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단은 장로교 정치 정신에 따른 교회로 든든히 서가야 합니다”_직전 총회장 우종휴 목사, 대담 송영찬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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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임 인터뷰>

우리 교단은 장로교 정치 정신에 따른 교회로 든든히 서가야 합니다

 

<지난 제99회 회기 동안 총회장으로 임기를 마친 우종휴 목사를 찾아 총회장의 임기를 마친 감회에 대해 들었다- 편집자 주>

 

 

송영찬 국장 / 지난 한 해 동안 귀한 중책을 수행하시느라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우종휴 목사 / 감사합니다. 한 해 동안 교단과 전국 교회를 섬기게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기도와 물심양면으로 동참해 주시고 격려해 주신 여러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제가 교단장으로 섬기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여러모로 수고하신 총무님께도 감사합니다. 또한 열악한 형편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목사의 부재를 사랑으로 용납해 주며 총회장으로 힘껏 섬길 수 있도록 희생하며 헌신한 황상교회 성도들에게 감사합니다.

 

송 국장 / 한 해 동안 총회장으로 많은 활동을 하셨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보람이 되었던 기억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말씀해 주십시오.

우 목사 / 제가 몇 년 전 총회장으로 교단을 섬기고 싶은 소원을 말했을 때 세 가지 바람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교단의 개혁이고, 두 번째는 교회를 크다, 작다 일컫는 것 차체가 잘못되긴 하지만 사역의 형편과 관계없이 누구나 총회장을 할 수 있다는 지극히 당연한 것을 주님의 은혜를 의지하여 드러내 보여 주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첫 번째 것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우리 교단과 한국 교회 앞에 하고 싶은 말을 할 기회를 얻기 위함입니다. 만족할 만큼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이룬 것이 있어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그 외에 연합회 활동을 통하여 타교단의 지도자들과 교제하며 유익을 얻고 한국 교회의 현실을 실감할 수 있게 된 것도 보람이라 할 것입니다.

 

송 국장 / 특별히 우리 교단을 대표해서 우리 교단의 면면을 잘 지켜보셨을 것입니다. 우리 교단이 계속 지켜가야 할 장점은 어떤 것이고, 반면에 이것만은 꼭 개선해야겠다고 할 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우 목사 / 교단이 출범할 때 분명히 했던 대로 교권주의를 용납하지 않으려는 점은 높이 평가 되어야 하며 앞으로도 그 가치를 이어가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교권주의를 배격하려다가 교회의 권위마저 가볍게 여기는 위험에 빠져드는 것은 아닌지 매우 염려스럽습니다.

교회의 머리된 주님의 권위를 사람이 가로채도록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되겠지만 그렇다고 개교회의 자율이 도를 넘어 방종으로 기울면 교회의 권위가 훼손되고 질서가 무너져 그 결과는 더욱 나빠질 수도 있습니다.

예컨대 치리회의 결의를 납득할 만한 이유도 없이 순종하지 않는 이들이 그 치리회의 회원이 되고 상비부장이 되고 위원장이 될 수 있고 임원도 될 수 있는 것에 대하여 있는데, 우리는 그것이 너그러운 일이라고 자랑할지 모르지만 과연 다른 지체들도 그와 같이 생각하고 부러워할지는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합니다.

우리는 온전함을 추구하지만 부족할 때가 더 많습니다. 우리가 결정한 것이 조금 부족해 보여도 우선은 따르면서 더 나은 길을 제시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내 뜻과 맞지 않다고 따르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의무를 행하지 않으면 다른 교단처럼 제재를 가해야 합니까?

헌금의 정신을 따라 각자의 형편대로 함께 참여하지 않으면 결국은 누군가의 더 큰 희생이 불가피해집니다. 내 의무를 게을리함으로 형제가 더 큰 희생을 하게 되는 것은 적당해 보이지 않습니다.

 

송 국장 / 목사님께서도 이임사에서 언급하셨듯이 지난 35년 동안 하나님께서 우리 교단을 향해 베푸신 은혜가 각별합니다. 반면에 우리들이 각성해야 할 점도 있을 것입니다. 특별히 어느 면에서 우리 교단이 각성해야 하는지요?

우 목사 / 개인이나 단체나 사람들은 제나름 자존감이나 자긍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야 살아가는 보람을 느낍니다. 문제는 개인이나 단체의 자긍심이 다른 사람에게 유익이 되고 궁극적으로 하나님께 영광이 되느냐입니다.

우리 나름 합신에 대한 자긍심이 있습니다. 다른 교단에서 인정해 주니 마음이 뿌듯해지기도 합니다. 연합회에서 우리 교단에 대해 좋게 평해 주는 말도 들었습니다. 제가 우리 교단을 낮게 평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그런 말을 우리를 위로하는 말로 듣고 자만해서는 안 된다고 말씀 드리고 싶을 뿐입니다.

