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제106회 총회장 취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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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삼위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총회 산하 모든 노회와 교회의 평안을 기원합니다.

지금 한국교회는 과거에 경험해 보지 못한 큰 어려움에 봉착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장애물이 교회의 사역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1년 반 이상 팬데믹 상황이 지속되면서 예배와 각종 모임, 전도와 선교, 교회학교와 신학교의 교육, 총회의 연합활동 등에 큰 타격이 있었습니다. 문제는 이 상황이 금방 끝날 것 같지 않다는 것입니다. 혹자(或者)들은 교회가 팬데믹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도 합니다. 실제로 성도들은 오랜 비대면 예배에 점차 익숙해져 가고 있습니다. 교회들은 변화하는 주위 상황들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만 보고 있을 뿐입니다.
106회기 총회는 이런 어려운 목회상황 속에서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출발합니다. 106회기 총회가 시급히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며, 나름대로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보았습니다.

첫째로 총회 산하 교회들과 사역자들의 어려움을 돌보는 것입니다.
다른 교단 총회의 경우 지난 회기 결산액이 약 7~8% 정도 줄었다는 신문보도가 있었습니다. 이것은 현재 각 교단에 속해 있는 교회들의 상황이 어떤지를 간접적으로나마 볼 수 있게 해 주는 지표라고 생각됩니다. 아마 우리 교단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이 지표는, 지난 105회기 총회와 마찬가지로, 어려운 형편에 처해 있을 총회 산하 교회들의 상황을 살피고 돌보는 것이 이번 106회기 총회에도 가장 시급한 현안임을 알게 해 줍니다. 그러므로 이번 총회도 각 노회와 협력해서 어려운 형제 교회들과 사역자들을 돌보는 사역을 꾸준히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둘째로 총회와 산하 교회들이 시대의 빠른 변화에 대처할 길을 찾는 것입니다.
우리 시대의 변화는 정말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불과 1년 반 사이에 많은 교회의 사역들이 비대면으로 변경되었습니다. 백신을 접종할 수 없었던 교회학교의 경우 비대면 상황이 장년들보다 훨씬 더 길어지고 있습니다. 신학교 교육 역시 일반 대학처럼 오랜 비대면 교육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런 비정상적인 상황을 어떻게 끝낼 수 있을까? 혹은 이런 상황에도 과거보다 더 효과적으로 주의 일을 해 나갈 수 있을까?’ 하는 것은 지금 우리가 풀어야 할 가장 시급한 문제 중 하나입니다.

글로벌 시대라며 세계의 문이 활짝 열린 것 같더니, 지금은 각 나라가 순식간에 문을 걸어 잠그고, 외국인들에 대한 경계심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전과 같은 선교 방법이 갈수록 힘들어질 수 있음을 짐작케 합니다. 팬데믹 기간에, 교회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는 과거보다 훨씬 더 부정적으로 변했습니다. 교회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도(關心度) 역시 이전보다 많이 낮아졌습니다. 지난 5년 동안의 급격한 부동산 가격 상승은 교회 개척에 대한 부담을 크게 늘렸습니다. 신학교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의 수는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고, 세상은 각종 이단, 사이비들과 교회를 구분 지으려고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짧은 기간 동안 세상의 많은 것들이 교회에 적대적으로 변했습니다.

더 지적하지 않아도, 우리 모두 산적한 문제들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적절한 대처 방법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다고 그저 변하는 세상을 탓하며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세상이 급변해도 오직 그리스도 예수의 복음으로만 죄인들을 구원할 수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힘은 연약해도 하나님은 능치 못하심이 없으시다는 사실도 변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106회기 총회는 세상의 변화에 주눅 들기보다 힘을 내서 지금까지 추구해 온 “바른 신학, 바른 교회, 바른 생활” 정신을 기초로, 우리가 마주한 변화들에 대처할 수 있는 적절한 방법들과 효과적인 복음사역의 길을 찾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오늘의 상황에서 한국교회와 우리 합신 총회 그리고 산하 교회들이 앞으로도 왕성하게 주의 나라의 일들을 감당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나간 역사를 살펴볼 때, 한국교회가 복음을 전하기에 유리했던 순간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고 생각됩니다. 한국교회는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여러 위기의 순간들을 잘 극복해왔고, 부흥을 이루어낸 것입니다. 그러므로 오늘의 위기도 주께서 우리를 도와주신다면, 능히 잘 이겨낼 수 있을 것입니다. 위기는,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도리어 새로운 기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번 팬데믹 위기 역시 주께서 한국교회와 우리 합신 총회에 새로운 기회가 되도록 사용해 주시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부디 기도해 주시고 적극적으로 도와주셔서, 106회기 총회가 팬데믹 위기 속에서도 사역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주님의 은혜와 평강이 우리 합신 총회와 산하 교회들 위에 충만하게 임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