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 아직
김영배 목사
난, 아직 배우지 못했습니다.
주리고 목마를 때,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몸 검게 타들어 가는 삶의 밑바닥에서도,
하늘 양식으로 사는 것을
난, 아직 배우지 못했습니다.
광야에서 주린 배 채우러 달려와
생명이 주는 떡을 먹으면서도 다시
떡을 찾아 떠나가는 무리를 보며
홀로 남은 쓸쓸함을
난, 아직 깨닫지 못했습니다.
당신을 메시아라고 고백하면서도
그 그늘에 잔잔히 흐르는
강물 같은 평안을
난, 아직 배우지 못했습니다.
하나님의 거룩한 전에서
도둑의 소굴 만드는 저 위선자들 향해
채찍 들어 상을 엎으시는 당신의 분노를
난, 아직 배우지 못했습니다.
하늘 아버지의 뜻 구하여
십자가 부여잡고 몸부림하며
뜨거운 땀방울로 밤이슬 녹이는 당신의 무릎을
난, 아직 배우지 못했습니다.
갈릴리 바닷가, 여명에 물들기까지
배반의 그물 내리며 한 마리라도 잡으려다
긴 탄식에 빠진 제자들을 위해
아침 빵 구워놓고 기다리는 삶의 여유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