우리는 교회개혁을 부르짖으며 교단을 만들었습니다. 개혁을 표명했다고 개혁이 저절로 되지는 않습니다. 부단히 개혁에 힘을 써야 합니다. 다른 교단과 비교하면서 자만에 빠지고 태만해지면 우리의 시작은 좋았지만 나중은 부끄럽게 될 수도 있습니다. 모든 개혁주의 교회들이 그러해야겠지만 개혁을 부르짖으며 뛰쳐나온 우리들은 더욱 교회개혁에 목마르고 배고파해야 합니다.

대단히 죄송하지만 이 정도 하기 위해 나온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개혁을 한다는 우리들이 진리에 대해서 타협할 수는 없지만, 속 좁고 편협하다는 말을 들어서도 안 됩니다. 진리에 대해 확고할수록 사랑이 많고 너그러운 주님의 모습을 닮아 많은 사람으로부터 귀하게 여김을 받을 만 해야 합니다.

교류하는 교단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마음을 넓혀 다른 교단의 좋은 점을 받아들여 더욱 진보해야겠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물 안의 개구리 처지가 될 수도 있습니다.

 

송 국장 / 올해로 장로교 총회 제100회 회기가 시작됩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한국장로교 제2세기 원년을 맞이하는 소회와 바라시는 점들을 말씀해 주십시오.

우 목사 / 우리는 장로회 정치를 자랑스럽게 여깁니다. 가장 성경적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장로교 정치 원리를 잘 따르는 교회가 많아 보이지 않습니다. 정치 체제는 장로회인데, 목회자나 그가 섬기는 교회의 형편 따라 목회를 하려 합니다. 각자의 소견대로 행하기가 일쑤입니다. 연합이 제대로 될 까닭이 없습니다. 연합을 기피하는 사람들도 생기고 연합의 흉내만 내게 되기가 쉽습니다.

현실적 어려움은 언제나 있기 마련입니다. 제대로 안된다고 쉽게 포기해서도 안 되고 적당히 해서 넘어 가려고 해서도 안 됩니다. 어렵지만 하나님의 은혜를 의지하여 현실과 부딪히며 씨름해야 합니다. 사람으로서는 할 수 없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하나님은 하실 수 있음을 믿고 의지하면 하나님께서 이루어 주실 것입니다.

사람마다 한국교회의 심각한 어려움을 말합니다. 여러 어려움을 다 말하지 않아도 가장 심각한 것은 이기심에서 비롯한 개교회주의라고 생각됩니다. 사도신경으로 신앙고백은 우주적으로 하지만 신앙생활은 자기교회 중심으로 합니다. 결과적으로 교회간의 연합은 고사하고 경쟁하고 분쟁하며 분리하는 것이 허다합니다. 세상의 빛과 소금이 못 되고 비난과 조롱을 당해 하나님의 영광을 찬송 못하고 영광을 가리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이제부터라도 우리들이 임직할 때 서약한대로 행하여 바람직한 장로교 정치를 실현해 하나님께 영광과 찬송을 도리는 교회가 되게 해야겠습니다.

 

송 국장 / 끝으로 개혁신보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 목사 / 지나간 백 년 동안 하나님께서 우리나라와 교회에 많은 복을 주셨습니다. 지난 35년 동안 우리 교단에도 많은 복을 주셨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요 많은 분들의 헌신과 희생의 열매입니다. 앞서간 분들이 씨 뿌리고 가꾸고 우리들은 열매를 거두기도 합니다. 지금 우리들도 새롭게 씨를 뿌리기도 하고 물을 주기도 해야 훗날 다른 이들이 거두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먼 훗날 주님 앞에서 칭찬을 받을 것입니다.

신문은 성도의 교제를 나누는 또 하나의 도구입니다. 전국에 흩어져 있는 성도들이 비록 얼굴은 보지 못해도 기도 가운데, 신문을 통해서 사귐을 나눕니다. 함께 기뻐하기도 하고 슬퍼하기도 합니다. 교제는 일방적 일 수 없습니다. 보다 열심히 읽으시고 적극적으로 나누고 싶은 말씀을 게시판에 올리기도 하십시오.

우리들이 출석하는 교회가 각기 다르지만 주님 안에서 우리는 하나입니다. 한 몸입니다. 신문은 우리의 하나 됨을 돈독하게 해 주는 또 하나의 도구입니다. 교회를 위하여 기도하실 때 교단과 신학교뿐 아니라 신문사를 위해서도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송 국장 / 귀한 말씀 고맙습니다. 지난 한 회기 동안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