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예배인가 행사인가_장재훈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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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인가 행사인가

장재훈 목사(내흥교회)

음식 중에 ‘짬뽕’이라는 것이 있다. ‘짬뽕’이란 말은 중국어로 ‘밥을 먹다’ 또는 ‘밥을 먹었니’라는 뜻을 가진 ‘츠판’이 변해서 된 말이라고 한다. 그리고 일본어인 ‘잔폰’에서 비롯되었다고도 한다. 어원과 유래를 떠나 이 용어는 해삼, 새우, 전복, 야채 등 여러 가지 해산물을 섞어 넣은 것을 가리킨다. 순수하게 어느 한 가지 식재료로 만든 것이 아닌 여러 가지 해산물을 섞어서 만든 음식을 지칭하는 말이다.

오늘날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가 순수성을 잃어버리고 마치 짬뽕처럼 변한 경우들이 상당하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결혼예배’, ‘결혼예식’이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예배’라 함은 시종일관 오직 하나님을 향한 하나님과 성경이 원하시는 방식으로 드리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정통예배가 그것이다. 그런데 ‘○○예배’라고 하고는 별의별 이름을 붙여 바른 예배와는 무관한 행사를 하곤 한다.

그러면서 인간적인 즐거움으로 웃고, 박수를 치고, 떠들면서 예배의 내용과 관계가 전혀 없는 행사 중심의 행위들을 당당하게 한다. 이렇게 하여 불신자들에게 예배를 일종의 행사처럼 우습게 여기도록 만들어 버린다. 안타깝게도 이런 일들이 우리 주변에 일반화 되어가고 있다.

최근 어느 기독교계 방송국에서 있었던 일이다. 소위 대통령 당선 감사예배를 드렸다. 당선 감사예배를 관련 당사자들이 하지 않고 제3자가 주최하여 행사처럼 하는 것은 이상하다. 당선자를 위해 정치를 잘하고 임기 내에 건강하게 국민을 위해 잘 봉사하고 국민화합을 위해 힘쓰도록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면 문제가 없다.

더구나 잘 아는 것처럼 그 당선자는 하나님을 믿는 자라는 확증이 없다. 그런 자를 직접 초청하여 하나님께 ‘감사예배’를 드리고 예배 중 불신자인 그가 인사말을 하게 했다. 하나님 중심으로 순수해야 할 예배에 목사들이 그 당선자와 함께 행사처럼 예배를 진행했다.

설교를 맡은 목사는 이런 말까지 했다. “당선인이 매일 아침에 하나님께 기도하면 응답하실 것이다”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거듭난 경험도 없는 그가 아침마다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응답해 주실 거라고 한 것이다. 이러한 언급을 어떻게 해석하고 이해해야 하는가. 이런 행사적 예배, 세속적 예배, 사람 중심의 예배, 짬뽕주의 예배, 자유주의 예배가 종종 있어 왔고 현재도 진행형이다. 일부 목사들과 기관들이 아무런 거리낌이 없이 이런 일을 행하고 있다. 참으로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다.

예배는 행사가 아니다. 예배와 행사는 엄연히 구별된다. 예배와 행사는 전혀 다른 성격을 지닌다. 대상도, 내용도, 방식도 전혀 다르다. 예배의 대상은 하나님이지만 행사의 대상은 사람이다. 그런데 예배 중에 행사를 섞고, 행사 중에 예배를 드린다. 예배에 대한 본질과 기본을 망각하고 예배 자체를 훼손하고 업신여기는 처사다. 이에 대한 두려움이 없이 자연스럽게 행하고 있다.

예배와 행사를 가지려면 1부와 2부로 정확히 나누어 예배는 예배대로 바르게 드리고 그 이후에 행사를 가지면 문제없다. 결혼예식이든 정치적인 행사든 그리하면 된다. 그런데 이도 저도 아닌 짬뽕 식 예배를 진행하고 있어 개탄스럽다. 얼마나 예배를 받는 주인공이신 하나님을 무시하고 예배에 대한 기본 인식이 없으면 자기들 편리한 대로, 하고 싶은 대로 한단 말인가.

예배든 행사든 무엇을 하든지 찬송하고, 기도하고, 설교만 하면 예배인가. 예배라고 이름만 붙이면 다 하나님이 받으시는가. 참으로 누구를 위한 예배인가. 하나님께서 받지 않으신 가인의 제사를 잊었는가. 구약의 예배와 신약의 예배의 정신과 원리는 변함이 없다. 제사 방식과 제사 자체와 제물과 제물을 드리는 자들에 대한 모습은 거룩, 구별, 순수, 정결함, 하나님 중심이어야 한다.

더 이상 사람 중심의 예배, 행사 중심의 예배, 예배를 훼손하고 업신여기는 짬뽕 예배나 행사는 없어야 한다. 예배는 행사가 아니다. 행사는 예배가 될 수 없다. 예배는 예배고 행사는 행사일 뿐이다. 한국교회가 혼돈을 자초하지 말고 더욱 성숙되고 변질되지 않는 순수한 성경적 제자리를 지켜나가기만을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