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순종은 능동적 순종과 수동적 순종을 모두 포함하는 것
제33회 정암신학강좌 & 개혁신학사상연구소 신학 특강 은혜 가운데 성료
합신 정암신학연구소와 합신 총동문회, 그리고 합신 개혁신학사상연구소(IRTS)가 공동으로 주관한 정암신학강좌와 개혁신학사상연구소 신학 특강이 11월 16일(화)부터 18일까지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개최됐다.
고 정암 박윤선 목사의 뜻을 기리기 위해 마련된 제33회 정암신학강좌와 신학특강은 ‘그리스도의 순종과 의의 전가’라는 주제로 합신 동문들과 교수, 재학생, 교계 인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현장과 온라인으로 동시에 열렸다.
특히,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우려해, 학교 당국과 주최 측에서는 방역담당자들을 현장에 배치,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정암신학강좌는 개혁신학사상연구소(IRTS) 소장 김병훈 교수(합신 조직신학), 합신 블링거 프로젝트 디렉터 박상봉 교수(합신 역사신학), 한국복음주의신학회 회장 이승구 교수(합신 조직신학), 합신 도르트신경400주년 프로젝트 디렉터 이남규 교수(합신 조직신학), 합신 청교도연구센터 소장 안상혁 교수(합신 역사신학)가 각각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또한 박형용 합신 명예교수가 ‘하나님의 사람, 정암 박윤선을 만나다’라는 주제로 특강을 펼쳤다.
강좌에 앞서 진행된 개회예배는 합신 총동문회 상임부회장 이재헌 목사의 인도로, 증경회장 변세권 목사의 기도에 이어 총회장 김원광 목사의 설교, 총동문회장 허성철 목사의 축도, 총동문회 총무 이영래 목사의 광고 순으로 진행됐다.
‘정암의 휘호-지사충성’(계 2:10)이란 제목으로 말씀을 전한 김원광 총회장은 “정암신학강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정암의 정신을 살리는 것”이라고 전제한 뒤 “정암이 목숨을 걸고 사랑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매강좌마다 영화롭게 하신 것, 이것이 바로 정암신학강좌의 특징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원광 총회장은 또한 “정암의 지사충성이란 휘호는 우리에게 귀한 정신을 일깨워 준다”면서 “우리 함께 △주님께 최고의 사랑을 드리자는 것 △주님의 놀라운 은혜를 기억하자는 것 △주님이 주실 생명과 영광의 상급을 기대하며 살자는 것이 지상충성이란 휘호에 담긴 다짐”이라고 밝히고 “매년 진행되는 정암신학강좌가 바로 이러한 정신이 크게 드러나는 강좌들로 채워질 수 있기를 소망해 보며, 우리 주님을 향한 사랑과 충성과 헌신이 우리 합신 총회 안에, 그리고 한국교회 안에 이전보다 더 충만해지는 일들이 일어나기를 소망한다”고 맺었다.
그리스도의 순종과 의의 전가 교리는
종교개혁과 개혁주의 칭의론의 핵심 주제
제1강좌에서 김병훈 교수는 ‘역사적 개관과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라는 주제로 발표하고 “의의 전가와 관련한 그리스도의 순종의 의미에 대하여 웨스트민스터 총회가 토론한 과정을 살피고 그 결과물인 신앙 표준문서의 바른 이해”를 조명했다. 이어진 제2강좌에서는 박상봉 교수가 ‘초기 종교 개혁자들의 견해’란 주제로, 제3강좌에서는 이승구 교수가 ‘현대 개혁파 정통신학자들의 견해’란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수요일부터 진행된 개혁신학사상연구소 신학 특강 제4강좌에서 이남규 교수는 ‘전기 정통주의의 견해’란 주제로, 제5강좌는 안상혁 교수가 ‘후기 정통주의의 견해’란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능동적 순종 : 율법과 하나님의 명령을 지키신 순종
수동적 순종 : 죄인의 죄책을 사하기 위해 고난받으신 순종
전기 정통주의는 대략 1565년에서 1640년까지, 후기 정통주의는 1640년부터 1725년까지의 시기에 해당한다.
이처럼 다섯 번에 걸쳐서 진행되는 강좌는 16세기 종교개혁시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그리스도의 복음에 대한 이해를 형성하는 중요 교리인 의롭다 하심(칭의)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매우 컸다.
