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대는 군대입니까, 노동단련대입니까?’
유대열 목사(본향교회, 강원 북한교회재건위 실행위원)
이 질문은 남한 사람들이 북한 ‘인민군’에 대해 갖고 있는 질문입니다. 많은 북한 사람들이 굶주림으로 죽어가고 있습니다. 북한군도 예외가 아닙니다. 북한군대의 영양실조율은 20%에 달하고 병사들이 굶주림으로 죽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북한군대는 김정은 정권을 향하여 봉기 한 번 일으키지 못하고 잠잠해 있느냐, 그것도 군대냐, 하는 의문입니다. 우리나라 역사를 보더라도 ‘임오군란’이 있었습니다. 그 사건의 원인은 군대가 급료를 받지 못하는 등, 생활고에 허덕였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병사들이 전투에서 전사하는 것이 아니라 평화 시기에 굶주려 죽고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군은 왜 잠잠히 죽어가고만 있는 거냐?
어찌된 일입니까? 그것은 북한군대가 정상적인 군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정상적인 나라들에서 군대는 정치적으로 중립입니다. 군대는 어떤 권력자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존재합니다. 그러나 북한군대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존재하지 않습니다. 북한군대는 김정은을 위해 존재하고 있습니다. 창군 날부터 북한군대의 구호는 ‘조국을 위해 복무함!’이었습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는 말이었습니다. 1970년대 초, 김정일이 김일성의 후계자가 되며 김일성 일가의 정권세습이 영구고착화 되었습니다. 그 즉시 김정일은 북한군대의 구호를 ‘조국을 위하여 복무함’에서 ‘위대한 수령을 위하여 복무함’으로 바꾸어 버렸습니다. 군대의 존재이유와 사명이 국가와 국민에서 수령에게로 바꾸어진 것입니다. 북한군대가 국가와 국민의 군대에서 김일성 사설가병으로 변한 것입니다. 충격적인 것은 군대의 모든 지휘관들과 병사들이 이것을 열렬히 환영하였다는 것입니다. 온 나라 주민들이 김일성과 그의 자손들을 ‘어버이 수령’으로, ‘위대한 태양’으로, 즉 인간이기보다는 신으로 추앙하고 숭배하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군대와 군인들도 북한 주민의 일 부분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던 것입니다.
남한 사람들이 놀라고 머리를 갸우뚱하게 하는 것이 있지요. 군복무를 전혀 해보지 못한 김정일이 하루아침에 ‘인민군 원수’(식스 스타)가 되었고, 애송이 김정은도 하루아침에 원수(식스 스타)가 되었습니다. 우리에게는 놀랍고 이상한 일이지만 북한 사람들과 군대에게는 아주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북한군대의 주인, ‘주군’이 김정은이기 때문입니다.
북한군대는 ‘노동단련대’가 아닙니다. 무장을 가진 군대가 맞습니다. 그러나 김정은의 사설가병이고, 김정은이 그들의 ‘주군’이기에 항거할 수 없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때때로 북한의 쿠데타에 대하여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정치와 권력이 부패하고 백성이 도탄에 처했을 때 많은 나라들에서 쿠데타가 일어났고, 그것으로 정권이 바뀌었기에 하는 말들입니다. 루마니아를 비롯한 여러 공산국가들에서도 쿠데타로 공산정권이 뒤집혔습니다. 북한군대가 아무리 김정은의 사설가병이라도, 나라와 백성이 도탄에 빠졌는데, 쿠데타가 가능하지 않을까….
북한군대는 정상적인 군대와 다른 독특한 지휘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정치위원 우위의 지휘시스템’입니다. 군대의 지휘권은 군사지휘관이 갖고 있습니다. 사단은 사단장의 명령에 의해 움직이고, 연대는 연대장의 명령에 따라 움직입니다. 그러나 북한군대는 ‘정치위원’의 명령에 움직입니다. 연대장이나 사단장이 작전 결심을 했더라도 그 연대, 사단의 정치위원이 승인하지 않으면 병사들은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습니다. 정치위원들은 김정은의 노동당 파견원들입니다. 뉴스들을 보면 군사문외한인, 황병서 인민군총정치국장(2014 인천아시아게임 때 남한에 왔던 인물)이 북한 국방장관보다 훨씬 위에 있었던 이유입니다. 노동당 파견원인 정치위원이 군사지휘관 위에서 실제적인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 북한군의 지휘시스템입니다.
여기에 더하여 모든 장교·병사들의 인사·승진이 정치위원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그것으로 장교들과 병사들에게 사단장, 연대장 등 군사지휘관들은 전혀 인기가 없습니다. 인기는 모두 정치위원들이 독차지 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병사들과 장교들의 인사권과 승진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군대는 굶주림으로 죽어가고 있으면서도, 정치와 권력이 부패하고 백성이 도탄에 처했는데도 어떻게 봉기 한 번 일으키지 못하냐고요? 북한군대는 김정은의 사설가병이고 김정은이 그들의 ‘주군’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김정은 파견원, 노동당 파견원인 ‘정치위원 우위의 지휘시스템’으로 움직이는 군대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안목과 지식, 상식으로는 남북의 하나 됨과 북한 구원의 길은 요원해보이기만 합니다. 그러나 창조주가 되시고 역사의 주권자가 되시는 하나님의 역사와 섭리로 바라보면, 남북의 하나 됨과 북한 구원의 길이 보이기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