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축 위의 기도
세파에 밤낮 들썩이는 철없는 지붕
바람 빠진 폐타이어로 꽁꽁 묶고
흔들림 없이 새벽 예배당을 오르던
노모의 석축 길이 거반 잦아들고 있었다
바람이란 바람은 다 다독이고
빗물이란 빗물은 다 씻어내며
찢어진 문풍지를 빠져나온 기도가
사백(死魄)의 하늘에 더욱 빛났으리라
더는 바람도 빗물도 없고
시험하는 밤도 없는 곳에 계신,
내 어머니의 숨결을 닮은 한 기도가
오늘도 쇠한 석축 위를 오르고 있었다
이정우 목사 (은혜의숲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