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앞에서 확인하는 부활신앙
김득경_충주의료원 병원교회
기독교에 부활의 약속이 없거나 개인에게 부활의 신앙이 없다면 사도 바울
이 말한 대로 우리가 가장 불쌍한 사람들일 것이다. 성경에 약속하신 말씀
과 믿음의 선진들이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가 있다는 건 두말할 나위 없이 전
적인 주 하나님의 인도하심일 것이다.
부활신앙 없다면 가장 불쌍해
오늘날에도 각 나라, 지역, 달란트에 맞는 사역자들이 있다. 각각의 부름
에 순종하는 사역지에서 주님의 선하신 인도하심에 따라 쓰임 받고 있다. 지
금 나에게 주어진 사역의 현장엔 헤아릴 수 없는 은혜들이 무수한데 그 은혜
들을 기억나게 하실 성령님께 인도를 구한다.
지금 우리가 임하고 있는 가장 중점적인 사역은 병원 내 호스피스(암 또는
각종 질병의 말기, 진단 후 육 개월 이내의 임종 환우) 사역이다. 그야말로
이 세상의 관점에서 볼 때 내일이 없는 사람들, 인생의 땅 끝에 있는 분들이
다. 이곳은 시시각각 절
실하게 부활의 소망을 몸소 체험할 수 있는 곳이기
도 하다.
충주의료원에 오는 분들의 대부분은 웬만하면 전국 각지에 있는 유명하다는
병원에서 할 수 있는 대로 다해보고는 결국 “드시고 싶은 음식 드세요”라
고 의사의 처방을 받은 경우이다. 몸도 바닥나 있는 상태이고, 재산도 탕진
하여 의료보호대상자이거나 혹은 호적에 등재되어 있지 않아 시청을 거쳐서
이름을 부여받아 입원하는 예도 간간이 있다.
이러한 현실들을 감안할 때 이곳이야말로 주님의 손길이 우선적으로 필요한
현장이라 할 수 있겠다. 인생의 고통으로 얼룩진 환우들, 말기 암으로 아무
소망이 없음은 물론 통증 조절이 안되어 몇 중고로 고통을 삼키는 환우 등
그 모두가 주님의 손길이 아니면 정말로 소망이 없는 사람들이다.
암환자에게는 통증 주기가 있는데 강한 진통제로도 조절이 안 되어서 모르핀
을 투여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도 듣지 않을 경우에는 심한 통증을 다 감
내 해야만 한다. 정말 이렇게 이것도 저것도 안 되는 때는 정말 환우가 아파
하는 맘이 나에게까지 전해져 와서 진심으로 환우들의 아픔을 덜어주고 싶
다.
이러한 극한 상황에서는
환우 분이 소리를 내든 안내든 손을 얹고 기도를 하
면 그들의 통증 및 불안한 마음들이 평강을 찾기도 하고, 불신자들이 예수님
을 영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한번은 40대 여성분이 말기 암으로 입원을 하였다. 신앙은 기독교이고, 젊
은 나이도 나이기에 생명에 대한 집착 또한 강했다. 남편은 예수님을 믿으려
고 해도 잘 안 된단다. 자녀는 남매 둘이고, 아들은 군복무 중이고, 딸이 간
병을 하고 있다. 이러한 절망적인 상황에서 누가 어떠한 말을 해도 위로가
될 수 없었다.
환우 분의 심한 통증으로 외부인이 어설프게 다가설 엄두는 전혀 못 내고 있
었다. 그래서 우리는 간절히 기도로 준비했지만 처음에는 말도 못 건네고 속
으로만 기도하고 돌아서기만 하였다.
언젠가 한번은 방문을 하는데 심한 통증으로 고통할 때 아무 말 없이 기도하
는 것 밖에는 해 드릴수가 없어서 손을 얹고 기도를 드렸다. 기도를 마치자
거짓말처럼 통증이 멎음은 물론 상황이 바뀌어 불안이 없어지고 기쁨과 소망
의 은혜를 회복하고 기도를 회복하게 되었다.
그 때 그 분의 다리가 부어서 통나무처럼 되었었는데 따뜻한 물로 기도하면
서 마
사지를 해드렸다. 그러면서 속으로 기도했다. ‘이것이 나의 손길만이
아니라 주님의 손길이 되게 해 주세요. 주님이 만져주세요.’ 부활의 신앙이
란 이런 것이 아닐까? 우리는 그분의 임종에 아름다운 동반자가 되어 평안
한 가운데 주님의 품에 안기게 해드렸다.
나에게 더욱더 감사한 것은 내 자신이 시들시들해져 피곤에 지칠 때가 있는
데 병실을 돌면서 환우를 만나 그들과 함께 하노라면 무한한 힘이 하늘로부
터 공급됨을 느낀다. 그들의 필요를 느끼고 알며 무엇이든지 내가 베풀 것
이 있는 주의 은혜 가운데 쓰임 받음에 무한 감사를 드린다.
또한 감사한 것은 아무 대가 없이 그들을 대할 수 있는 나 자신의 모습을 발
견할 때이다. 환자들에게 죽음의 너머가 끝이 아님을, 그 너머에는 소망과
기쁨이 있음을 알려주는 이 사역을 맡겨주신 주님께 무한 감사를 드리며, 모
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려드린다.
죽음너머 소망 기쁨의 세계 있어
이제 예수 그리스도의 빚진 자로 부활의 의미를 올바로 새겨 다가온 이 부활
절에 더욱더 정진할 것을 다짐해본다. 우리 합신 교단 산하에 있는 각 교회
주의 종과 사모들과, 직분자를 비
롯해 모든 성도들에 이르기까지 범사에 성
령의 충만한 기름부음 있으시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