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인터뷰] 경북대학병원교회 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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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학병원교회 탐방

[대담 및 배석자]
신문사-김학인 편집국장, 경북대학병원교회 원목실-김은호 원목실장(대구경북지역 원목협회 회장
김정화 전도사, 이상숙 전도사, 김태숙 전도사, 전창대 사무국장(본보 사장)

 

학원 선교나 군 선교가 예전과는 달리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직도 열심히 사역하는 이들이 있어 고무적이지만 그 기회의 문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추세다. 그런 중에도 여전히 선교의 문이 활짝 열려있는 분야는 병원 선교이다. 본 호에는 이 사역을 모범적으로 감당하고 있는 경북대학병원교회 직원들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 편집국장 : 안녕하십니까? 먼저 ‘경북대학병원교회’(이하 병원교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 김은호 목사 : 경북대병원은 1905년 개원했고, 병원교회는 1975년에 생겼습니다. 처음에는 병원 선교에 뜻을 품은 몇 분의 목회자가 자비량하여 병원교회를 섬겼고 이후에 몇 년 동안 지역교회들이 사역자를 파송하여 병원교회를 운영했습니다. 그러던 중 메르스 등 감염병 확산 등의 여파와 함께 병원 환경의 변화로 단순히 교회 사역의 한 부분으로서가 아니라 병원 선교를 전담하는 전문사역자의 필요성이 대두되었습니다. 여러 논의 끝에 병원 신우회와 크리스천 의료진, 또 병원 사역에 관심 있는 지역의 협력교회 목회자들로 구성된 운영위원회를 중심으로 병원교회를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병원교회 운영위원회를 통해 원목실의 모든 사역들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있습니다.

▲ 편집국장 : 병원 선교와 관련해서 병원교회의 역할과 그 중요성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 김은호 목사 : 외부인의 입원실 출입이 엄격히 제한되는 메르스와 코로나 팬데믹과 같은 상황에서도 병원교회 직원들은 출입이 자유로웠습니다. 특히 믿음이 연약하신 분들이나 전도 대상자가 우리 병원에 입원했다고 알려주시면 저희가 자주 찾아가서 심방하고 사랑으로 섬겨주면서 복음을 전합니다. 사실 병원에 입원하는 환자나 보호자는 병원 관계자 중 한 사람만 아는 사람이 있어도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 저희 원목실은 병원과 긴밀한 유대관계가 있어서 많은 부분을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그렇게 접촉했던 대부분의 환우가 예수를 믿게 되고 신앙이 훨씬 자라나는 것을 보게 됩니다. 불신자가 우리 병원에 입원했다가 예수를 믿고 병원에서 세례를 받는 경우도 자주 있습니다. 교회 출석을 안 하셨던 분들은 퇴원하실 때 지역교회를 연결해 드립니다. 병원 전도가 쉽지 않은 지금 병원교회와 협력하시게 되면 훨씬 풍성한 전도의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저희가 도와드린다고 해도 지역교회가 예전보다 병원 선교에 관심을 덜 기울이지 않는가 싶습니다.

▲ 편집국장 : 병원교회의 일과는 보통 어떻게 되시나요?

△ 이정화 전도사 : 월요일은 휴무하고 화요일부터 오전 10시에 직원들이 모여서 예배를 드리고 기도회를 합니다. 오전 11시 정도까지 각 병동에 입원해 있는 환우들의 기도 제목을 가지고 함께 기도합니다. 지금도 100여 명 환자 명단을 가지고 지속해 기도합니다. 기도회 후에 각자가 담당한 병동을 돌면서 심방하고, 전도하고, 기도해 줍니다. 저희 하루 사역은 상담, 심방, 전도, 예배 참석 안내입니다. 병원과의 업무관계는 전창대 사무국장님이 탁월하게 감당해 주셔서 저희는 심방하고 전도하는 일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하루가 얼마나 빨리 가는지 모릅니다. 환자가 퇴원해도 외래진료로 오시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고 연락하고 기도해줍니다. 또 이 병원에서 타 병원으로 가는 때도 있는데, 그러면 병원 간 네트워킹이 잘 되어있어서 다른 병원 원목실에 연락하여 거기서도 보살핌을 받을 수 있도록 연결해 주고 있습니다.

▲ 편집국장 : 이렇게 병원 심방과 전도사역을 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습니까?

△ 이정화 전도사 : 한번은 철길 사고로 다리가 절단된 자매가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1년 가까이 입원해 있었는데, 처음에는 찾아가서 말을 건네도 아주 냉정하게 반응했어요. 본인 자신이 자신의 상태를 용납할 수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계속해서 찾아가고 친구처럼 관심을 가지고 대하니까 마음이 열리고 친해졌어요. 그리고 그때 병원교회가 병원 옥상에 있었는데 엘리베이터도 없어서 네 명이 휠체어를 탄 자매를 들어 올려서 병원교회 예배에 참석했어요. 6개월여를 그렇게 해드렸고 결국 예수님을 영접했습니다. 나중에 의족을 착용하고 걸을 수 있는 정도가 되어서 퇴원하게 되었는데, 작은 교회를 소개해 주었습니다. 지금은 그 교회의 주일학교 교사로서 열심히 섬기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보람을 느꼈습니다.

또 한번은 시각장애인 여성 청년이 병원에 입원했었는데 예수를 모르는 사람이었습니다.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눈이 안 보여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고 하는데 점자를 배우지 않았더라고요. 그래서 점자를 배울 수 있도록 소개해 주었더니 점자를 열심히 익히고, 점자로 공부해서 대학에도 갔습니다. 물론 예수님을 영접했고요. 제가 여기 파송 받아 와서 27년 정도 사역을 했는데 그동안 예수 믿지 않던 사람들이 병원에 와서 복음을 듣고 예수를 영접하신 분들이 만 명이 넘습니다. 물론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분들도 있지만 적어도 삼분의 일 이상은 교회에 다니지 않나 싶습니다.

