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의 뜨락| 어려움을 뚫고 새로운 희망을 _ 이우명 집사

0
47

은혜의 뜨락

 

어려움을 뚫고 새로운 희망을

 

<이우명 집사 | 일산 평강교회>

 

세상은 바이러스에 놀라지만

우리는 하나님의 손길을 의지한다

 

2020년 1월 25일이 설 명절이었다. 명절을 보내고 어린아이들은 봄방학을 끝내고 어린이집으로, 유치원으로, 학교로 친구들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1월 말 중국 우한발 뉴스가 유튜브에 떴다. 마스크를 쓰고 폐렴의 심각성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하는 동영상이었다. 마스크가 없어서 마스크 대신 이상한 것으로 얼굴을 가린 사람들의 모습도 올라왔다. 이게 코로나19의 시작이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손 씻기, 마스크 쓰기 캠페인을 방송으로, 개개인의 폰으로 알려왔고 마스크를 사려고 줄을 서야 하고 사람들은 휴직을 하거나 무급휴가를 받았다. 우리교회 교우들도 해외 관련 사업을 하는 분들은 들어오고 나가는 길이 모두 막혀 곤란을 겪었고, 거의 모든 경제 활동이 멈춰 서고 있었다. 그때 우리나라 대구지역 신천지 집단에서 다수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코로나 정국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더 강력하게 사회적 거리두기를 장려하고,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은 찾아볼 수도 없고, 외국 여행을 취소는 물론이고 결혼식도 취소해야 했다. 친척의 장례가 나도 대면하여 위로도 못하고 가족장으로 치르게 되는 상황을 맞이했다.

급기야 종교 모임들이 취소되고 기독교인들의 주일예배도 비대면 예배로 모이기를 권장하는 분위기로 바뀌어 갔다. 대형 교회의 공식 예배가 취소되는 사태가 왔고 작은 교회들이 위기에 다다르기도 했다. 예배가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의 권리이며 의무였다면 공동체 식구들의 만남과 교제가 통제되고 권리와 의무를 누릴 수 없는 시간이 왔다.

우리교회는 초기에는 어린아이와 어르신이 있는 가정에서 불안감이 있다면 가정에서 예배하고, 그렇지 않은 성도들은 예배당에 오는 자율적 분위기에서 주일예배를 드렸다. 그랬더니 거의 30~40%는 가정에서 예배를 드렸고, 예배당에서 예배하는 성도는 30여 명에 그쳤다. 그때 분위기는 뭐랄까, 듬성듬성 비어 있는 빈자리를 보니 다들 명절에 고향에 가고 남은 식구들이 예배하는 느낌이 들었다. 주일날에 교회당에 모여 예배드리고 찬양 드리고 성도들 간에 교제하고 사랑을 나누던 일상적인 일들이 통제되어 우울한 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목사님이 강조하던 식사공동체도 간단한 간식으로 대체하고 교제 없이 각자 가정으로 돌아갔다. 우리교회 학생들이 친구들을 전도할 때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우리교회 급식 최고야!”였는데, 그런 식사교제도 못하니 우울하기만 했다.

3월 중순부터는 교회에서 드리는 주일 예배도 멈추었다. 온라인예배를 하기에는 많은 것이 부족한 우리교회 상황에 맞게 매주 목사님께서는 가정예배 순서지를 만들어 주셨다. 그 순서에 맞추어서 가정에서 영적인 가장이 예배를 인도하고 기도하고 묵상으로 말씀을 나누는 것으로 주일가정예배가 진행되었다. 가정예배가 곤란한 싱글 가정들은 특혜(?)를 입어 예배당에 나오는 은혜를 입었는데 감사하게도 나도 은혜를 입게 되었다. 집에서 혼자 예배하기 불편하면 예배당으로 나오라는 목사님의 전화를 받고 기쁜 마음으로 주일날 교회로 향했다. 그런데 시대가 엄중하고 방송에서는 예배를 하는 것이 불법적인 것처럼 뉴스가 나오기도 하니 예배를 드리러 가는 마음이 편하지가 않고 두려운 마음도 생겼다.

