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와 그리스도인
장재훈 목사(내흥교회)
그리스도인은 결코 여러 부동산을 소유하고 부자가 될 목적으로 사는 자들이 아니다
최근 LH(토지주택공사) 일부 직원들의 신도시 혹은 개발예정지구에 대한 토지 투기의 건으로 나라가 시끄럽다. 이는 분명 잘못된 것이다. 자기가 거처할 곳이나 경작할 토지가 아닌 곳에 건물과 토지를 소유 또는 매입하는 것은 수상하고 정당성이 없다. 개발 정보로 환차익과 불로소득을 노린 투기 외에는 다른 해석의 여지가 없다. 주로 노후 대비라고 하나 설득력 없는 궁색한 핑계에 불과하다.
한편, 이렇게 호들갑을 떠는 것도 마땅치 않다. 왜냐면 다들 알다시피 대한민국은 이미 투기판이 되었고, 상당수가 이미 투기라는 배를 타고 살기 때문이다. 아파트, 토지, 상가, 주식 등에 남녀노소 투기가 일상화 되었다. 은행 대출을 받으면서까지 단기 주식 투기대열에 합류한 젊은이들도 많다. 주식에 대한 증감을 체크하는 것이 일상이다. 이에 단기투자 주식중독자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소득 방법과 과정이 비상식적으로 왜곡됐다.
이번 사건은 공론화, 여론화가 된 것이기에 문제가 된 것 뿐이다. 이미 오래 전부터 이런 투기의 심각성은 이심전심 다 아는 사실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반전을 꾀하는 것만이 그나마 위안이 될 수 있다. 어떤 투기든 감히 시도를 하지 못할 정도의 강력한 투기 차단 입법을 추진하는 것이다. 아니면 이번 사건도 시간이 지나면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크고 재발될 것이다.
이와 관련해 투기와 그리스도인에 대해 생각해 본다. 성경에 비추어보면 투기와 그리스도인은 상극이다. 성경은 투기를 금한다. 우상숭배인 탐심이자 건전한 근로소득이 아닌 환차익을 노린 불로소득이고 이웃 사랑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은 쌍방의 이익을 위한 투자가 아니다. 지극히 개인 이익만을 위한 투자다. 개인의 배만 불리겠다는 욕심의 결과다. 나아가 자기 형편에 만족하지 못한 과욕과 탐심의 발로다. 게다가 필요한 이웃들에게 돌아가야 할 토지나 건물을 가로채는 이기적인 짓이다. 그래서 성경은 모든 투기를 금한다. 특히 토지나 집은 투기 수단, 돈벌이 수단이 되면 안 된다. 이는 인간의 기본권을 보장해 주는 것이어야 한다. 공유적 성격을 유지해야 한다. 마치 물과 공기와 빛을 공유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런 것을 누군가가 독점하거나 투기 수단으로 사용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는다.
필자는 오래 전 약 7천 세대의 택지개발지구 주민대책추진위원장을 맡았었다. 토지 소유자들 80% 정도가 외지인들이었다. 여기에는 물론 신자들도 있었다. 각종 투기꾼들 속에는 신자들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런 신자들은 즉시 회개하고 당장 투기를 멈추어야 한다.
그리스도인이라면 결코 토지, 건물, 주식 등의 투기에 합류해서는 안 된다. 바른 신앙을 소유한 자라면 그것이 진리와 양심에 반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소유는 자기가 거할 목적의 집과 경작할 토지와 장사할 상가 등만 소유해야 한다. 그 외에는 필요한 자들이 소유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스스로 포기해야 옳다. 불신자들은 투기로 불로이익을 취해도 신자들만큼은 투기대열에 합류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창조되고 부르심을 받고 사는 목적은 부자가 되어 많은 것을 소유하기 위함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천국에 보물을 쌓고 하늘나라를 사모하며 사는 자이다. 결코 여러 부동산을 소유하고 부자가 될 목적으로 사는 자들이 아니다. 입을 것과 먹을 것과 누울 곳이 있으면 만족하고 사는 자들이다. 공수래공수거 인생인데 욕심 부리고 살 이유가 없다. 게다가 이웃을 자기 몸처럼 사랑하는 자들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은 결코 어떤 종류의 투기도 안 된다. 알게 모르게 투기를 한 그리스도인들이 있다면 즉시 돌아서야 한다. 세상 법적으로 정당하다고 해서 바른 것이 아니다. 국회는 빠른 시일 내에 투기 억제와 예방에 대한 강력한 입법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리하여 더불어 사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누구만 배부르고 누구만 이익을 취하며 사는 불공정한 사회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리스도인들만이라도 성경적 도리를 지켜 지금보다 더 정의로운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