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호 우수상| 보금자리_문쾌식

0
18

 

 
|시| 우수상

보금자리

문쾌식_신성중앙교회

등이 활처럼 휘어졌다
성깔 급한 줄의 광음에 
통기타 목이 부러졌다 
더는 가망이 없겠다 싶어 
현관문 밖에 눕혀 놓았더니 
추위에 떨던 노랑 은행잎이 
스멀스멀 바람을 타고 
재빨리 통기타 뱃속을 파고든다
잠을 자도 꿈을 꿀 수 없어서 
집을 찾아다녀도 집이 없어서 
서럽던 은행잎은 
그만 바닥까지 들어가 나오지 않는다 

푸른 시 찾아가야 하는데 
발목이 묶여 
하루해가 지도록 
푸드덕거리기만 하는 땅 위의 새 

은행잎 품은 통기타를 
버리려다 슬그머니 내려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