교회 앞 사거리를 지나는데 경찰차가 보였다. 순간, 뭐지? 우리가 예배드린다고 잡으러 온 건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엄청 떨리는 마음으로 예배당에 들어섰다. 아! 안심이다. 예배당에 들어서니 비로소 평화가 밀려온다. 나를 포함해서 6명이 띄엄띄엄 앉아서 예배를 드렸는데, 목사님과 사모님은 개척교회 시절이 생각난다고 하신다. 그 은혜로운 자리에 내가 있어 감사할 뿐이었다.

코로나19로 세상이 어수선한 사이 목련이 피기 시작하더니 온 세상은 개나리 진달래 살구꽃 복숭아꽃 울긋불긋 꽃대궐이다. 세상은 작은 바이러스 때문에 기능을 멈춘 듯 보이는데 우리 하나님께서는 꽃도 피우시고 바람도 보내시고 꽃나무를 흔들어 꽃비도 뿌리시고 우울한 속에서도 하실 일을 계획대로 이루신다. 연약한 존재인 우리들은 이럴 때 다시 한 번 하나님의 놀라운 실력을 확인하게 되고 나약한 우리임을 확인한다. 보이지 않는 작은 바이러스에 온 세상이 놀라고 어쩔 줄 몰라 한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손길을 의지하게 된다.

마음 아프고 슬픈 시간이지만 이 어려움을 뚫고 나가면 새로운 희망을 보게 된다. 코로나19를 겪으며 우리들의 마음자세도 달라질 것이고 세계적인 유행 전염병에 대처하는 우리 국민들의 자세도 좋게 평가하고 있다고 들었다. 코로나19 확진자 분별 키트도 제일 먼저 개발하여 발 빠른 대처를 하였고, 대구시민들을 위로하는 성금과 봉사자들의 희생도 높은 국민성으로 평가되었다. 이번 일을 겪으며 세계 속에 빛나는 대한민국의 우수성도 보여 주게 됨으로써 국가적인 위상이 좋아진 것으로 판단한다. 세상 속의 대한민국은 희망적이다. 우리 하나님은 좋은 것으로 주시는 하나님이심을 굳게 믿는다.

“하나님 아버지. 기도합니다. 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계절은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요. 파란 하늘과 온갖 봄꽃들은 피고 지는데 우리의 어려운 마음에 위로를 주시는 듯합니다. 가끔 웃게도 하시네요. 감사합니다. 죄 많은 인생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작은 바이러스로 내리시는군요. 회개하오니 용서하여 주세요. 그동안의 우리들의 평안한 일상들이 고마운 줄도 몰랐습니다. 회개합니다. 용서하시고 코로나19가 하루속히 잡히어 평화로운 일상으로 돌아가길 원합니다.

하나님 아버지. 하나님만 의지 합니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시고 지키시는 이 세상을 우리들이 마음대로 사용하고 훼손하여 세상 곳곳에서는 태풍과 홍수와 가뭄과 메뚜기떼와 이상 기후 변화를 만들었습니다. 오염된 이 세상을 흔들어서 정화하시고 망가진 이 세상을 정결케 하여 주세요. 저희는 아는 것도 적고 힘도 없습니다. 우리 주님께서 이끄시는 대로 순종하며 살길 바랄 뿐입니다. 단단하게 하시고 새롭게 하옵소서. 느슨해진 우리 삶을 조여 주시고 기름 부으셔서 올바른 삶을 살 수 있도록 위로와 격려를 주세요. 도와주시길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주일날에 모여 마음껏 찬양하고 예배드릴 수 있는 날이 조속히 오기를 희망합니다. 그리 될 줄로 믿사옵니다. 평범한 일상이 우리에게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한 일인 줄 실감합니다. 감사드리오며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하나님은 영이시니 예배하는 자가 영과 진리로 예배할 지니라”(요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