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언덕
최해혁 집사(역곡동교회)
딸아∼ 네가 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 설레던 그 순간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콩콩∼ 뛰는구나. 방긋 웃는 너의 눈망울, 아빠는 그때의 모습을 눈빛 하나 놓치지 않고 기억한다. 퇴근해 집에 오면 아빠∼ 하고 방울 손 흔들던 너. 그 소리가 아빠에게는 큰 힘이 되었지. 너는 아빠의 목에 타는 걸 좋아했고, 아빠는 너에게 넓은 세상을 보여주려고 목말 태워서 동네를 돌던 때가 어제 같구나. 이제는 커서 네 갈 길 간다고 하니, 세월은 참으로 유수와 같이 빠르구나. 언제나 행복하길 바란다. 네가 행복하면 아빠도 행복하고, 네가 슬프면 아빠도 슬프다는 걸 기억해다오
딸아∼ 결혼은 인생에서 가장 큰 축복이다. 좋은 짝을 만나서 새 길을 떠나니 얼마나 가슴 벅차고 설레겠냐. 앞으로 새로운 기회와 도전이 너희에게 찾아올 것이다. 모든 걸 슬기롭게 잘 극복해 나가길 바란다. 살다 보면 힘든 일도 있을 텐데 서로가 마음을 합쳐 이겨내기 바란다. 이해하고 양보하며 서로가 존중해야 한다.
네가 아빠 곁을 떠나가지만, 아빠는 언제나 너의 곁에 머물 것이다. 그리고 너를 위해 끝까지 기도할 것이다. 너는 언제까지나 아빠의 딸이고 나는 언제까지나 너의 아빠라는 걸 잊지 말고 힘들 땐 아빠의 언덕을 찾아오렴. 언제나 언덕이고 싶은 것이 아빠의 마음이다. 보고 싶고 그리울 땐 찾아와서 비빌 수 있는 언덕이 되고 싶구나.
딸아∼ 오늘 보니 참으로 곱구나. 너무도 잘 어울리는 두 사람을 보니 이제 마음을 내려놓아도 될 것 같다. 주변에 부러움을 살 만큼 아름다운 두 별이 만났으니 서로에게 빛나는 보석같이 살아라. 너희에게 가장 큰 선물은 하나님의 사랑이다. 아무리 바빠도 믿음 생활 잊지 말고 알콩달콩 예쁘게 잘 살길 바란다. 사랑한다, 딸아! 행복하게 잘 살아라.
– 결혼하는 딸에게, 아빠가
*지난 4월 27일 딸의 결혼식에 아버지 최해혁 집사가 축시로 낭독한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