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은 우리 모두의 자녀이다
작금 물량주의화 되기 이전의 시대에는 ‘나의 아이’라는 개념보다는 ‘우리의 아이’라는 개념이 강했었다. 그러나 우리 시대에 와서는 ‘우리의 아이’라는 생각은 거의 사라지고 ‘나의 아이’에만 집착해 있다는 것은 심히 유감스럽다.
과거, 우리의 미래가 되는 아이들을 건강하게 키우자는 취지가 살아있을 때는 ‘나의 아이’ ‘남의 아이’를 떠나 모든 어린이들이 구김살 없이 잘 자라도록 배려하고자 했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우리에게 있어서 어린이날이란 자기 자녀에게 선물을 사주는 날로 바뀌어 버렸다. 자기 아이를 놀이공원 등에 데려가 즐겁게 해주는 날이 되고만 것이다.
그러나 양식 있는 어른들이라면 결코 그렇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자기의 자녀에게 그렇게 하는 동안 그와 같은 즐거움을 누릴 수 없는 아이들에게는 그것이 엄청난 상처가 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사실 우리의 주변에는 유복한 가정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어려운 가정에서 자라나는 아이들도 많이 있다. 또한 어릴 때 부모를 잃었거나 부모 얼굴도 모른 채 태어나 고아원과 같은 시설에서 어렵게 자라나는 아이들도 많이 있다.
우리가 좀 더 성숙하다면 그와 같은 어린이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아야 한다. 나아가 그와 같은 어린이들에게도 똑 같이 의미 있는 어린이날이 아니라면 이제는 어린이날을 폐기해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보아야 한다.
우리 시대에 어른들이 어린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어떤 선물을 전달하는 수준에 머무르는 것으로 만족해서는 안 된다. 매년 돌아오는 어린이날 부모가 자녀에게 선물보따리를 주고는, 진정한 삶의 본이 되지 않는다면 그 선물마저도 자녀에게 해악을 끼치게 될지 모른다.
어른들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어린이들에게 참된 본이 되는 삶을 사는 것이어야 한다. 우리의 유일한 소망은 부모가 주님의 말씀 가운데 살며 아이들을 주님의 교양과 훈계로 양육하는 것이다.
모든 어린이가 올바르게 자랄 수 있는 여건을 확보하는 것은 어린이들이 가지는 권리이며, 어른들은 그에 대한 의무를 다해야 한다. 이제 어른인 우리는 어린이에 대한 공동개념을 다시금 확립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