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상담실4]하나님께서 부여하신 소명의 자리 ‘자녀 양육’_최윤정 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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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께서 부여하신 소명의 자리 ‘자녀 양육’

 

최윤정 사모/경기중노회 그언약교회

 

‘자녀 양육’하면 사람들은 대부분 ‘어떻게 자녀를 양육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부모 됨’의 특별함입니다. 부모 됨은 마냥 부담스럽고 무거운 것만이 아니라 명예롭고 복된 것입니다. ‘부모’는 부모의 원형이신 성부 하나님으로부터 출발합니다. 그래서 부모의 자리는 하나님께서 부여하신 고귀한 소명의 자리입니다.

 

루터에 따르면, 가정은 하나님께서 남자와 여자에게 신성하고 명예롭고 순결한 삶을 살며 아이들을 낳고 이 세상에 하나님의 나라를 채우도록 제정하신 제도입니다. 하나님의 뜻 가운데 잘 세워진 바른 가정은 곧 작은 하나님 나라입니다. 그리고 주의 백성들은 이 세상을 그런 작은 하나님 나라들로 채워가는 사명을 부여받았습니다. 성경은 부모를 하나님의 대리 통치자로 세우셔서 자녀에게 하나님을 가르칠 것을 명합니다. 부모는 자녀에게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가, 어떻게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며 살아야 하는가, 기도는 어떻게 하는가 등 일상에서 하나님의 질서를 따라 사는 법을 가르쳐야 합니다.

 

그런데 이것을 실천하기 어렵다 보니 많은 부모가 그저 자녀를 교회학교에 보내는 것을 최선의 신앙 교육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자녀를 위해 기도는 하지만 자녀 양육에 관한 성경 말씀을 깊이 있게 공부하는 부모는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자녀에게 어떤 문제가 있다 싶으면 심리상담센터를 찾거나 주변 사례 등을 따라 맹종하려고 합니다. 심리상담이 무조건 잘못되었다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필요하면 상담도 받고, 외부 도움도 받아야 합니다. 요점은 문제 해결에 있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 있다는 것입니다. 외부 도움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마치 자녀를 매일 배달 음식이나 인스턴트 식품으로 키우는 것과 같습니다. 정상적인 가정이라면 부모만큼 자녀의 건강을 성심으로 돌봐 줄 존재는 없습니다. 자녀가 양육 방식에 잘 따라주지 않을 때 ‘금쪽 처방’을 찾기보다 내게 자녀를 맡기시고 언제든 도움을 주시는 하나님 앞에 기도하며 지혜를 구해야 합니다. 가령 내 아이의 부정적인 행동으로 주변에서 좋지 않은 평가를 받게 되면 부모도 자신의 자녀를 문제가 많은 아이라는 시각으로 대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아이 스스로 자신을 문제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되고 건강한 자아를 갖기 어려워집니다. 이런 경우 부모 자신을 되돌아보면 도움이 됩니다. 죄인 된 내가 그랬듯이 자녀 또한 타락한 존재로서 불순종할 수 있고 완전할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성경은 분명 자녀들을 훈육할 것을 가르칩니다. 그러나 이것은 강제적인 주입식 교육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가장 좋은 훈육은 부모 스스로가 하나님의 권위 앞에 어떻게 서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녀들의 손을 잡고 인내하며 동행하듯 안내자 역할을 해 가는 것입니다. 자녀가 청소년기를 지나 성인이 되었다고 해서 ‘양육 끝!’을 외치면 안 됩니다. 고3 때는 과도할 정도로 집중된 돌봄을 제공하다가 그 이후 완전한 방임으로 내던져질 때 자녀는 혼란과 어려움을 경험합니다. 성인이 된 자녀에게는 취업, 결혼 등 앞으로 직면해야 할 어려움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종종 시간을 함께하며 성인이 된 자녀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부모의 어려웠던 경험 등을 나누면서 혼자 가는 길이 아님을 알려준다면 성인이 된 자녀가 더 단단하게 성장할 수 있는 건강한 자양분이 될 것입니다. 루터는 모든 사역 가운데 가장 가치 있는 소명의 자리가 부모가 되어 가정을 돌보는 것이고, 가장으로서 제일 중요한 일은 자신에게 맡겨주신 가족들을 위해 매일의 은혜를 구하며 기도하는 것이라 말합니다. 이것이 자녀 양육의 첫걸음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