으로, 북쪽에는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8,848m)를 비롯한 히말라야 산맥이 자리하고 있다. 국토의 70% 이상이 산악지대이며, 험준한 지형은 개발의 제약이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관광과 수력자원의 보고이기도 하다. 경제적으로는 농업이 여전히 중심이며, 관광 산업과 해외 노동자의 송금이 외화 수입의 핵심을 이룬다. 네팔 전체 인구의 155만 명의 네팔 근로자가 한국에 체류 중이며, 제조업·건설 업·농축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학생 수도 증가하여, 한국 내 네팔 디아스포라 사역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네팔에는 120개가 넘는 언어와 다양한 민족이 공존한다. 북부의 셰르파, 타망, 남부의 타루, 동부의 라이·림부 등은 고유한 전통과 문화를 간직하고 있다. 또한 ‘고르카(Gurkha)’ 용병은 용맹과 충성의 상징으로, 영국과 인도군에서 활약하며 네팔인의 자부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급속한 도시화와 교육 격차, 해외 노동 의존, 청년 실업, 가정 해체 등은 사회적 과제로 남아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가운데서도 시민 의식은 성장하고 있으며, 인권·환경·교육 분야에서 NGO와 교회의 역할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3. 말씀으로 일어서는 민족 – 성경 번역과 교회 성장의 현장
120여 개 언어가 사용되는 네팔에서 성경 번역은 필수 사역이다. 현재 네팔 전역에서 현지 단체 주도로 부족어 성경 번역이 활발히 진행 중이며, 현지인 번역자뿐 아니라 성경번역 컨설 턴트들도 세워지고 있다. 대부분의 부족 언어에서 최소한 신약 번역이 시작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는 네팔 교회 역사상 전례 없는 진전이다.
헌법상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지만, 2018 년 제정된 개종금지법으로 인해 전도는 여전히 제약을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Gordon Conwell 신학교의 조사에 따르면, 네팔은 매년 약 10%의 교회 성장률을 보이며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교회가 성장하는 나라로 꼽힌다. 정부 통계상 기독교 인구는 2% 미만이지만, 실제로는 3~5%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병 고침, 귀신 축출, 꿈과 환상을 통한 회심등 신앙적 간증이 전국적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오히려 핍박이 신앙의 순수성을 지켜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약 1만 5천 개 이상의 교회가 존재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대부분이 초대 교회적 열정과 공동체성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소수 가정이 모이면 새로운 예배 처소를 세우고 자립할 때까지 돌보는 ‘분할적 교회 개척’은 네팔 교회의 표준이 되었다. 이러한 부흥의 비결은 무엇보다 하나님의 주권적인 역사이 며, 동시에 지역 분산형 교회 개척을 지향한 전략적 순종에서도 찾을 수 있다.
4. 추수 때에 서 있는 네팔 교회와 한국 교회의 과제
네팔은 정치적으로 세대 교체의 길목에, 영적 으로는 추수기의 한가운데에 서 있다. 정권 교체마다 교회를 둘러싼 환경은 달라졌지만, 하나님의 나라는 정치 변동과 상관없이 확장되어 왔다.
특히 네팔 교회는 한국 교회를 모델로 삼고 있다. 새벽기도, 선교사 파송, 헌신과 열정, 그리고 초기 한국교회가 사회에 미친 영향력 등은 네팔 교회의 벤치마킹 대상이다.
최근에는 해외로 나가는 근로자들을 ‘해외사 역자’로 훈련하는 단체도 세워지고 있어, “from everywhere to everywhere(모든 곳에서 모든 곳으로)”의 선교 시대가 도래했음을 실감케 한다.
이제 선교는 일방향이 아니다. 한국 교회가 여전히 가르치는 역할을 감당해야 하지만, 동시에 선교지 교회로부터 배워야 할 때이기도 하다. 고난 속에서도 순수한 신앙을 잃지 않고,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흩어지는 교회의 본질을 지켜가는 네팔 교회의 모습은 오늘 우리에게 깊은 도전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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