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교회의 치리’의 이유와 목적을 생각하면서 _이승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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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치리’의 이유와 목적을 생각하면서 :

남서울노회 목사 회원이었던 김용덕 씨에게 주어진 기회와 노회의 치리

 

이승구 교수/ 합신 남송석좌교수

우리 교단과 한국교회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고, 또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한 교회의 치리가 마땅히 드러내야 할 열매를 기대하면서 매우 안타까운 마음으로 이 글을 씁니다.

1. 상황에 대한 간단한 점검
2024년 새생활교회 교인 4인이 노회에 김용덕 목사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하였고, 남서울 노회는 이를 심의하여 타당한 사유들이 있음을 확인한 후, 2024년 10월 정기노회에서 새생활교회 김용덕 목사에 대한 전권위원회 구성하였습니다. 전권위원회는 김용덕 목사에 대해 조사한 결과 그의 사역에 신학적, 행정적, 재정적 문제가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김용덕 목사를 소환하여 질의한 결과 그는 제기된 대부분의 사안들의 문제가 있음을 기꺼이 시인하였고 눈물로 쓴 성찰문과 다짐서를 제출하여 그와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다고 하였습니다. 이것이 김 목사에게 주어진 귀한 기회였습니다. 만일이 그대로 했으면 그는 명예롭게 퇴임하고 그가 오랫동안 섬겼던 새생활교회도 온전히 보존되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는 2025년 말에 은퇴하겠다는 약속을 번복할 뿐 아니라 잘못을 인정했던 사안들에 대해서도 모두 부정하며 결국 우리 교단을 탈퇴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에 남서울노회는 재판국을 설치하여 김용덕 목사를 남서울노회에서 제명하고, 목사 직분의 면직을 선고하였습니다. 김용덕 목사는 이미 남서울노회를 탈퇴하였지만, 이 문제는 우리 교단과 더 나아가 한국교회에 계속해서 나쁜 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하면서 이런 논의가 필요하다고 여겨서 이 글을 씁니다. 김용덕 목사는 이제 남서울노회에서 면직되었기에 김용덕 씨로 호칭합니다.

