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바른 신학’ 이념은 여전히 우리의 가장 중요한 가치인가?_윤여성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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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신학’ 이념은 여전히 우리의 가장 중요한 가치인가?

윤여성 목사(열린문교회, 본보 논설위원)

 

우리 교단은 ‘바른 신학’ ‘바른 교회’ ‘바른 생활’이라는 3대 이념을 대내외적으로 표방하고 나아간다. 그런데 과연 지금도 합신 교단 내에 소속한 목사나 교회들이 그 첫 번째 이념인 `바른 신학`의 모토(motto)를 가장 중요한 첫째 자리에 두고 있는지 묻고 싶다.

‘바른’을 뒤로 하고라도, 먼저 교회가 ‘신학’ 자체에 대한 중요성을 무시하는 것이 요즘 세태다. 교회와 목회(특히 설교)에서 신학의 중대성이 상실된 시대라고 말한다. 이러한 현대교회의 세태는 웰즈(D. F. Wells)의 ‘신학 실종’과 같은 저서들에서도 고발하고 있다.

목회자 중에는 자신의 세속 정치 이념은 목숨같이 여기면서도, 정작 `바른 신학`의 가치와 중요성에 대해 홀대하기도 한다. 목회의 핵심을 이루는 이 부분과 관련하여, 우리의 설교나 목양에서 큰 문제가 있지 아니한가? 특히 우리가 표방한 바른 신학 수호가 침몰 위기에 처해 있다는 위기감마저 느낀다.

신학의 중요성은 비단 목회하는 목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교회 대부분을 차지하는 성도들에게도 그것은 실로 중요하다. 우리 교단의 설립 시점에서부터 선조들은 그것을 인식했음이 틀림없다. 교회의 구성원들이 신학에 매우 관심이 적어지고, 그저 종교 생활이나 개 교회적 관심사만을 중시하는 풍조라면 목회자는 긴장해야 할 것이다. 성도들이 성경이 말씀하는 구원과 신학의 정당성에 대해서 어떠한 관심도 기울이지 않고, 그저 교회에 잘 나온다고 해서 만족하거나 안심해서는 안 된다. 특히 합신 공동체에서는 우리 선조가 내세웠던 이 첫 모토를 멸시하며 그 가치를 무시하거나 벗어나는 그런 교회나 신앙인이라면 심각한 문제가 있음이 자명하다.

교회의 외적 성장의 면들만을 지상 과제라도 되는 듯 추구할 때, 정작 하나님 나라와 복음 운동에 비춘다면 전체 교회의 가치가 크게 후퇴함이 되리라. 신학의 문제가 단지 복음 선포의 도구라기보다는 복음 선포함 자체로서 여겨져야만 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신학이 잘못될 때는 복음 선포의 목적도 실패하고 말 것이라 함이다. 만일 ‘바른 신학’을 첫째 모토로 하는 합신의 지도자가 신학적인 타협을 함부로 한다면, 그는 자신의 정체성을 부인하며 결과적으로 가장 거짓된 위선자가 되고 만다. 그가 따르는 신학적 이상의 중대한 첫 이념을 버리거나 미끄러졌기 때문이다.

우리 교단은 목회에서 바른 신학 관념을 생명처럼 여겨야 할 책임이 너무도 크다. 바른 신학은 곧 칼빈주의 개혁신학으로 종교개혁의 유산으로 우리가 물려받은 것이며, 학교에서 우리가 배운 것도 그 신학이기 때문이다. 시대적 혼란함이 넘치는 이 땅, 이 나라의 교계에서 우리가 ‘바른 신학’의 중대함과 엄중함을 지키지 못한다면 우리 신앙 선조의 이름을 더럽히는 것이 될 것이다. 개인이든 교회적으로든 ‘바른 신학’이 우리의 ‘생명 관심사’여야 할 것이다.

믿음의 기반 위에 굳게 서도록 우리 모두를 격려하면서, 좁은 길이라 여겨지더라도 성경의 진리에 대한 담금질을 새롭게 하기 바란다. 그럴 때만 이 시대적 혼탁함과 무기력이 파다하게 퍼져가는 이 땅 교계에 우리가 꿈쩍도 하지 않고 진리의 길을 이끌며 매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