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 ‘기드온’과 사사 ‘기드온’_송영찬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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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 ‘기드온’과 사사 ‘기드온’

<송영찬 국장 dan7777@dreamwiz.com >  

사사기에 보면 믿음의 용사라고 불리는 유명한 사사 ‘기드온’이 등장한다. 그런데 정작 기드온은 연약하고 순하게 생긴 보통 사람들과 다를 바 없었다.

그러했던 기드온은 미디안의 압제로부터 이스라엘을 구원하기 위해 여호와께서 자신을 보내실 것이라는 말씀을 거역할 수 없었다. 비록 자신의 힘이 미약하고 가문이 빈약할지라도 여호와께서 결정하신 일을 번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이유 때문에 기드온은 ‘여호와의 사자’로 자기 앞에 서 계신 분이 과연 여호와 바로 그 분인가를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여기에서 우리는 평소 여호와에 대한 기드온의 신앙을 알 수 있다.

여호와의 사자가 하는 말을 듣고 그만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 곧 그의 신앙이었던 것이다. 또한 여호와의 사자는 이러한 기드온의 신앙을 알고 있었기에 기꺼이 기드온을 이스라엘의 사사로 부르신 것이다.

기드온이 일개 미미한 농부에 지나지 않았다면 그리고 조용히 농사일에 착념하고 살 정도의 인물이었다면 여호와의 사자가 기드온을 사사로 부르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여호와의 사자는 기드온을 미디안의 압제에서 이스라엘을 구할 수 있는 용사로 인정하고 있었다. 이런 이유로 기드온을 가리켜 “큰 용사”라 했던 것이다.

‘큰 용사’라는 말은 ‘전쟁에 능한 자’ 또는 ‘힘, 용맹, 능함’ 등의 의미로 사용된다. 이 단어는 대부분 전쟁과 연관되어 사용되기 때문에 구원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럴 경우 이 단어는 구원자라는 의미를 가진다. 이런 점에서 기드온은 하나님을 대신해 전쟁에 나갈 용사로 부름받았음을 알 수 있다.

이런 기드온이 300명 용사들과 함께 미디안을 무찌른 이야기는 너무도 유명하다. 그런데 정작 우리들은 본래 기드온이 얼마나 무력한 인물이었는지를 잊어버리는 것 같다.

기드온을 보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힘이나 능력이나 그밖의 그 어떤 것으로도 결코 이루지 못하는 무능력자임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우리가 이 땅에서 우리 힘으로나 지혜로 할 수 있는 게 그리 많지 않다. 만일 있다면 그것은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순종할 때 얻어지는 것이다.

평소 우리는 그냥 은혜 가운데서 살려주시니 살아지고 살아낼 뿐이다. 그것이 하나님 나라의 용사인 우리가 이 땅에서 살아가는 삶의 원동력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