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부흥운동 지속되고 있는가?
왜곡된 인위적 부흥운동 열기를 보며
문종철 목사·수원노회
1. 목적이 될 수 없는 인위적 성장
데일 카네기 (Dale Carnegie)는 그의 저서 How to win friends and
influence people(사람을 다루는 비결)에서 “사람을 낚는 경우도 고기 낚
는 상식을 그대로 이용할 수가 있다”고 한다. 즉 “낚시 바늘에는 고기가
좋아하는 것을 꿰어야 한다”고 말한다.
카네기의 이러한 처세술은 복음을 전하는 목회자들과 성도들에게 “내가 너
희로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 는 주님의 말씀에 대한 본문 해석
과 적용으로 가르쳐지고 있다. 카네기의 이 책은 1936년에 발행된 것으로 우
리나라에서는 1979년 인문출판사에서 ‘사람을 다루는 비결’이라는 제목으
로 번역되어 최근에는 많은 직장인들과 CEO 에게 영향을 끼쳤다.
그 영향력은 특별히 교회의 목회자들에게 자신을 교회를 이끄는 ‘복음의
CEO’로 인식케 하는 유행을 선사했고 이
제는 많은 선교단체를 비롯하여 소
그룹 리더들, 나아가 한국 교회 대부분의 그리스도인들에게 ‘리더십’과 관
련하여 많은 영향을 끼치며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목적이 이끄는 삶’의 저자인 릭 워렌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은 카네기의
방법론을 성경 해석과 교회 부흥에 다음과 같이 적용하고 있다. 그들은 “당
신이 낚으려고 하는 대상을 알라 그리고 그 대상에 따라서 낚시 바늘과 낚싯
대를 다 다르게 준비하라”고 주장한다. 그들은 또 “예수 그리스도에게 이
스라엘의 잃어버린 자들이 전도의 대상이었다면 사도 바울에게는 이방인들
이 전도의 대상이었다.” 그러므로 “예수님과 바울은 서로 다른 대상을 향
하여 사역을 하였다”고 말한다.
이처럼 예수님과 바울의 사역을 모델로 하여 교회는 마땅히 각각의 대상에
따른 효과적인 사역, 즉 지역과 대상에 맞는 소위 ‘불신자들에게 친숙한 교
회’ 또는 ‘전문적 교회의 모습’을 가져야 함을 강조한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스라엘의 잃어버린 자”를 위해 왔다는 말과
바울이 이방인을 위해서 보냄을 받았다는 말을 서로 다른 대상을 목적으로
사역한 모델로 해석하
고 그것을 오늘날 교회 부흥의 전략으로 적용하며 소개
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이며, 목적이 있는 교회 부흥의 방법론인지 생각해
볼 문제이다.
2. 왜곡된 인위적 성장 모델
이사야 42:6의 “나 여호와가 의로 너를 불렀은즉 내가 네 손을 잡아 너를
보호하며 너를 세워 백성의 언약과 이방의 빛이 되게 하리니”라는 말씀의
성취가 누가를 통해서 누가복음 2:32과 사도행전 13:47에 예수님과 바울 두
분에게 동일한 ‘하나님 나라의 큰 일’로 성취된 것으로 인용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따라서 예수님의 사역과 바울의 사역을 말하면서 그것이 서로 다른 전도의
대상을 향한 전도 사역의 성경적 모델이라는 식의 해석을 하고 교회 부흥의
비결로 제시하는 것은 성경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 자의적인 해석이며 적용이
다. 목적과 의도와 열심도 때에 따라서는 필요한 것이고 좋은 것이지만 목회
자와 교회에 있어서는 하나님의 말씀의 본의를 바르고 충실하게 해석하고 전
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겠는가?
외적으로 볼 때 규모가 없고 교인의 수가 적어도 하나님의 말씀이 바르고 충
실하게 선포되는 교회야말로 지역
교회를 이룸에 있어서 ‘건강한 교회’
요, 주님을 머리로 하여 신비한 연합을 이룬 ‘보편의 교회’이며, ‘우주
적 교회’이며, 반석 위에 세워진 교회가 아닌가? 그리고 그런 교회가 진정
한 부흥이 있는 교회가 아닌가? ‘신앙적 열심’과 ‘교회부흥운동’이라는
명분에 가리워 하나님의 말씀의 본의를 손상시키고 있지는 않은지 자세히 살
펴보아야 할 것이다.
3. ‘사람을 낚는다’는 의미
이제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신 “네가 너희로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
게 하리라”는 마가복음 1:17의 내용을 릭 워렌이 물고기 잡는 어부인 그리
스도인들은 마치 낚시꾼들이 낚싯대와 미끼를 대상(물고기)에 맞게 따로 준
비하여 그것에 맞는 장소에 가서 물고기를 낚는 것처럼, 믿지 않는 사람을
낚는 것도 그와 같은 방법으로 하라고 주신 말씀으로 이해하고, 그러한 방법
이야말로 교회를 세우고 교회를 부흥케 하는 원리라고 해석하고 이 시대의
교회에게 적용할 것을 권하는데 과연 그러한 주장이 성경 전체의 사상을 반
영한 책임 있는 해석이며 바람직한 적용인지 생각해보도록 하자.
마가복음 1:17의 “예수께서 가라사대 나
를 따라 오너라 내가 너희로 사람
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 하시니.” 이 내용을 직역하면, “그래서 예수
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나의 뒤에(나의 뒤를) 오라 그러면 내가
너희를 사람들의 어부들이 되도록 만들 것이다” 이다. 개역성경의 “사람
을 낚는 어부”에 해당하는 헬라어 원문은 ‘할리에이스 안드로폰’으로
“낚는”이라는 말이 없이 ‘사람들의 어부들’로 되어 있다.
