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동성 커플 축복을 반대하는 것이 위선”이라는 교황을 단호히 비판하라

0
52

“동성 커플 축복을 반대하는 것이 위선”이라는 교황을 단호히 비판하라

 

지난해 12월 18일, 가톨릭 교황청 신앙교리성은 ‘간청하는 믿음’(Fiducia supplicans)이라는 교리선언문을 공식 발표했다. 이 교리 선언문은 실로 위험하다. ‘선언하지 않는 것’과 ‘선언하는 것’의 구별을 통해 결과적으로 동성 커플 축복을 향한 정서적 동의와 논리적 수긍을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간청하는 믿음’은 합법적인 혼인의 본질적인 구성은 ‘한 남자와 한 여자의 배타적이며 안정적이며 불가해소적인 결합’에 있다고 강조한다(간청하는 믿음 제4조). 곧 이러한 혼인 밖의 어떤 결합이나 성행위에 대하여 윤리적으로 합법화하는 전례적인 축복을 내리고자 하는 것은 ‘간청하는 믿음’이 의도하는 바가 아니라고 선언한다.

그렇다면 ‘간청하는 믿음’은 어떤 의미에서 ‘동성 커플에 대하여 축복’할 것을 선언하는 것일까? 이 질문의 답은 하나님의 보편적 사랑에 있다. “교회는 하나님의 무한한 사랑의 전례이다. 그러므로 어떤 사람이 하나님과 맺고 있는 관계가 죄로 흐려져 있는 때에라도, 그는 하나님께 자신의 손을 내밀며 축복을 요청할 수 있다”(43조). 이러한 이해의 근거 위에서 ‘간청하는 믿음’은 “교회 안에 있는 신자는 누구라도 자신이 항상 나그네이며, 항상 구걸하는 자이며, 항상 사랑을 받고 있으며, 어떤 일에도 불구하고, 항상 복을 받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된다”(45조)고 결론을 맺으면서, 동성 커플을 축복하는 일을 공식적으로 허용할 것을 선언한다.

“동성 커플을 축복하지 않는 것은 위선”이라고 보도된 교황 발언은 ‘축복 예식의 전례적 의미’와 ‘자발적이며 자유로운 영역 안에 있는 사목적 축복’의 구별을 전제로 한다. 동성 커플을 축복하는 것을 허용하는 일은 단지 사목적 의미에 국한한다고 말한다. 즉 동성 간의 혼인을 승인하지는 않지만, “단순한 축복으로” 성직자는 자발적으로 자유로운 범위 안에서 동성커플을 향해서 “평화와 건강, 인내의 정신, 대화, 상호 도움”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충만하게 이루기 위한 “하나님의 빛과 힘”을 간구할 수 있다고 선언한다(38조). 그러나 ‘간청하는 믿음’은 정상적인 혼인과 혼동을 피하기 위하여 이러한 축복이 시민적 결합과 관련되도록 해서는 안 되며, 혼인 예식에 어울리는 예복이나 동작이나 언어를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제한을 둔다. 이러한 축복은 “성지 방문이나 사제와의 만남, 기도 모임, 순례”와 같은 자리에서 행하여져야 할 것을 말한다(40조).

이러한 주장이 교묘하게 품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은 모든 인간은 동성애자이든 이성애자이든 다 동일한 죄인이며 죄악의 상태 아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누구라도 하나님의 사랑이나 자비에 따른 축복을 요청하고 받을 기회를 빼앗는 것은 위선이라는 논리에 있다. 이러한 주장은 동성혼은 변칙적인 관계이며 죄악이라는 도덕적이며 교훈적인 성경의 가르침을 모호하게 하며 오용 또는 남용하라고 길을 열어주는 위험을 초래한다. 만일 이러한 일이 있게 되면 동성 커플은 죄악의 가책을 내려놓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모호성으로 인하여 동성혼을 인정하는 발판을 놓게 될 것이다.

죄악의 행실을 그치고 회개하는 일이 없이 하나님께 복을 구할 수는 없다. 동성애 행위와 동성혼이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에게 있어서 금해져야 할 것을 성경이 얼마나 명확하게 강조하는가? 죄악 가운데 있으면서, 하나님께서는 죄인을 불쌍히 여기시니 축복을 주시라 하는 것은 성경의 축복의 원리와 어긋난다.

신앙교리성이 동성 커플에 대한 축복을 허용한 후에 한 달이 지난 1월 20일에 한국에서도 신년 미사 직후 비공개 장소에서 동성혼 커플을 축복하였다는 기사가 올라왔다. 이때 축복의 기도문은 민수기 6장 24-26절의 말씀을 기반으로 하였다고 한다. 이는 하나님의 말씀을 남용하는 죄악이 아닐 수 없다. 하나님께서는 우상숭배와 가나안 족속의 악한 풍습을 따르는 이스라엘을 심판하실 때 이들에게서 그분의 얼굴을 가리셨다. 시 80편은 이스라엘로 하여금 죄악의 행실에서 돌이켜 하나님의 이름만을 부르며 주님의 얼굴의 광채만을 바랄 것을 간구하면서 주의 얼굴빛을 비추어 주시기를 간구한다. 동성혼을 유지하는 커플을 축복할 하나님의 말씀은 없다.

동성 커플의 영혼과 삶의 비참함을 불쌍히 여기는 것과 이들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축복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다. 동성 커플이 정신적 황폐함이나 육체의 질병이나 경제적 빈곤으로 고난 속에 있을 때 이들의 치유와 회복을 위하여 기도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항상 하나님께서 회개로 이끄시는 오래 참으심에 근거한다.(롬 2:4) 동성혼이 하나님께서 금하시는 죄라는 사실을 말하지 않고 이들을 목회적인 의미로 축복한다는 것은 성경의 원리가 아니다. 합신은 동성 커플에 대한 사제의 축복을 허용하는 로마 가톨릭의 교리 논리에 대하여 단호히 경계하며 비판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