특별히 하나님께서는 죄인에게 그리스도의 의를 전가함으로 죄인을 의롭다고 하시는 은혜와 관련하여 심층적인 논의를 진행했다. 이번 강좌는 죄인이 의롭다 함을 받는 근거인 그리스도의 순종은 어떠한 것이가에 대한 사안에 초점이 두어졌다.
그리스도의 순종은 일반적으로 능동적 순종과 수동적 순종의 두 가지 측면에서 구별된다. 능동적 순종이란 그리스도께서 ‘행할 것을 행하시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지 않으심으로 율법과 하나님의 명령을 지키신’ 순종을 뜻한다. 이와 달리 수동적 순종이란 그리스도께서 ‘자신에게 속한 죄인의 죄책을 사하기 위하여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여 고난을 받으신‘ 순종을 가리킨다. 여기서 수동적이란 ’고난을 받으신‘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능동적 순종과 수동적 순종은 모두 그리스도께서 행하신 순종이므로 서로 분리되어 떨어지는 두 개의 순종일 수가 없다. 이러한 구별은 그리스도의 순종의 두 측면을 살펴서 그리스도께서 죄인을 구원하시기 위하여 행하신 일을 잘 이해하고자 하는 유익을 갖는다.
교계 일부 주장하는 수동적 순종만이 의의 전가의 근거
개혁교회 표준적 신앙고백에 비추어 정당하지 않아
신학적으로 장로교회와 루터교회에 속한 종교개혁 이후의 주요 신학자들은 능동적 순종과 수동적 순종을 모두 포함하는 그리스도의 ‘모든 순종’이 죄인을 의롭게 하는 근거로 보는 것이 성경의 교훈에 합당함을 밝혔다. 하지만 이와 다르게 오직 그리스도의 순종 가운데 수동적 측면만이 죄인을 의롭게 하는 근거가 된다고 주장하는 일부 소수의 반대가 있어 왔다. 이러한 반대의 목소리는 17세기에도 있었고 지금까지도 여전히 존재한다. 그러나 개혁신학을 따르는 장로교회와 개혁교회는 그리스도의 모든 순종, 곧 수동적 순종의 측면만이 아니라 능동적 순종의 측면도 의롭다함의 근거임을 신앙의 표준교리로 고백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장로교회의 표준신앙 문서로 받고 있는 17세기에 적성된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와 ‘대·소요리문답’은 이 사실을 확고히 하고 있다.
그럼에도 ‘그리스도의 순종과 의의 전가’라는 주제로 정암신학강좌와 신학특강을 마련한 것과 관련하여 개혁신학사상연구소 소장 김병훈 교수는 “교계 일부에서 그리스도의 수동적 순종만이 의의 전가의 근거이며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은 그렇지 않다고 하는 주장이 개진되고 있는 상황에 비추어, 종교개혁 이후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개혁교회가 고백해온 신앙을 교리사적으로 살핌으로써 이들의 주장이 개혁교회의 표준적 신앙고백에 비추어 정당하지 않음을 밝히고, 웨스트민스터 표준문서의 교훈이 성경의 가르침과 일치하며 장로교회가 신앙하는 교리의 표준임을 공고히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하면서, “이번 특별강좌가 한국 교회 목회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개혁신학의 재천명으로
새로운 갱신의 기회 평가
아울러 정암신학연구소장 안상혁 교수는 이번 강좌의 의의에 대하여 “그리스도의 순종과 의의 전가 교리는 종교개혁과 개혁주의 칭의론의 핵심 주제”라며 “이번 강좌를 통해 정암 박윤선 목사와 함께 출발한 합신 총회와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가 처음부터 오늘날까지 성경적이며 개혁주의에 충실한 칭의 교리를 일관성 있게 견지해 왔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하였다.
허성철 총동문회장은 “지금 우리 앞에는 신앙과 교회를 위협하는 반 기독교적 사상들이 복음의 가면을 쓰고 참 복음인 것처럼 도전해 오고 있다”면서 “우리에게 교회 회복과 하나 됨을 위해 정암신학강좌를 허락해 주셨는데, 하나님께서 귀하게 사용하시는 교수님들의 강좌는 코로나19로 힘들고 지쳐있는 목회자들과 사역 현장에 가뭄의 단비처럼 시원하게 해 줄것을 기대한다”고 말하고 “교수님들의 통찰력있는 분야별 제언은 한국교회와 목회현장에 필요한 비전, 믿음의 실천을 회복하는 새로운 갱신의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