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는 중요한가?
설교는 중요하다. 설교는 무엇인가? 설교는 예배의 현장에서 설교자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것이고 청중이 하나님의 말씀을 받는 것이다. 설교의 중요성은 하나님의 뜻을 담은 말씀이 목사를 통해 교회에 전달된다는 데 있다. 이 전달에서 첫째로 부각되는 것은 본문 증언이다. 설교에서 본문이 반드시 제시되어야 한다. 설교는 본문을 바탕으로 삼기에, 본문 없는 설교는 이미 설교가 아니다. 그런데 설교에서 본문 제시와 더불어 견지해야 할 것은 해석이다. 해석이란 본문의 뜻을 드러내는 작업이다. 해석은 본문이 가리키는 바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그래서 해석이 없이는 설교라고 보기 어렵다. 하지만 설교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설교는 청중이 하나님의 말씀을 수용하여 실천하게 만들어야 한다. 청중을 설득하여 삶으로 이끌지 않으면 설교가 아니다.
설교가 본문의 증언, 해석, 설득이라는 데서 설교하는 목사는 막중한 책임을 가진다. 설교자는 몇 가지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기회가 될 때마다 성경을 많이 읽는 것이다. 설교자는 끊임없이 성경을 탐독해서 해박한 성경 지식을 확보해야 한다. 나아가서 설교자에게는 본문을 해석할 수 있는 실력이 필수이다. 이렇게 하려면 정상적인 신학 교육을 거치는 것은 물론이고 개인적으로도 신학 수업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이에 더하여 설교자는 청중을 설득할 수 있는 면모를 갖추어야 한다. 설교자는 자신이 전한 설교를 실천하는 삶을 살아야 하며, 목회를 통해 신자들의 상태를 알아야 하고, 치우침이 없이 세상의 문제를 통찰해야 한다. 그래서 아무나 설교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은 분명하다.
그런데 바르게 설교하는 것은 설교자의 책임만이 아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받는 데 모든 것이 동원되어야 한다. 예배에서도 이 점을 간과하면 안 된다. 예배의 핵심에는 여러 요소가 있다. 하나님께 내어드리는 부분이 있고, 하나님께 받아들이는 부분이 있다. 기도, 찬송, 고백, 봉헌 등이 내어드림이라면 설교는 대표적인 받아들임이다. 내어드리는 요소들을 강조하느라 설교가 위축되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다. 하나님께 우리의 것을 드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우리가 하나님의 것을 받는 것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어드리는 요소들은 궁극적으로 설교를 위한 것으로 작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기도는 하나님의 말씀을 알아듣도록 구해야 하고, 찬송은 말씀을 주시는 하나님을 높여야 한다.
교회 제도 역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받는 것을 목적으로 형성된다. 바른 설교의 전달에 이바지하는 것이 교회에 제도가 존재하는 중대한 이유이다. 당회의 최우선 목적은 목사가 설교를 잘 하도록 그리고 회중이 설교를 잘 알도록 돕는 것이다. 그래서 당회는 설교하는 목사를 힘껏 지원해야 하고 회중의 설교 이해를 힘써 감독해야 한다. 시찰회는 지교회 목사가 바르게 설교하고 있는지 그리고 해당 당회가 회중의 설교 이해를 지도하는 데 힘쓰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 노회가 가장 예민하게 다루어야 할 사안도 설교이다. 노회는 지교회의 목사와 성도 사이에 설교를 통해서 성경의 진리가 확실하게 교류되는지 항상 관심해야 한다.
당연히 교회의 직분도 설교와 깊은 관련이 있다. 개혁파 교회가 목사, 장로, 집사라는 삼중직(신학교수를 포함하면 사중직)을 중시하는 것은 모두 설교 때문이다. 장로는 하나님의 말씀이 바르게 선포되도록 목사를 최대한 받혀주고, 회중이 설교를 잘 이해하여 준행하도록 치리한다. 교회 안팎으로 재정 관리와 빈민 구제라는 두 가지 기능을 맡는 집사는 특히 목사가 경제 문제로 말미암아 설교에 최선을 다하지 못하는 것을 방지한다. 교회는 행사를 위한 행사를 하는 것이 아니다. 교회의 행사도 설교에 초점이 모아져야 한다. 청중은 설교에 전심으로 집중해야 한다. 교회는 설교에 해당하는 본문을 예고하는 것이 옳고, 청중은 설교 본문을 미리 숙지한 다음에 예배에서 설교에 귀를 기울일 것이며 그 후에 설교를 깊이 반추하는 것이 옳다.
어떤 명목으로든지 목사 없는 교회를 꿈꾸거나 설교 없는 예배를 꿈꾸는 자들은 가장 위험한 존재들이다. 이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완강히 거부하는 악한 시도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오류로 말미암아 교회는 하나님의 말씀에서 멀어지고 단절된다. 하나님의 뜻에 맞는 교회를 바란다면, 설교를 중시하라 그리고 목사를 존중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