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의 고독
김영배 목사(샘터교회)
어느 날 갑자기
온갖 행복한 기쁨 폭포처럼 쓰러져 내렸다
여기저기서 전하는 망했다, 망했어
칠남 삼녀 생때같은 자식들도
한순간에 가고 없다니
이럴 수 있을까?
몸도 마음도 병들어
어미의 젖 빨던 자신을 원망할 때
하나 남은 지푸라기 같은 아내의 말,
아직도 순전을 지키느냐?
하나님을 저주하고 죽으라!
친구의 불행한 소식
저 멀리서도 달려오는 똥파리처럼
다가와 생각해 보란다
혹 절대자 앞에 은밀한 중에
죄를 범한 일이 없는지
하나님은 공평하고 정의로운 분이니
이런 고통과 재난, 결코 우연이 아니야
아, 태양이 어둠의 적막에 싸였으면,
온 세상이 모두 절망의 나락에 떨어져
아무도 나의 고통과 슬픔 모르면 좋으련만
아, 절대 고독의 밤
그렇게 성실한 태양, 늦잠이라도 잤으면
밤하늘 별빛 모두 사라져
영원한 암흑에 빠져버리면 좋으련만
홀로 고독의 섬에 갇혀
긴긴밤 흐르지 않는 시간의 동아줄에 묶여
고통과 절망의 바다 떠돌아야만 하나?
어느 고요한 아침
적막 깨는 조물주의 질문,
내가 땅의 기초를 놓을 때
넌, 어디 있었느냐?
아니, 그걸 말이라고 하세요?
나의 이 절망의 슬픔,
절해고도(絶海孤島) 외로움과 탄식
찢어지는 신음 들어보기나 했나요?
침묵, 정적, 고요, 희미한 불빛
온 세상에 혼자 남아
아무에게도 말을 걸 수도
아무 말도 들을 수도 없는 때
안 들리던 게 들리고
안 보이던 게 보이기 시작하다니
신(神)의 세계, 생명의 세계 보이다니,
사랑의 음성 들리다니….
항복! 항복! 항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