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있는 묵상] 초원 산책_이정우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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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 산책

 

반야(半夜)를 달려온 햇살이

글썽이는 이슬의 아침을 끌어안고

어제보다 더 짙은 안개로

하루만치 넓어진 초원을 덮는다

 

안개의 위로를 받은 자리마다

약속을 따라 아침이 일어서고

깊이만큼 자라난 옹골진 그늘들이

뿌리 깊은 초하(初夏)의 잎을 올려낸다

 

푸른 이랑 사이를 걸으며

나도 씨앗 같은 하루를 시작하리라

어제보다 더 거친 숨결로

내 초원의 새 아침을 피우리라

 

이정우 목사 (은혜의숲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