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랑의 한복판에서_정창석 목사(포항성안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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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랑의 한복판에서

정창석 목사(포항성안교회)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었고, 이로써 노 대통
령의 모든 권한은 정지되었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된 것은 우
리나라 56년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어서 모든 국민들은 어안이 벙벙한 실정
이다. 이제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나올 때까지는 국무총리가 대통령의 권한을 
대신하는 그야말로 교과서에서 배운 것이 실제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되자 이에 반대해 온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의원직을 
총사퇴하고, 또 도처에서 시위가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 우리나라는 
계층과 계층사이, 단체와 단체사이, 사람과 사람사이에 심각한 대립이 벌어
질 것으로 보이며, 총선을 앞두고 예측하기 힘든 격랑에 휩싸이게 되었다.

이런 사태를 지켜보면서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는데, 우선 우리 자신을 들
여다보고 좀 깊은 반성을 했으면 하고 그 다음에는 이런 정치를 개선시킬 방
법을 찾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부끄러운 현실은 지금 이 나라 정치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교계에서도 똑같
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부정부패로 비난받는 교단장 선거, 교인들의 의
사를 무시한 체 이루어지는 부자세습, 지도자들의 독선과 아집에서 나오는 파
워 게임 등 우리가 반성해야 할 부분들이 많이 있다.

이 나라 정치인들이 국민을 좌절시키고 혼란에 빠뜨리는 것처럼, 우리 교회
지도자들이 주님의 교회를 혼란에 빠뜨리는 처사를 많이 보고 있는 것이다. 
존경받는 정치인이 드문 것처럼, 진정 존경받는 교회 지도자가 드문 실정이
다. 우리 모두 하나님 앞에 회개하고 똑바로 섰으면 한다.

그러면 오늘의 이런 정치공황의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먼저 국가를 이끌고 있는 정치인들을 위해 기도하기를 게을리 해서는 안되
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우리 민족이 일제치하에서 신음하고 있을 때, 6.25 한
국동란으로 나라가 존립의 위협을 받았을 때, 수많은 성도들이 나라와 민족
을 위해 기도함으로써 나라를 구해냈던 것을 생각하게 된다. 

둘째는 신앙이 좋고 양심이 바른 정치
인들을 많이 양성해야 하겠다는 다짐
을 해본다. 흔히 정계를 진흙탕이라 부르며 그 속에 들어가면 누구든 흙탕물
을 뒤집어 쓸 수밖에 없으니까, 신앙 잘 지키고 양심대로 살고 싶으면 그런 
곳에 몸을 담지 말라는 충고들을 하고 있다. 이런 부정적인 인식들이 있는 
한 신앙 좋은 유능한 인물들이 정계에 진출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제 교회
는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전환하여 바른 정치인을 양성하고 세우는데 힘을 쏟
아야 할 것이다.

셋째는 이제 총선이 한달 정도 남아 있다. 이번 총선에서는 우리 기독인들
의 판단이 흐려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부정부패를 일삼고 나라
를 어지럽힌 정치인들을 물러나게 하고, 나라를 똑바로 세워줄 인물들을 선출
해야 할 것이다. 

대통령 탄핵안 가결이라는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을 맞으면서 결국 이 나
라 교회와 성도에게 희망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교
회 지도자가 바로 서면 교회가 바로 서고, 교회가 바로 서면 나라가 바로 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