2. 신학적 문제
김용덕 씨의 설교와 사역 전반에 걸쳐 매우 많은 문제 제기가 있었습니다. 먼저 신학적인 면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요한계시록까지 기록되어 정경이 완성된 후에 새로운 계시가 주어질 수 있는가에 대한 것입니다. 우리 교단의 신학적 입장인 정통주의 개혁파에서는 정경이 완성된 후에 이에 더하여 새로운 계시가 있다고 해서는 안 된다고 단언합니다. 고대 교회 시대에 비슷한 주장을 하여 이단으로 선언되었던 몬타누스파만이 아니라 그 누구도 성경 외에 다른 계시가 있다고 하거나 그런 시사를 하면 모두가 이단이라고 선언되었습니다.
종교개혁을 한 교회들은 천주교회(the Roman Catholic Church)가 진정한 교회가 아니며 이단이라고 하면서 ‘오직 성경’(sola Scriptura)을 강조하였습니다. 그들이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지만 정경에 외경을 더하고 또한 구전(oral tradition)을 더하고, 또 교황이 교황의 자리에서(ex cathedra) 선언한 것은 성경과 같은 권위를 지닌 것으로 여기기 때문입니다. 성경의 영감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성경에 더하여 찰스 러셀(Charles T. Russell)이 받았다는 계시를 믿는 여호와의 증인도 이단이라고 합니다. 역시 성경을 믿지만 이에 더하여 몰몬경도 믿는 몰몬교도 우리는 이단이라고 합니다. 그보다는 약한 의미이더라도 성경에 더하여 주께서 어떤 계시를 주는 것처럼 말하거나 시사하는 것은 모두 다 이단적인 일입니다.
그런데 김용덕 씨는 설교 시간에 여러 번 “설교단에 주님의 보좌가 열리고, 미가엘 천사가 반주자 옆에 서 있고, 가브리엘과 하나님이 내 설교를 옆에서, 그리고 앞에서 듣고 있다”고 하였고, 이것은 “마지막이 가까웠기에 주께서 보여주시는 것”이라고 여러 번에 걸쳐 말했습니다. 또한 하나님과 예수님이 엎드린다는 표현도 했습니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제1장 1항의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에게 자신의 뜻을 계시해 주시던 과거의 방식들은 이제 중지되어 버렸다”는 진술과, 6항 “이 성경에 성령의 새로운 계시에 의해서든 아니면 인간들의 전통에 의해서이든 아무것도 어느 때를 막론하고 더 첨가할 수가 없다”는 진술에 우리는 매우 주의해야 합니다. 우리 교단에서 목사로 임직할 때 했던 목사의 7대 선언 중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는 성경의 가르침을 총괄한 것으로 알고 이를 믿고 따른다”라고 했던 것을 상기해야 합니다. 장로교회의 모든 목사가 그리해야 하지만, 특히 우리 교단의 목사는 성경과 그것을 총괄한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에 충실하려고 해야 합니다. 김용덕 씨는 그렇게 하지 않았으며, 목사로 임직할 때 서약한 바를 어겼으므로 마땅히 목사직을 그만두어야 했습니다.
또 하나 심각한 문제는 김용덕 씨가 행한 소위 ‘배 기도’였습니다. 김용덕 씨는 “나를 믿는 자는 성경에 이름과 같이 그 배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나오리라”(요 7:38)고 하신 말씀을 문자적으로 해석하고 성령님의 역사가 더 강하게 있기를 원하여 성도의 배에 손을 대고 기도를 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건전한 교회는 이 말씀을 이렇게 문자적으로 이해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이 말씀에 근거해서 ‘배 기도’를 하지 않습니다. ‘배 기도’가 문제라는 것은 김용덕 씨도 기꺼이 인정하였습니다. 남서울노회 전권위원회와의 만남에서 김용덕 씨는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 자신이 잘못을 여러 차례 인정하였고 그에 따르는 모든 조치를 받아들이겠다고 하였습니다. 자신의 잘못을 시인한 진술서를 제출했고, 전권위원회 앞에서 잘못을 시인하고 이제 다시는 그런 방식으로 목회하지 않겠다고 다짐하였습니다. “미가엘이나 가브리엘 천사들이 보인다”는 등의 말을 하지 않고 그것이 함의하는 시사를 하지 않겠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소위 ‘배 기도’를 하지 않겠다고 서약하였습니다. 그리고 삼가는 마음으로 2025년까지만 사역하고, 퇴임하는 절차를 밟겠다고 다짐하였습니다.
김용덕 씨가 심각한 신학적 문제를 일으켰고 행정적, 재정적 문제도 질서 있게 하지 않아서 엄격한 처벌을 내려야 했었지만 전권위원회는 그가 스스로 잘못을 시인하고 다시는 그런 방식으로 목회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감안하여 이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김용덕 씨는 마음이 변하여 전권위원회의 지도를 더 이상 받지 않겠다고 통보하였고, 자신이 잘못했다고 자의로 시인했던 것을 전권위원회의 강압 때문이었다고 여러 차례 교회 앞에 발언하고 또 노회 목사들의 단톡방에도 그런 글을 올렸습니다. 이렇게 전권위원회의 지도를 거부하고 스스로 한 약속을 저버렸습니다. 목사로 임직할 때에 선서한 바를 의도적으로 따르지 않는 것, 특히 성경 이외의 새로운 계시를 시사하고 가르치는 것은 남서울노회에서 제명과 면직을 당해 마땅함을 스스로 드러낸 것입니다.

나가면서
처음에 김용덕 씨에게 (1) 이런 비성경적인 주장을 하지도 말고 시사도 하지 말며, (2) 특히 다른 곳에 가서 이런 내용을 포함한 집회를 하지 말고, 더구나 (3) 이런 내용이 담긴 책을 출판하지 말라고 경고했고, 새생활교회의 장로들에게도 목회자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그가 처음 전권 위원회에 밝힌 대로 하도록 간곡히 부탁했습니다. 이제 그 기회를 다 져 버린 상황 가운데서도 다시 성경이 말하는 길로 나아가 노회의 치리에 따라서 성도의 바른 길로 나가야 할 것입니다. 교회의 치리는 언제가 참된 회개를 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이라도 그렇게 하고 새 생활 교회의 상당수 성도들이 노회의 지도대로 나아갈 수 있었으면 합니다.
김용덕 씨의 사례는 교회의 지도자가 성경과 신앙고백서에서 벗어나 새로운 계시나 비성경적 행위를 주장할 때 교회와 성도들에게 얼마나 큰 혼란과 해악이 초래되는지를 보여줍니다. 장로교회는 종교개혁자들이 그러했듯 모든 가르침과 실천을 오직 성경에 근거해야 합니다. 모든 목회자와 교회는 성경의 권위와 개혁신학의 유산을 굳게 지키며 성도들에게 바른 신앙과 신학적 분별력을 심어주는 일에 힘써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종교개혁의 명맥을 잇는 우리 교단의 사명이자, 오늘날 한국교회가 반드시 붙들어야 할 본질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 문제로 인해 교회의 치리의 목적과 이유를 더 깊이 생각해서 교회를 지금도 다스리시는 주님의 통치를 잘 받아 갔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