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성탄절과 송년에 더욱 선포할 ‘하나님의 신실하심과 그리스도의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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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과 송년에 더욱 선포할
‘하나님의 신실하심과 그리스도의 위로’

한 해가 저문다. 12월의 세상이 유난히 소란하다. 뉴스는 날을 이어가며 사태의 추이를 알리고 이에 대한 평론을 쏟아낸다. 살림살이는 여전히 팍팍하다. 교인들의 얼굴이 밝지 않다. 한 해를 뒤로 하면서 성탄절을 맞이하고 또 위로와 소망을 의심스러운 마음으로 구하며 새해를 바라본다. 그러나 새해라고 달라질 일이 없다. 새해는 위로와 소망의 이유가 아니다.

이때 교회는 우리의 위로가 오직 예수 그리스도뿐임을 선포해야 한다. 예수님의 탄생은 성자 하나님께서 그분 자신의 백성을 죄에서 구원하시기 위하여 사람으로 오신 참으로 놀랍고 신비로운 사건이다. 영광의 창조주이시며 무한하신 하나님께서 낮고 비천한 사람으로 오실 까닭은 오직 한 가지 답 때문이다. 그것은 창세 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택하신 하나님의 자녀를 죄에서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이다(엡 1:4). 하나님의 사랑을 넘어서는 다른 답은 없다. 하나님께서 세상에 있는 그분 자신의 자녀를 사랑하시어 독생자를 보내주신 것이다(요 3:16).

성탄절에 교회는 이 놀라운 사랑을 선포하고 찬송하여야 한다. 하나님을 마음과 뜻과 힘을 다하여 사랑함으로 올리는 감사의 찬송이 교회 예배당 안에 그리고 모든 교인의 마음 안에 가득 차야 한다. 이 놀라운 사랑은 미리 약속하신 것을 따라 때가 차매 이루어진 역사적 사실이다. 하나님께서 영원 안에서 약속하신 그 사랑을 시간 안에서 정하신 때에 반드시 이루신 그 신실하심을 다시금 상기해야 한다. 성탄절에 가장 크게 선포할 메시지는 “우리 하나님께서는 신실하시니 그분 자신께서 약속하신 놀라운 사랑을 우리에게 나타내시어 성자 하나님께서 사람으로 태어나셨다. 이제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죄 사함을 받고 성령 하나님의 인도함을 따라 하나님의 사랑 안에 거하라”이다. 요컨대 하나님의 신실하심과 그 크신 사랑으로 주시는 그리스도의 위로를 선포하는 것이다.

성도는 하나님 아버지께서 선택하신 죄인을 죄의 저주에서 구하고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사랑 안에서 보내신 독생자 그리스도를 더욱 의지하는 그리스도 중심적 신앙 안에서 해를 보내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탄생하신 역사적 시간이 12월 25일 아닌 것은 모든 성도가 아는 사실이다. 그렇지만 성탄절이 해의 마지막 달에 있다는 사실이 주는 유익이 있다. 그것은 하나님의 신실하심에 대한 각성을 새롭게 하는 은혜이다. 하나님께서는 해와 달과 별들을 만드시고 그것들로 낮과 밤을 주관하게 하셨다. 그것으로 우리는 세월의 흐름, 곧 변화를 안다. 이처럼 변화하는 자연은 인생의 연약함과 유한함을 보게 한다. 그러나 자연의 변화는 하나님의 변화를 말하지 않는다. 하나님께서는 “산이 생기기 전, 땅과 세계도 … 조성하시기 전 곧 영원부터 영원까지” 하나님이시다(시 90:2). 그리고 우리 인생은 그 연수가 길다고 자랑해봐야 “수고와 슬픔뿐”이다. 그나마도 하나님은 영원하시나 우리 인생은 변하며 또 신속히 날아간다(시 90:10).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하나님께서는 죽음의 저주 아래에 있는 이 세상과 관련하여 말씀하시기를 “땅이 있을 동안에는 심음과 거둠과 추위와 더위와 여름과 겨울과 낮과 밤이 쉬지 아니하리라”(창 8:22)고 하셨다. 이 말씀으로 하나님께서는 대홍수로 인류의 악함을 심판하시고 난 후에, 계절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하셨다. 이 말씀을 주실 때 하나님께서는 사람이 홍수 심판 이후에도 이전과 다를 바 없이 마음에 계획하는 바가 어려서부터 악하지만 “다시는 사람으로 말미암아 땅을 저주하지 아니하시리라”(창 8:21)고 하셨다. 한 해의 세월을 돌아보면 이 세상에 얼마나 죄악이 넘치는지를 알 수 있다. 우리 개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한 해의 끝자락에 다시 서 있는 것은 하나님께서 자신의 자녀를 향하여 큰 긍휼을 베푸시며, 보편 세상을 향하여 오래 참으시고 저주를 연기하시는 선하심 때문이다. 그리하여 세월과 계절이 끊이지 않게 하시어 다시 세밑을 바라보는 때가 돌아온 것이다. 송년의 때에 성도는 이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오래 참으심과 일반적인 선을 베푸시는 일에 감사하면서, 또한 계절이 흘러가는 세월 속에서 여전히 질서를 계속 이어가시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찬송하여야 한다.

그러나 이 세상은 영원하지 않다. 하나님께서 정하신 그때가 되면 새롭게 하실 대상이다. 하나님께서 새 하늘과 새 땅을 내리실 때, 처음 보았던 하늘과 땅은 없어질 것이다. 죄의 저주 아래에 있던 옛 세상은 사라지고 하나님의 긍휼과 자비와 은총 아래 새롭게 된 거룩한 세상이 주어질 것이다. 이 복된 일은 바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 사역으로 인한 것이다. 한 해의 끝자락에서 맞이하는 성탄절은 모든 교회가 선포해야 할 하나님의 신실하심과 그리스도의 구속의 은혜 만이 위로이며 소망임을 더욱 두드러지게 한다. “이 세상은 늘 변하고 험악한 일 참 많으나 주 은혜만 생각하니 참 기쁨이 내 것일세”(찬송가 414장 중에서)를 가슴 깊이 찬송하는 이즈음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