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은퇴목회자의 노후소득보장 연구(1)_강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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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목회자의 노후소득보장 연구(1)

강순기_중서울노회 성가교,회 합신총회 행정실장

본 연구의 목적은 은퇴목회자의 노후 준비에 관한 현실적 진단과 향후 대책을 모색해 보는 것이다. 별다른 노후 준비도 없이 은퇴한 목회자들이나, 목회자(남편)의 사망으로 ‘홀 사모’라고 불리며 빈곤에 내몰려 힘들게 살아가는 이들이 많이 있다. 2020년 기준 대한민국 노인 빈곤율은 40%가 넘는 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근로 연령대 빈곤율은 통계가 제공된 37개국 중 14위지만, 노인 빈곤율만은 우리나 라가 부동의 1위이다. 한국기독교 전파 140주년을 맞은 올해 현실을 진단해 보고 그 개선 방안을 살펴보는 것은 매우 의미가 있다.
‘노후 준비’란 노후에 직면할 수 있는 문제를 예측하고 노후에 필요한 자원을 마련하여 행복하고 성공적인 노후생활을 위한 과정과 계획이다. 노후의 삶의 질은 중장년기에 은퇴 이후의 삶을 얼마나 잘 준비했느냐에 의해 달라질 수 있다. 삶의 만족도가 높다는 것은 성공적인 노화를 경험하는 것이고, 복지수준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나이 들고 노인이 되어가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노후를 잘 준비 하여 삶의 질, 즉 삶의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 이는 개인 차원만이 아니라 사회적, 국가적으로도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일이다.
출산율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베이비붐 세대(1955년생 ~1974년생)는 교회가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는 시기이기도 했다. 이 시기에 목회자들도 지속적으로 늘어났는데, 점차 평균 수명이 길어지고 저출산·고령화 시대가 되면서 교단마다 정년제를 도입하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아무런 준비없이 은퇴에 내몰리는 많은 목회자들은 그야말로 빈곤한 노인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게 된다. 우리 교단 헌법의 원로목사 제도를 통해 목회자들의 노후를 보장하고 있지만 그 대상자는 극히 일부에 한정되며그 외에는 특별한 소득보장이 전무한 상태이다.

우리 교단 현황

우리 교단은 2008년부터 2024년 현재까지 총회에 보고된 통계를 보면 대략 9만 명 정도의 교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목회자 수(담임목사)는 현재 2,050명 정도이 다. 부목사, 강도사, 전도사를 포함한 전체 교직자 수는 대략 3,040명 정도다. 9만 명 정도의 교인이 3,040명의 생계를 담당하는 셈이 된다. 대략 세례교인 30명이 목회자 1명의 생활비를 감당하고 있다 할 것이다. 이 계산은 단순 산술적 표현으로 추후 보정이 필요하다.
세례교인이 목회자에게 사례(생활비)를 지급하는 것이 일 반적이지만, 성도 수가 너무 적어서 교회 재정이 교회 시설 유지보수에만 투입되어, 목회자의 사례를 지급할 수 없는 경우도 상당하다. 이러한 경우 목사는 원칙적으로 겸직이 불가 하지만 불가피하게 생계를 위해 다른 부업을 해야 한다. 너무도 수입이 적어서 노후를 위해 최소한의 안전장치라 할 수있는 국민연금의 최소 가입 금액도 납입이 어려운 경우가 상당하다.
근래에 교단 내에서 노회를 중심으로 목회자들의 은퇴 준비 실태를 분석하고 돕는 방안을 모색하는 움직임들이 있다. 2024년 5월 기독교개혁신보사 주관으로 영남지역 노회 은급부 담당자들이 모여 ‘목회자의 은퇴 준비 포럼’을 열었고, 그 후속 조치로 각 지역 소속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은퇴 준비 상황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하였다. 이번 조사 에는 경남노회 41명(41/49, 83.67% 참석), 경북노회 46명 (46/100, 46% 참석), 부산노회 40명(40/135, 29.62% 참석) 총 127명의 목회자가 참여하였으며, 이들의 국민연금 가입 여부, 국민연금 외 추가적인 은퇴 준비, 그리고 은퇴 후 거주할 거처의 준비 상황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목회자들의 국민연금 가입률은 약 79.5%로, 2023년 12월 기준 한국 전체 국민연금 가입률인 73.9%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목회자들이 과거에 비해 국민연금에 적극 적으로 참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여전히 목회자들 20%가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이며, 이는 은퇴 후생활의 불안정성을 야기할 수 있다.

