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개혁신보 지령 900호를 축하하며!
박영선 목사(총회유지재단 이사장, 남포교회 원로)
“진리의 부요함과 영광이 넘쳐나기를”
기독교개혁신보 900호 발행을 맞아, 그동안 귀한 책임을 헌신적으로 감당해 온 개혁신보사 여러분께 깊이 감사합니다. 개혁신보는 합신이 추구하는 개혁신앙을 보전하고 그 모범을 증언하려는 우리 의지의 표현이었습니다.
개혁신앙의 사명은 인류와 역사를 향한 하나님의 뜻과 그 안에 담긴 하나님의 신비를 올바르게 그리고 충분히 증언하는 것입니다. 계시는 세계의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인류를 구원하셔서 영광을 받으시겠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뜻은 신자들의 결단과 순종 속에 실현됩니다. 기독교 신앙은 신자 개인의 현실 속에서 무르익으며, 하나님의 영광은 각 신자의 구원과 순종 속에서 선명히 나타납니다. 신자들의 모임인 교회의 정체성 역시 이렇게 여기에서 드러납니다.
개혁신앙, 아니 더 크게 기독교 신앙은 우리 같지 않은 자들을 비난하고 정죄함으로 자신을 증명하거나 확인하는 소극적인 자세에 머물 수 없습니다. 예수를 믿는 자, 하나님의 자녀 된 자의 남다른 점에서 하나님의 유일하심이 드러납니다. 신앙인은 다른 데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긍정성을 그 인격과 성품 속에 담습니다. 하나님의 자녀인 신앙인의 정체성은 하나님의 영광인 은혜·긍휼·자비·용서·회복·연합에서 확인됩니다. 그는 세상과 이웃을 품어 창조와 구원의 완성을 이루는 존재입니다.
신앙은 ‘무엇이 인간을 인간 되게 하며, 무엇이 그에게 찬송과 영광이 되는지’에 대한 답입니다. 하나님과 연합될 때 삶에는 진리와 생명에서 오는 넉넉함이 담깁니다. 이 넉넉함이야말로 세상 사람들이 겪는 공포와 목마름에 유일한 답이 될 수 있습니다. 진리의 유일성과 구원의 확신이, 비참한 인류에게 심판이 아니라 은혜와 공감으로 실천되길 바랍니다. 너그러운 웃음·예의·상식 속에서 진리의 부요함과 영광이 넘쳐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