△ 이상숙 전도사 : 병원에 특히 암 환자들이 많습니다. 어려운 상황에 있는 이런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기 어려웠던 부분들도 함께 나누게 됩니다. 특히 불신 부모를 둔 믿는 자녀가 부모님 돌아가시기 전에 예수 믿기를 간절히 원하는 경우나 그 반대의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면 저희가 그분들의 영혼 구원을 위해 집중해서 도와드립니다. 병동 사역을 그저 사무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해서든지 그분들을 돕고 영혼을 구원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일합니다. 또 개인적인 어려움이 있어 도와달라고 요청하면 최선을 다해 끝까지 돕습니다. 그러니 이 병원이 진정한 선교 사역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항상 하루하루가 기대됩니다. 오늘은 하나님께서 또 누구를 만나게 하실까, 하나님께서 또 어떤 사람을 돌이키게 하실까 하는 기대가 있으니까 굉장히 보람이 있고, 하나님이 이렇게 저를 사용해 주신다는 데 대한 감사와 감격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병원교회에서 행복을 찾았습니다.

△ 김태숙 전도사 : 앞에서 두 분이 대부분 다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조금 더 덧붙이자면 질병 때문에 마음과 영혼이 약해진 환자들을 위해 제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했을 때, 이분들을 위해 기도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심방을 다닐 때 기도하지만 개인적으로도 시간을 내어서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항상 기도 제목카드를 가지고 다니면서 시간을 내어 기도하게 됩니다. 이런 일도 있습니다. 저희가 환자들을 심방할 때 불신 보호자들이 극구 거부하고 기도도 못 하게 합니다. 하지만 매일 찾아가 인사를 하고 안부를 묻고 하면 굳어진 마음이 조금 풀리는 것을 봅니다. 그러나 여전히 믿지 않다가 환자가 세상을 떠난 후에 보호자 중에서 예수 믿는 일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항상 온 마음을 다해 환자와 보호자를 대하게 되고, 그들의 마음이 열려서 언젠가 보호자들도 구원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 편집국장 : 끝으로 병원 선교와 관련해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해주시기 바랍니다.

△ 김은호 목사 : 지난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외부인의 병원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는 상황 속에서도 저희 원목실 직원들은 병실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개 교회가 병원 심방을 자주 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런데 입원한 성도들은 매일 힘듭니다. 저희 원목실에 연락해주시면 저희가 매일 찾아가서 만나고 기도해 드리고 상담해 드립니다. 앞으로 지역교회가 병원교회를 후원해 주고 병원교회는 병원 목회에 전담하는 시스템이 구축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병원에 입원하시는 성도들에게도 부탁을 드립니다. 아무 말이 없이 입원했다가 가지 마시고 저희에게 연락해주셔서 심방을 받으면 그 병실에 안 믿는 사람들에게 전도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매일 병실 찾아가서 기도해 드리니까 옆에 있는 환자가 그것이 부러워서, 나도 기도 받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되느냐고 묻습니다. 그분에게 전도해서 병실 전체가 예수 믿게 되는 사례도 많습니다. 병실에서 심방을 받아주시는 것 자체도 전도의 기회가 될 수 있으니 입원하시면 병원교회에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병원은 공기업인데도 이렇게 병원교회가 병원에서 활발하게 사역하고 있습니다. 저희의 이런 사역이 하나의 샘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병원교회가 사역 범위를 더 확장하고 영혼구원을 위해 힘쓸 수 있도록 기도와 물질로 후원해 주시고 응원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병원교회의 사역 확장
천원의 기적 캠페인, 목회자 지원 프로젝트, 외국 유학생 대상 의료봉사

이외에도 원목실 직원들은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지면 관계상 다 싣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병원교회가 심방과 기도와 상담, 예배 만이 아니라 봉사와 섬김의 사역도 열심히 해오고 있다. 참석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하여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병원교회가 오래 전부터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는 ‘천원의 기적’이라는 모금 캠페인이 있다. 누구든지 천원 이상씩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데, 이것을 모아서 병원에서 해결할 수 없는 경제적 사각지대에 놓인 분들에게 병원비와 간병비 등을 지원한다. 천원의 기적과 별도로 목회자나 선교사들을 돕는 프로그램이 있다. 병원교회 재정의 일부를 따로 적립해서 병원에 입원한 목회자를 돕는다. 부활절이나 추수감사절, 성탄절에는 교회에서 지원을 받아 계란과 음료수, 과일 등 선물 꾸러미를 모든 병동의 환자들과 간호사실, 그리고 병원에서 수고하시는 여러 관리 직원들에게 나누어 준다. 설이나 추석에는 원목실에서 김 세트 등을 수고하시는 경비원이나 청원경찰 등 여러 관리 직원들이나 간병인들에게 나누어 주기도 한다. 그리고 경북대에 입학한 1,800여 명의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의료봉사활동을 한다. 병원 신우회와 병원교회, 그리고 경북대학교 기독교수협의회, 경북대학교 기독센터 및 17개 교회와 기관이 힘을 합쳐서감당하는 의미 있는 행사다.

병원교회 직원들과의 대담 중 무엇보다 병원 선교사역에 대한 열정과 영혼 구원을 위한 헌신의 마음을 내내 느낄 수 있었다. 하나님께서 이런 열정의 사람들을 통해서 병원에서 풍성한 구원의 결실을 맺게 해주심을 확인하는 현장이었다. 경북대학병원교회의 이러한 사역이 지역교회와 연대하여 더욱 활력 있게 타오를 수 있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