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특집] 제108회기 총회장 변세권 목사와의 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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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회기 총회장 변세권 목사와의 대담

●편집국장 : 신임 총회장이 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큰 책임을 맡으셨는데, 108회기 총회장이 되신 소감을 말씀해 주십시오.

▶총회장 : 아직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총회를 마치고 돌아왔으나 이제 큰 산을 하나 넘어왔을 뿐입니다. 또 다른 산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산허리를 돌고 돌아 정상까지 또 오르겠습니다. 다만 걸어가는 과정이 진리라는 것에 완벽성에 걸리지 않고 보편타당한 진리 앞에 책임을 우선으로 총회를 섬기는 자세를 잃지 않겠습니다. 실력도 없으면서 진심으로만 접근하려는 자세를 멀리하겠습니다. 그래서 총회를 섬기는 동안 따뜻한 눈빛으로 모든 인생의 편을 들겠습니다.

●편집국장 : 총회장님은 총회개회설교와 취임사에서 종교개혁 전통을 이어받는 우리 교단이 개혁주의 신학을 더욱 계승 발전시켜야 함을 많이 강조하셨습니다. 우리 교단이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 힘써야 할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총회장 : 저는 앞으로 개혁교회와 장로교회를 ‘개혁된 교회’라는 표현으로 총칭하려고 합니다. 그동안 우리는 개혁신앙을 잘 배우고도 목회현장으로 연결이 안 되는 실정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그것은 교회들이 처음부터 교회론이 잘못되었기 때문입니다. 신약성경이 교회를 예수그리스도의 몸으로 부를 때 여러 가지 중요한 의미가 있지만 그중에 신비적 일체라는 사상도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기독교적 사상을 가진 종교인들이 모여서 적당한 조직을 구성하고 나름대로 적당한 친교를 유지하면서 교회적인 사역을 수행해 나가는 등등의 정도를 가리키는 것이 아닙니다. 수직적으로는 교회를 머리이신 예수그리스도께 연합되어야 하고 같은 차원에서 수평적으로도 동일한 믿음의 권속들과 연합되는 실질이 반석이 되는 것으로서의 예수그리스도의 교회여야 하는 것입니다. 그동안 개혁주의가 이상주의가 되어서 개교회주의, 폐쇄주의, 독선주의가 된 면이 있는데 원래 칼빈신학은 따뜻하고 경건하고 부드러운 신학입니다. 그것이 최근에 와서 율법적이 되고 도덕적이 되어 냉랭한 지식주의가 되었습니다. 개혁된 교회의 정체성이 약해지고 그로 인하여 위축된 신앙의 자세를 가져왔습니다. 개혁된 교회의 적극적 사고방식으로 가자는 취지입니다.

●편집국장 : 이번 헌의안에는 새로운 미래를 위한 정책들에 대한 논의가 눈길을 끕니다. 미래를 향한 합신의 방향성에 대한 총회장님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총회장 : 그렇습니다. 이런 배경 위에서 개혁된 교회가 물려받은 진리의 유산은 참으로 그 값을 도저히 매길 수 없는 놀라운 보배입니다. 이 유산을 들고 세상을 향하여 과감하게 돌진하는 용기 곧 적극적 사고방식에 의한 적극성이 있어야겠습니다. 우리가 무엇이 부족하여 유사 복음주의자들의 공세 앞에서 스스로 주눅이 든단 말입니까? 실로 우직하게 진리를 붙들고 서 있는 우리의 개혁신앙을 저는 궁극적으로 성경에 입각한 합신의 개혁주의 정신을 품위 있고 질서 있게 지켜내고 전달하고 싶습니다.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서 진정한 보화가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는데 무엇을 걱정하고, 무엇을 염려하며, 무엇을 두려워한다는 것입니까? 왜냐하면 우리의 성공이란 진리를 우리 삶에 적용하고 펼쳐내고 있는 과정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성경이 무엇을 선포하는가, 그것을 어떻게 교회론에 적용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그동안 역사 속에서 개혁된 교회의 제반 신앙고백과 정치를 저버렸는데 역사 속에서 개혁과 전진의 열정을 통해 밝은 태양처럼 떠 있는 개혁된 교회의 교회론이 롤모델이라고 제시하고 싶습니다.