예수님께서는 자신 안에서 임한 하나님 나라의 도래 안에서 친히 예레미야
16:16의 내용을 주님의 사역하시는 당대의 상황에 적용하고 있다. 유다왕 히
스기야의 아들 므낫세가 예루살렘에 행한 죄악을 인해 하나님께서 그들을 열
방 중에 흩으실 것을 말씀하시는데(렘 15:4) 므낫세로 인한 유다의 죄악상
은 열왕기하 21:1-11에 자세하게 나타나 있다.
므낫세의 죄악과 이를 따라서 행한 유다의 죄악을 심판하시는 내용이 예레미
야 16:16에 소개되는데 그 표현을 보면 “많은 어부들을 불러다가 그들을 낚
게 하며 그 후에 많은 포수를 불러다가 그들을 모든 산과 모든 작은 산과 암
혈에서 사냥하게 할 것이다”라고 되어 있다.
하나님께서 유다
의 죄악을 심판하실 때 마치 ‘어부들’이 그들을 낚듯이 낚
게 하시고 ‘사냥꾼’이 사냥을 하듯이 하여 그들의 위선되고 가증스런 죄악
이 은폐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말씀하신다(렘 16:16-18). 이와 같은 방식
과 맥락으로 에스겔 29:3-5에서는 애굽에 대한 심판을 경고하면서 애굽왕 바
로를 ‘큰 악어’로 비유하여 갈고리로 그의 아가미를 꿰고 그 힘에 의지하
여 사는 백성들을 ‘물고기’로 비유하여 그 강에서 끌어낼 것을 선포하였
다.
아모스 4:2에서는 이스라엘의 죄악을 말하고 그에 대한 심판을 경고하는 표
현에 “사람들이 갈고리로 너희를 끌어가며 낚시로 너희의 남은 자들을 그리
할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하바국 1:14-17에서는 하나님의 심판의 도구인
갈대아의 강포에 희생되는 유다 사람들을 어족(漁族)에 비유하고 있다.
이처럼 여호와 하나님을 대적하는 이방 족속과 하나님의 법을 떠난 이스라엘
과 유다에 대한 구약 성경의 표현은 ‘악어’ ‘물고기’ ‘어족’ 등으로
의인화하여 표현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러한 대상을 심판하시는 분은 당
연 하나님이시고 하나님의 심판의 일을 대행하는 자들이 ‘어부들’로
표현
되고 있다.
따라서 예수님께서는 구약성경의 이러한 내용과 표현들을 염두에 두시고 갈
릴리 바다를 지나가시다 시몬과 안드레를 향하여 “사람들의 어부들”이 되
도록 만들겠다고 한 것이다. 누가복음 5:1-10을 보면, “지금 이후로는 네
가 사람들을 취할 것이다” 라고 말씀하시는 것도 위에 언급된 구약성경의
맥락에서 이해하여야 할 것이다.
4. 올바른 적용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을 향하여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신 “사람들의
어부들”이 되게 하리라 하신 말씀을 적용한다면 구약성경의 내용과 상관없
이 예수님의 말씀의 의도를 단지 낚시꾼이 물고기의 특성에 따라 낚싯대와
낚시바늘 그리고 미끼를 달리하듯이 사람을 낚을 때에는 그 대상에 따라 무
엇을 좋아하는지 파악하여 그들에게 친숙한 교회가 되도록 관심을 끌어야 한
다고 주장한다면, 얼핏보기에는 타당해 보이지만, 주님께서 당시 제자들에
게 하신 그 특별한 말씀의 의미를 왜곡한 것이며 성경이 요구하고 있는 교
회 이룸의 본질과 원리에서도 동떨어진 적용이 되고 만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사람들의 어부들이 되게 하리라”고 하셨을 때
의
그 시대의 로마와 이스라엘의 상태는 그들의 죄악이 하나님 앞에서 은폐될
수 없는 상태이었음을 인식해야 한다. 그 다음 제자들의 위치를 구약성경에
기록된 “사람들의 어부들”로 이해해야 한다. 이는 종말론적인 농도의 짙음
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인 것이다. 구약의 선지자들이 예언하였던 메시아
가 오셨고, 그로 인하여 하나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제자들을 “어부
들”로 부르신 까닭이기 때문이다.
이제 이 말씀과 표현들을 우리 시대 교회와 그리스도인에게 비추어 보자. 이
는 그저 자의적 발상으로 시대적 처세술을 끌어들여 그것을 말씀 해석의 열
쇠로 여기고 나아가 교회의 부흥에 적용하여 세상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조사하고 파악하여 그 통계들을 근거로 그들에게 맞는 낚싯대와 바
늘과 밥을 준비하여 교회로 하여금 부흥케 하자는 말씀이 과연 주님께서 제
자들을 부르시며 그들에게 하신 말씀의 진정한 의미인지 한번 생각해보아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우리 시대에 주님으로부터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의 어부들”인가?
아니면 어부들에게 낚임을 받을 만한 위선되고 그릇된 예배 가운데 무감각하
여 아가미를 내밀고 있는 어족(漁族)인가? 하나님의 말씀이 손상되지 않도
록 힘쓰는 그곳에서 늘 교회의 진정한 부흥은 일어나고 있다고 말하고 싶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