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아시아 최초인 대만 동성결혼 합법화를 보며 _ 손내민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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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아시아 최초인 대만 동성결혼 합법화를 보며

 

<손내민 선교사 | 총회 파송(대만)>

 

오직 하나님과 그의 말씀을 따르는 믿음으로

세상을 향한 성결한 삶으로만 막아낼 수 있다

 

2019년 5월 24일 대만 전역에서는 500쌍의 동성 커플들이 호적사무소를 찾아가 혼인신고를 했고(게이커플 171쌍,레즈비언커플 339쌍), 이들은 3분도 안 되어 법적인 부부가 되었다. 그중 한 커플은 어린 아들도 함께 해서, 이 어린이는 법적으로 대만 최초로 동성부모를 가진 아이가 되었다. 특히 타이베이의 호적 사무소는 동성 커플들을 위해 무지개 깃발로 실내를 장식하고, LOVE가 새겨진 비누를 선사하며 결혼기념 사진까지 찍어 주었다.

대만이 아시아에서 최초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하고, 동성 커플들이 당당하게 혼인 신고를 하게 된 배경에는 현 총통 차이잉원이 있다. 2016년 총통 후보 시절부터, 그녀는 “혼인의 평등권을 지지한다”고 표명했다. 그녀가 총통으로 당선된 후, 대만 최고법원은 정부 여당의 지지를 받아 2017년 5월 동성 결혼을 금지한 민법의 혼인 조항은 위헌이며, 2년 안에 관련법의 수정 또는 제정이 없으면 자동으로 동성간의 혼인신고가 가능하다고 결정했다. 하지만 2018년, 그 결정에 반발한 기독교단체와 인권단체 등이 국민투표 청원서를 내 11월 국민투표가 진행됐고, 대만 안에서의 결혼은 앞으로도 남녀간의 결혼으로 제한하자는 의견이 승리했다.

그러나 차이잉원 정부는 국민투표 결과에도 불구하고 결혼 법안을 개정할 거라고 했다.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대다수의 대만 국민들은 국회의원들이 국민의 뜻인 국민투표 결과를 거스르지 못할 거라 기대했다. 하지만 국회 다수여당인 민진당은 지난 5월 17일 동성결혼 허용 특별법안 투표를 강행해 찬성 66표, 반대 27표로 통과시켰다. 그날 차이잉원은 기자인터뷰에서 “오늘은 대만이 자신을 가장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는 날”이라고 했다. 5월 24일 대만 TV와 인터넷매체는 남자와 남자가 여자와 여자가 결혼하는 모습을 반복적으로 중계했다.

필자는 대만 동성결혼 합법화를 반대하는 데 적극 앞장섰던 지난날을 돌아보았다. 온 가족이 동성결혼 반대 유인물을 돌리다 경찰에게 쫓겨나기도 했고, 동성 결혼을 찬성하는 두 자매가 차를 타고 와서 교회 앞에 쓰레기를 버리며 “지옥에나 가버려”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물론 힘든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사거리 번화가에서 일인시위를 하는 필자를 응원해 주는 시민들도 있었고, 투표가 끝난 후에는 필자를 알아보며 동성결혼합법화에 반대해 준 것에 감사를 표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이런 일들을 겪으며 대만에서 동성결혼 합법화를 막아 내는 것이 결국 한국을 위한 최전방에서의 사역이라 생각하고 사명감으로 임했다. 하지만 이제 그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 것 같아 깊은 좌절감을 느낀다.

이 동성결혼합법화를 두고, 진보적인 대만 사람들은 중국대륙과 비교해 대만이 더 민주적 국가라고 자화자찬하지만, 필자는 국민 다수의 의견을 무시하는 독재국가로 회귀하는 역사적 사건이라 생각한다. 정부와 다수 여당, 그리고 최고 법원이 국민투표라는 직접 민주주의 의견과 정반대인 자신들의 뜻을 관철시켰기 때문이다(국민투표 동성결혼합법화 반대 765만 8008표, 동성결혼합법화 찬성 290만 7429표).

이제 동성애 쓰나미는 대만의 다음세대, 특히 자라나는 학생들을 덮치고, 학자들의 예측대로 아시아 각국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대만 선교사로서 전통적인 가치관이 무너지고, 이 사회가 음란과 탐욕으로 치닫는 모습을 보며 하나님의 도움을 구하지 않을 수 없다. 작년 11월, 국민투표 결과 예상을 뒤엎고 동성결혼합법화반대 765만여 표가 나왔을 때, 너무 안일하게 대만의 미래를 낙관했던 것 같다. 그렇다. 이 세대의 악의 물결은 투표가 아니라, 오직 하나님과 그의 말씀을 따르는 믿음으로, 세상을 향한 성결한 삶으로만 막아 낼 수 있다.

아시아 최초의 동성결혼이 법적 보호를 받으며 자행되는 이 땅에서 다시 한 번 신앙을 고백한다. 세상은 아담 이후 변함없이 자신의 길을 걷고 있지만, 역사의 주인은 여전히 하나님이시며 최후의 심판주도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이 우리를 선교사로 보내신 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기 위함이며, 동성결혼이 합법화된 이 땅에서 여전히 죄를 죄라고 말하기 위함이며, 그 죄를 사함받기 위한 유일한 길은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복음을 전하기 위함이라고 확신한다.

또 다짐한다. 하나님만 두려워하고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 선교사로서 이 땅에서 하나님께서 맡겨 주신 양의 무리를, 비록 적은 무리라도 강한 그리스도인들로 주 안에서 양육하며 길러 내겠다고. 그들만이 이 세상의 희망이며 하나님의 영광임을 고백한다. 또한 언제 어디서 동성애자들을 만나든 그들에게 하나님의 사랑과 공의를 함께 전해 그리스도께 인도할 것을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