●편집국장 : 108회기 총회를 이끌어 가시면서 어디에 주안점을 두시겠습니까? 특별히 개인적으로 꼭 이루고 싶으신 일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총회장 : 앞의 질문처럼 개혁주의 신앙의 정체성이 온전해지고 하나님의 사랑으로 가슴이 따뜻해지면 그 다음은 이웃사랑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우리 합신을 비롯해서 한국교회 목회자의 빈부격차가 심각합니다. 따라서 ‘목회자 최저생활비 대책위원회’를 ‘합신총회목회자 부양위원회’로 명칭을 바꾸게 되면 이것을 넓은 의미로 사용하여 이미 지급하고 있는 목회자의 국민연금 문제나 노회, 총회와의 협력 속에서 교회개척 지원체계에 대한 제도를 수립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물론 은퇴를 앞두고도 목회적인 건전성을 유지하는 일들도 역시 필요한 실정입니다. 이 세상에서 신자가 당하는 고난은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불치의 병으로 하나님의 섭리하시는 주권으로 그분의 은혜와 긍휼에 맡길 수밖에 없습니다. 또 하나가 경제문제입니다. 교회 안에서 지체가 어려움을 당할 때 함께 나누고, 함께 살 수 있을 때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어떤 형태로든지 이런 성경의 자발적 공유주의를 목회자 부양위원회와 교회활성화 동행위원회, 은급제 연구위원회, 사회복지부 등과 연대하여 그 뜻을 전달하며 실천하고 싶습니다.

●편집국장 : 이번 총회 현안 중에 합동신학대학원과의 협력관계나 신학생 수급 문제에 대한 총회 차원의 대책에 대해 긴 시간 토론이 있었습니다. 또한 신학 노선이 같은 타 교단과의 협력이나 연대에 대해서도 다루었습니다. 이에 대한 총회장님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총회장 : 먼저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에 대한 협조를 잘 부탁드립니다. 지난 총회기간 중에도 긴 시간 토론을 거쳐서 총회와 신학교와의 협력관계와 신학생 수급문제에 대하여 연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하고, 치리협력위원회에 일임했습니다. 잘 진행되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저는 우리 교단 신학교가 비록 작은 규모일지라도 색깔이 분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신학교는 신학적 노선이 분명하면서도 인기가 있어야 하고, 메리트가 있어야 입학생들이 골라서 지원합니다. 예를 들면 전액장학금제도, 영어강의, 졸업 후 총회 차원의 개척교회 지원 시스템 같은 것을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단순히 노회 추천이나 할당제 정도로는 너무 안이해지기 쉽습니다. 따라서 재정문제를 포함하여 학교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연구해야 하고, 신학교 후원 체계도 전면적으로 고쳐야 합니다. 과연 동문들이 모교가 문을 닫게 되는 처지가 되는데도 가만히 지켜보기만 하겠습니까? 1인 1만원 후원운동과 같은 정책을 지속적으로 전개하는 일도 필요합니다.
두 번째는 교단 통합논의에 대해서는 누구하고라도 통합하게 되면 합신의 정체성이 퇴색될 위험이 있습니다. 그러니 연합을 위한 교류위원회 정도가 제일 좋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교단의 정체성에 맞는 흡수면 몰라도 결국은 누가 자기 교단을 양보하겠습니까? 그런 교단은 없습니다. 그러니 합동대학원대학교의 이름이 바뀌거나 교단 명이 바뀌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편집국장 : 교단 산하 교회와 동역자 및 성도들에게 부탁하실 말씀이 있으신가요?

▶총회장 : 총회를 위한 헌금에 동참해주시기를 정중히 부탁드립니다. 총회의 결의도 있지만 세례교인 이상이, 신학적인 원리를 떠나 상하구조가 아니라, 단순한 헌금개념을 넘어 합신을 사랑하신다면 성경의 자발적 사랑의 차원에서 ‘이것이 합신이다’라는 강한 자부심을 품고 꼭 섬겨주셨으면 합니다. 우리 교단은 내가 지켜낸다는 사명을 꼭 주문하고 싶습니다. 이 밖에도 정년제 문제는 후배 세대를 위하여 길을 열어 주어야 하기 때문에 현행대로 지켜져야 한다고 봅니다. 다만 은퇴목회자에 대해서 연령대별로 자세한 설문조사를 하고 통계를 내는 등 미래 파일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편집국장 : 끝으로 더 덧붙이고 싶으신 말씀이 있을까요?

▶총회장 : 우리는 전체 역사 속에서 지금을 어떤 시각으로 합신을 보는가가 중요합니다. 우리 개혁된 교회는 성경에 대해 보다 깊이 이해하자고, 잘해보자고 나왔습니다. 우리가 개혁주의의 본래의 정신을 제대로 살려서 개혁해왔더라면 세상도 더 많이 변했을 것입니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우리의 신학정체성을 제대로 확인하고 교회론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확산된다면, 경건하게 하나님을 섬기면서도, 따뜻하게 총회와 이웃도 잘 섬기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보이신 역사적 진리 안에 순종하는 것밖에 아무것도 할 것이 없습니다. 그러면서도 기독교인으로서의 건전성, 상식성, 보편성을 부탁드립니다. 개혁된 교회는 복음주의권과 달라서 교회의 시스템이 약할 수 있습니다. 철저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목회가 힘들 수 있습니다. 그래도 일단 “가보자!”라는 심정으로 도전할 수 있기를 부탁드립니다.

●편집국장 : 바쁘신 와중에도 인터뷰에 성심껏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108회 회기동안 많은 결실을 이루어 내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