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故 박윤선 목사님 설교>
예수님이 죽으신 결과
본 문: 히 2:14
예수님이 죽임을 당하심으로 이루신 구원 역사 가운데 한 가지는 인류의 대
적 마귀를 멸하신 사실이다.
마귀는 예수님을 죽임으로써 자기가 승리할 줄로 알았다. 그는 가룟 유다
의 마음에 역사하여 에수님을 팔려는 생각을 넣어 주었고(요13:2), 그 다음에
는 유다로 하여금 예수님을 은 30에 팔도록 하였다(마 26:14-16). 주님께서
는 마지막 만찬석에서 유다에게 경고와 함께 회개할 기회를 주셨건마는 유다
는 전혀 뉘우침이 없이 주님께서 주시는 떡조각을 받았다. 이때를 기다리던
마귀는 즉시 그의 마음 속에 들어가서(요 13:27) 유다로 하여금 예수님을 잡
으려는 무리에게 그를 넘겨주도록 역사하였다(마 26:48-49; 막 14:45-46).
이러한 일들은 결국 하나님이 예정하신 경륜대로 이루어진 것이다(행
4:28). 하나님의 깊은 지혜는 예수님의 죽으심으로 말미암아 인류 구원의 대
역사를 이루
심이었다. 마귀는 하나님의 이 깊은 지혜를 도무지 알지 못했던
것이다. 이것을 보면, 하나님의 지혜는 깊은 중에도 더 깊은 것이어서 멸망하
는 자들에게는 어리석게 보인다(고전 1:18 상). 하나님의 이 구원 계획은 만
세 전에 미리 정하신 것이니(고전 2:7), 엡 3:9에 “영원부터 만물을 창조하
신 하나님 속에 감취었던 비밀의 경륜”이라고 하였다. 이 지혜야말로 하나님
자신의 깊은 내용으로서 그 지혜를 실시하시기 위하여 하나님 자신이 피를 흘
리신 것이다. 구속의 진리(지혜) 앞에서는 마귀가 자멸하게 된다. 루터는 이
지혜를 가리켜 “죽음을 죽이는 죽음”이라는 뜻으로 말하였다. 성경에는 이런
역리적(逆理的)인 원리가 표현되어 있다.
예수님이 말씀하시기를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든 것같이 인자도 들려야 하
리니”(요 3:14)라고 하셨다. 이 말씀은, 모세의 인도를 따라 광야를 통과하
던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을 원망하다 그 죄값으로 불뱀에게 물려 많은 사람
이 죽었고, 위기에 처한 그들이 회개하며 부르짖을때 하나님께서는 그 불뱀
모양의 놋뱀을 만들어 장대 위에 높이 달고 그 놋뱀을 쳐다보는 자마다
해독
의 치료를 받도록 하신 사건(민 21:5-9)을 들어 뱀의 독을 뱀으로 소멸시킨다
는 진리를 가르치신 것이다. 즉, 죄로 말미암아 죽을 수밖에 없는 인류를 구
원하시기 위하여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서 대신 죽임을 당하심으로
인류의 죄값을 치르시고 그들을 멸망에서 건져내시는 하나님의 지혜를 가르
쳐 주신 것이다.
그런데 마귀는 이 진리에 대하여 왜 캄캄한가? 그놈이 이사야의 예언(사
53 장)을 몰랐던가? 그 밖에도 양의 피로써 속죄제를 드리라고 하신 하나님
의 계시(啓示)를 몰랐던가? 그놈이 “여자의 후손은 네 머리를 상하게 할 것이
요 너는 그의 발꿈치를 상하게 할 것이니라”(창 3:15 하)고 하신 말씀을 몰랐던가?
우리는 이 점에 있어서 생각해 볼 것이 있다. 사도 바울은 말하기를 “만일
우리 복음이 가리웠으면 망하는 자들에게 가리운 것이라”(고후 4:3)고 한다.
마귀의 정체는 본질적으로 어두움이고 거짓이기 때문에 그놈이 빛(하나님의
진리)을 싫어하기도 하지만 깨닫지도 못한다. 성경은 가르치기를, 선한 일에
지혜로운 것은 하나님의 백성의 본질이고, 악한 일에 지혜로운 것은
마귀의
속성이라고 한다(참조, 롬 16:19). 그러므로 내가 성경을 깨닫지 못한다면 그
것이 멸망의 요소임을 알고 각성해야 된다.
마귀가 성경의 글자는 알지언정 성경을 하나님의 지혜와 구원의 말씀으로
바로 알지는 못한다. 가령 마귀가 성경에서 구속의 도리를 알게 된다 하더라
도 그놈은 하나님을 대적할 뿐 하나님을 사랑하지 않는 자인만큼 하나님의 말
씀을 순종하지 않는다. 그놈은 하나님을 본질적으로 대항하기 때문에 하나님
을 대적하기 위함이라면 지옥으로 뛰어 내려가는 것도 감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