2008~2022년, 14년간 합신총회 총 은퇴/원로목회자 수


* 위 표를 보면 2019년부터 급속도로 은퇴 및 원로목회자의 수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목회자 국민연금 가입 현황

이번 조사에 참여한 목회자들 약 79.5%가 국민연금에 가입한 상태라는 것은 목회자들이 은퇴 후 기본적인 생활 대비책으로 국민연금제도를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민 연금은 안정적인 은퇴 생활을 위한 필수적인 기초 제도이며, 이를 통해 일정 수준의 경제적 안전망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국민연금 가입만으로 은퇴 후 생활이 충분히 보장 되지는 않는다. 일반 국민은 61세부터 평균 월 62만 원의 노령연금을 수령하지만, 목회자는 연금 수령액이 얼마 되지 않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많은 목회자가 국민연금을 개인적 으로 100% 부담하고 있었으며, 월 납입액도 10만 원 이하인 경우가 다수였다. 이는 국민연금 수령액이 충분하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게다가 70세 은퇴 후에 다른 직장을 갖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더 이상의 수입원을 자력으로 만들어 갈 수 없다.

목회자 국민연금 가입 현황


위 표는 국민연금 가입률은 약 79.5%로 나타내지만 실질 적으로 현재 불납인 경우를 고려하면, 74.8%에 불과해 한국 전체 국민연금 가입률을 따라가고 있다. 국민연금은 은퇴 후 최소한의 생활을 보장할 수 있는 중요한 기초적인 재정 기반이므로 아직 가입하지 않은 20%의 목회자들에게는 적극적인 가입이 권장된다. 특히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길고 납입 금액이 높을수록 은퇴 후 수령액도 증가하므로, 적정한 금액으로 지속적인 납부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목회자 국민연금 가입 기간

이번 조사에서 목회자들의 국민연금 가입 기간을 살펴보면 40대 이하 목회자들 중 상당수가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5년 미만이거나, 아예 가입하지 않은 경우가 있었다. 특히 30대 목회자들 중 다수가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5년 미만이 다. 이와 달리, 50대 이상의 목회자들은 상대적으로 긴 국민 연금 가입 기간을 가지고 있으며, 60대 이상 목회자들의 경우 20년 이상 가입한 비율이 높았다. 하지만 국민연금 납부 금액이 대부분 월 10만 원 이하로 나타났는데 이는 은퇴 후수령 할 연금액이 매우 적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젊은 나이에 국민연금 가입을 시작하지 않으면, 노후에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에 처할 위험이 크다.
젊은 목회자들은 은퇴 후 장기적인 생활을 대비해 반드시 국민연금에 조기에 가입하고, 장기간 납부하는 것이 필수적 이다. 국민연금은 가입 기간이 길수록, 납부 금액이 많을수록 은퇴 후 더 많은 연금을 받을 수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경제적 안정을 보장한다. 따라서 국민연금에 아직 가입하 지 않은 30대 및 40대 목회자들은 빠른 시일 내에 국민연금에 가입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미 가입한 목회자들은 납부 금액을 충분히 높여 경제적 자립을 준비해야 한다. 국민연금은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노후를 안정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필수적인 제도이다.

금융기관 등 추가적인 은퇴 준비

국민연금 외 추가적인 은퇴 준비 여부를 묻는 질문에서, 응답자 52%가 추가적인 은퇴 준비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목회자들이 대부분 국민연금에만 의존 하고 있으며, 추가적인 노후 대비를 충분히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하지만 국민연금만으로는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현재 국민연금을 월 10만 원씩 납부한 결과 예상 수령액이 월 35만 원 정도에 그치는 경우, 이는 노후에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월 200만 원의 생활비의 17.5%에 불과하다.
따라서 국민연금 외 추가적인 대비가 필수적이다. 은퇴 준비를 추가로 하고 있는 목회자 48% 중 대다수가 금융기관 연금이나 IRP(개인형 퇴직연금)를 통해 대비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월 납입액이 20만 원 이하인 경우가 많아, 충분한 노후 대비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목회자 국민연금 가입 기간 및 추가 은퇴 준비 현황


* (중복)은 금융기관에 추가 준비 금액을 예치하면서 은퇴후 거주할 거처가 있는 경우를 의미함.
** 미가입은 국민연금에는 미가입 중이나 다른 추가 준비 상황이 있는 경우로 미가입자 중 50%는 다른 준비를 하고 있음.
은퇴 후 월 200만 원 이상의 생활비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에 맞춘 재정 계획이 필요하다. 현재 국민연금만 으로는 충분한 노후 생활비를 마련하기 어려우므로, 개인연 금이나 IRP와 같은 추가적인 금융 상품에 적극적으로 가입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교회나 관련 기관에서도 목회자들의 노후 대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