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에 화살 맞던 날 – 화살을 뽑아내며
최미화 사모/ 사랑의교회
그 친구를 만나면 자꾸만 무언가 설명하려고 들었다. 묻지도 않는데… 왜 그
랬는지 모른다. 그에게 말해야 할 이유도 없었고, 해서도 안 되는 얘기들이었
는데… 요 며칠 동안 계속해서 난 내 속에 있는 그 무언가를 쏟아내고 싶었
다.
그는 자기 말을 하고 나는 내 말을 하고 그렇게 우리는 언어의 바벨탑을 쌓
고 있었다. 그리고는 급기야 그가 던진 몇 마디의 말이 끝내는 화살 되어 내
심장에 꽂혔다.
아팠다. 기도가 안나올 만큼…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심장이 자꾸만 멍들어갔
다.
그에게 판단을 받고자 했던 얘기들은 아니었다. 충고가 필요한 것도 아니었
다. 이미 난 내가 무엇을 잘했고 또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고 있었다. 단
지 그냥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었었다. 그런 나를 나 자신도 이해할 수 없지
만 내 속에만 담아두는 게 싫었다. 내 속에 담아두면 죄가 될 것 같아서 그래
서 말을
했을 뿐이다.
금요 철야 기도 시간 내내 난 엎드려 그 말만 되풀이했다. “주님, 아파요.
너무 아파요.”엄밀히 말하면 그가 나를 향해 활시위를 겨눈 건 아니다. 내
가 맞은 것이다. 그는 충분히 할 수 있는 얘기를 했고 내가 그였어도 그런 얘
길 했을 것 같다.
나는 엎드려 한 참 동안 그가 던진 말들을 돌아보았다. 자존심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렸다. 어느 순간 주님은 내게 박힌 화살을 하나하나 빼내시며 화살
자국에서 부끄러운 내 모습을 보게 하셨다.
하나의 화살이 뽑혔다. 누군가를 내 힘으로 세우려고 했던 교만한 모습이 보
였다. 또 하나의 화살이 뽑혔다. 누군가에게 훌륭한 상담자였다고 착각하고
있는 오만한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또 하나의 화살이 뽑혔다. 그 속에서 요
동치 않고 내 자리를 지켰다고 생각하는 거짓된 내면이 보였다.
난 그제야 알았다. 내가 화살을 맞아 아픈 것이 아니라 주님 앞에서 정결치
못해서 그래서 아프다는 것을… 주님은 그런 내 모습을 보여 주시기 위해 그
를 도구로 사용했을 뿐이라는 것을…한 순간도 내가 죄 가운데 있는 것을 원
치 아니하시는 우리 주님! 감정으로 짓는
죄까지도 용납하지 않으시는 우리
주님! 난 아마도 오랜 시간 이 일을 두고 주님 앞에 엎드려야 할게다.
내 속에 있는 교만한 영과
내 속에 있는 거짓된 영과
내 속에 있는 음란한 영과
난 계속해서 영적 싸움을 하며 난 오랫동안 가슴앓이를 해야 할게다. 오직 성
령의 도우심이 아니고는 나는 매 순간 죄 가운데 빠질 수밖에 없는 그렇게 연
약한 존재였다는 사실을 고백하면서.
주님 용서하여 주옵소서. 나의 교만함과 오만함과 가증함을 용서하여 주옵소
서. 그리고 성령의 능력으로 거듭나서 새롭게 하여 주옵소서.
겸손케 하소서. 예수님처럼!
거룩하게 하소서. 예수님처럼!
정결케 하소서. 예수님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