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회기 총회와 우리의 기대
한국교회가 코로나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가기는 힘들 것이라고들 말한다. 일면 수긍이 되기도 한다. 이전으로 돌아간다는 개념은 물론 한국교회의 긍정적 환경과 내실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그 점에서 코로나 이전에 추구하고 실행하던 교회 내외적인 일들이 중단되지 않고 원래의 동력을 회복할 수 있겠는가라는 질문에는 긍정적 답을 기대하기 힘든 현재의 여건이긴 하다.
그러나 다른 의미로 코로나 위기가 가져온 기회를 논하기도 한다. 위기 속에서 우리가 얻은 새로운 성찰과 방향성이 또 다른 영적 진보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희망 말이다. 따라서 우리는 그 동안의 숱한 자책과 자기비판적 질문에만 머무르지 않았으면 한다. 그런 성찰이 필연이요 지속성이 요구되는 깊은 의미와 가치를 지닌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긍정적 희망을 말하고 그 희망을 바탕으로 실천의 발걸음에 집중함이 유익한 시점이다. “그러면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하면서 실현 가능한 것들을 순서대로 추스르며 함께 연대하며 나아가는 자세가 중요하다. 106회기 신임 총회장이 취임사에서 “어려운 목회 상황 속에서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출발한다”면서 “오늘의 위기도 주께서 우리를 도와주신다면, 능히 잘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대목이 가슴에 와 닿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먼저, 총회 소속 교회들과 사역자들을 돌보겠다고 한 점은 다른 어떤 사업보다 사랑으로 연대하며 나아가겠다는 선언과 같아서 시의적절하고 의미가 깊다. 우리는 104회, 105회기 때도 팬데믹 상황에서 어려운 교회들과 이웃들을 돕고 나누는 일에 최선을 다한 모습을 감동 깊게 기억하고 있다. 106회기에도 이 일을 지속해 나아가며 “서로 돌아보아 사랑과 선행을 격려하는”(히 10:24) 교단의 성숙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더욱 기대한다.
또 하나, 우리는 신임 총회장이 “시대의 빠른 변화에 대처할 길을 찾자”면서 “세상의 변화에 주눅들기보다 힘을 내서 지금까지 추구해 온 바른 신학, 바른 교회, 바른 생활 정신을 기초로, 우리가 마주한 변화들에 대처할 수 있는 적절한 방법들과 효과적인 복음사역의 길을 찾아 제시해야 한다”고 말한 것에 주목한다. 이는 합신의 신학적 정체성을 굳게 하면서도 비상한 상황에서의 대응력과 효과적인 방법론을 찾겠다는 뜻이어서 그 구체적 내용을 기대케 한다.
그런 프로세스에는 신학적 논의와 더불어 실제 교회 생활과 목회에 조속히 적용 실행할 방법론에 대한 모색이 포함될 것이다. 그렇다면 집행부를 중심으로 관련 기관과 신학자들 그리고 대안을 제시할 현장 목회자들의 공동 연구가 진행돼야 하고 샘플들이 자주 나와야 한다. 그 나름 시간이 걸릴 테고 시행착오를 거치더라도 좋은 매뉴얼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차제에 기대하는 것은 올해 정암신학강좌나 특별 세미나 등의 심포지엄을 활용해 이 부분에 결과물이 나온다면 교단 교회는 물론 한국교회에도 많은 유익이 있으리라는 것이다.
비대면 중심의 새로운 문화에 대처하며 어떻게 하면 신학적 정체성을 기초로 방법론적 열쇠를 마련할 것인가. 이것은 비단 우리 교단만의 고민은 아니다. 다만 우리는 이런 모색 중에 소위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시대에 대한 준비도 병행해야 한다. 위드 코로나의 일상이 된다면 백신접종이나 치료약 등의 희망적 요소들에 연연하기보다 방역에 더욱 주의하면서 교회와 생활의 정상적 복귀에도 힘써야 한다. 그 복귀는 과거 그대로 회귀한다는 뜻은 아니다. 고난 속에서 성찰한 영적 가치와 의미들을 새로운 토대로 삼고 진보해 나아가는 신앙과 생활을 말한다.
그러나 우리는 코로나 펜데믹이라는 특수 상황에서 변칙과 변질의 아픔이 있는 부분도 정직하게 직시하고 결코 변할 수 없는 성경적 가치들에 복귀하는 순결함을 당연히 함께 추구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신임 총회장의 말에 동의한다. “세상이 급변해도 오직 그리스도 예수의 복음으로만 죄인들을 구원할 수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힘은 연약해도 하나님은 능치 못하심이 없으시다는 사실도 변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