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의 뜨락| 하나님 통장, 아버지 지갑 _ 윤순열 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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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의 뜨락

 

하나님 통장, 아버지 지갑

 

<윤순열 사모 | 서문교회>

 

지금까지 인도하신 하나님을

믿음으로 바라보며 좌절하지 않고 엎드릴 것

 

저에게는 하늘 은행 하나님 통장이 있습니다. 세상에는 억만장자, 백만장자 돈 많은 부자도 많지만 제 지갑은 항상 얇고 가볍고 신용카드만 몇 장 들어 있습니다. 외상이면 소도 잡는다고 때로는 겁 없이 긁어댄 신용카드 때문에 결제일이 다가오면 정신이 아득합니다. 항상 수입보다 지출이 많으니 애꿎은 카드만 탓합니다.

며칠 전에는 밤잠을 설쳤습니다. 항상 넉넉지 않은 가정경제 뿐만 아니라 교회 재정까지 걱정할 만큼, 위기가 왔기 때문입니다. 몇 달 전부터 닥쳐온 코로나 재앙이 성도들의 발길을 교회에서 멀어지게 하였고 그로 인한 여파가 교회 재정에까지 엄청나게 파급되었습니다. 저희 교회는 건축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대출이 많은 교회입니다. 매월 돌아오는 대출 이자며 부교역자 사례 등 운영비용까지 생각하면 밤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저희 집은 교회 3층에 지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마음만 먹으면 금방 예배당에 내려가서 기도하기가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잠이 오지 않을 만큼 걱정거리가 생길 때는 큰 기도제목이 생긴 것입니다. 저는 밤중에 예배당에 엎드렸습니다. 눈을 감으니 저절로 눈물이 주르르 흐릅니다. “아버지!!” 하며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절박한 심정에 눈물 콧물이 쏟아지며 하나님 아버지께 통곡을 하였습니다. “하나님 돈 주세요. 급해요!” 나중에는 떼를 써가며 조르기도 하고 하염없이 눈물로 하소연 하였습니다. 한참을 울고 났더니 마음이 평안해졌습니다. 그날 밤에는 편하게 밤잠을 이루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그때를 생각하면 눈물이 나옵니다.

며칠 후 주일이 되었습니다. 코로나로 예배당은 텅텅 비었고 몇 사람 안 되는 성도들이 모였지만 놀랍게도 그날 헌금은 제가 은행에 가서 필요한 금액을 신청한 것처럼 정확하게 채워 주셨습니다. 이전에도 하나님의 도우시는 은혜가 있었지만 최근 몇 주 동안 부족함 없이 정확하게 채워주심에 놀라울 뿐입니다.

요즈음 코로나로 국내뿐 아니라 온 세계가 요동치고 있는 힘든 상황입니다. 우리 아들은 6개월 전에 독일에 갔습니다. 확진자와 사망자가 많은 이탈리아 옆이 독일입니다. 독일도 엄청난 속도로 코로나가 휩쓸고 다니다보니 모든 업소, 학교, 학원, 공항까지 문을 닫아버렸습니다. 졸지에 아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었고 오도가도 못하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한참 향수병에 몸살을 앓던 시기에 오도가도 못하고 갇혀버리게 되자 아들은 우울증이 왔는지 매일마다 전화로 마음의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의 고통은 제 마음을 갈갈이 찢어지게 하였습니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저는 당장 아들을 한국으로 데려오고 싶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그럴 수 없었습니다. 불확실한 한국의 미래를 아들에게 안겨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아들을 다독거리며 기다려보자고 날마다 전화로 격려하였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독일의 유학생과 청년들은 거의 한국으로 돌아오니 아들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갈팡질팡하였습니다. 문제는 단기 비자라서 한국으로 왔다가 다시 독일로 들어갈 수 있을지가 보장이 안 된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지금으로는 불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또다시 아버지 앞에 엎드렸습니다. 세상의 그 어떤 기도보다 간절한 기도는 부모가 자식을 향한 기도입니다. 눈을 감자 수돗물을 틀어놓은 듯 눈물이 쏟아졌고 목소리는 저절로 높아졌습니다.

하소연을 하다가 나중에는 하나님께 따지듯 몇 날 며칠, 밤낮으로 기도하였습니다. 그런데 놀라웠습니다. 모세가 손을 들면 이스라엘이 이기고 손이 내려오면 아말렉이 이기듯이 아들은 마음이 편안하다며 평정되어 있었고,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낯설고 외로운 이국땅에서 공부와 운동으로 마음을 잡았다고 카톡으로 연락이 왔습니다. 한참을 더 가야만 하는 광야길에서 인생의 고통과 문제가 언제 어떻게 발생할지 저는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지금까지 인도하신 하나님을 믿음으로 바라보며 좌절하지 않고 주님 앞에 엎드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