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주의란 무엇인가?”_故 박윤선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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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주의란 무엇인가?”

 

< 故 박윤선 박사 · 전 합신 교수 >

 

“성경을 깊이 알 때 성경은 하늘에서 주시는 생명의 양식”

“모든 성경 말씀은 하나님께서 이루어 가시는 구원 운동”

 

개혁주의(칼빈주의)의 근본 원리를 말한다면 ‘성경을 바로 깨달으려는 주의’라고 말할 수 있다.

  

신자들이 흔히 ‘성경대로, 성경대로’라고 말은 하지만 누구든지 실제로 성경을 바로 깨닫지 못했을 때에는 자기도 모르게 그 주장에 잘못된 내용이 들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개혁주의가 주장하는 것은 성경을 믿되 성경을 바로 해석한 그 내용대로 믿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것은 결국 성경주의이다. 우리가 성경을 성경의 본 뜻대로 바로 해석하여 그대로 믿으며, 그 내용대로 실행할 때에 하나님께는 영광이 돌아가고 인류에게는 유익이 있다. 주님의 교회는 이 신앙 노선에서 건전하게 성장하게 된다.

 

성경은 자초지종 초자연주의라고 말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성경의 첫 말씀부터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창 1:1)로 시작하여 성경의 마지막 말씀에 “이것들을 증거하신 이가 가라사대 내가 진실로 속히 오리라 하시거늘 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계 22:20)라고 하였으니 이 말씀들이 초자연주의이기 때문이다.

 

무(無)에서 유(有)를 이루신 하나님의 창조의 능력, 그리고 부활하신 후 하늘로 올라가신 예수님께서 다시 오셔서 이 세상을 심판하시고 자기 백성을 구원하시리라는 놀라운 약속, 이 말씀들이 초자연주의라는 것은 성경 66권의 말씀 전부를 다 초자연주의에 속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성경 가운데는 물론 도덕적인 부분도 있다. 그렇지만 성경의 도덕은 비기독교에서 말하는 도덕과 달라서 역시 초자연주의의 도덕이다. 다시 말하면 기독교의 도덕은 사람이 하나님 앞에서 바르게 행해야 된다는 것, 즉 하나님이 주신 그의 말씀(성경)대로 행해야 된다는 것이니 이것이 역시 초자연주의이다. 그리고 사람이 잘못하면 하나님의 심판을 받는다는 것도 초자연주의에 속한다.

 

그러므로 만일 성경에서 초자연주의를 빼놓고 기독교를 말해 보겠다고 한다면, 그것은 마치 돌집에서 돌을 다 빼버리고 집을 세워보겠다는 말과 같은 것이니 그런 이론은 성립될 수 없다. 성경의 모든 말씀들은 다 하나님께서 이루어 가시는 초자연주의의 구원 운동이다. 그러므로 성경을 가감(加減)없이 받아서 바로 해석하여 그대로 믿는 것이 개혁주의(칼빈주의)이다.

 

우리가 성경을 바로 깨닫고 바로 해석하게 되는 것은 주님의 은혜로 되어지지만 인간 편에서 해야 할 일이 따로 있다. 그것은 성경을 바로 깨닫고 바로 해석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이다. 즉, 성경 해석에 필요한 준비 공부를 착실히 해야 하며, 바른 기도생활과 성경대로의 진실한 삶과 특히 성령님의 감화하심을 간절히 구해야 된다.

 

학문만 가지고 성경을 해석하려고 할 때에는 결국 인본주의로 기울어지기 쉽고, 인간의 합리성에 치우치게 되어 초자연 방면에 대한 믿음에 있어서는 매우 약한 연구자가 되기 쉽다. 그러한 학자들의 성경 해석 문헌들을 읽어보면 그런 내용이 환하게 알려진다. 그러므로 분명한 것은 인간의 연구만 가지고는 안 되고 하나님의 은혜를 받아야 되며, 그 은혜 속에서 지식을 활용해야 된다는 것이다. 만일 그렇게 되지 못할 때에는 매우 천단한 데로 기울어지게 됨을 면치 못한다는 사실이다.

 

성경은 생명의 말씀이다. 그러므로 성경은 건조하지 않으며, 성경을 깊이 알면 알수록 그 심령에서는 찬송이 나오고, 설교가 나오는 법이다. 벵겔의 말과 같이 성경을 해석하는 일은 꿀을 짜내는 작업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성경을 깊이 알고 또 바로 알 때에 그 말씀은 우리에게 하나님이 하늘에서 주시는 생명의 양식이 된다. 이 은혜가 너무도 확실하기 때문에 결국 성경을 해석한다는 일은 꿀을 짜내는 작업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나의 주석에는 전질 가운데 일천 여 편의 설교가 들어 있다. 그것은 성경을 깨달은 나의 심령에 기쁨이 있고 생명의 약동이 있어서 그 깨달은 진리를 설교로 증거한 것들이다.

 

내가 여러 주석가들의 글을 참고함으로 배운 바도 많다. 그러나 자유주의 진영에서 발행되는 성경 해석 문헌들을 읽어보면 단어와 어구 풀이에서 그쳤는데, 그것은 성경의 한 방면만을 드러낸 것에 불과함으로 유감스럽다. 성경 해석에 있어서 영적 해석을 하지 않게 되면 성경 자체가 요청하는 바 영적 방면의 증거를 외면하는 것이니 그런 해석은 불충분하다.

 

성경 해석은 문자적 해석과 영적 해석을 겸병하는 것이 세계 공통적인 해석 원리이다. 물론 영적 해석을 할 때에 사람의 생각대로 귀에 걸어 귀걸이 만들고 코에 걸어 코걸이 만드는 식의 성경 취급 방법은 절대 금물이다.

 

 

영적 해석이란 것은 문자적 해석을 하는 가운데서 종합적 해석을 하게 되고, 그 본문이 정확하게 의미하고 있는 진리를 바로 찾아낼 때에 그것이 영적 해석이 되는 것이다.

 

 

박윤선 저, <개혁주의란 무엇인가?>(서울: 영음사)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