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을 다녀와서 _최종설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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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을 다녀와서

최종설 장로/ 새하늘교회

저는 평양에서 만난 한 분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이곳에 있을 때, 나보다 나를 더 잘 아시는 분이 천국에 소망을 삼고 사는 나
를 늘 인도하시고 동행하시므로 푯대를 향하여 달려가도록 함께 하여주심에 
감사하고 감격하여 벅차 때로는 눈물도 흘릴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평양에
서 만난 그 분은 참으로 위대하시고 강하시고 멋진 분이었습니다

6월 14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대한항공 전세기편으로 출발하여 평양순안비행장
에 도착하였는데 시간은 불과 한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기장이 방송으로 삼팔
선을 넘는다고 하더니 곧 공항에 도착한다고 방송이 나왔습니다. 참으로 지척
인 곳인데 멀게 느끼며 살았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항에 도착해보니 우리나라 지방 비행장보다 못하더군요. 비행장에서 버스
로 분승하여 평양시내를 둘러보며 숙소인 고려호텔에 도착하였습니다. 방 배
정을 받고 나서부터 이상한 감이 들기 시작하였습니다. 우리측에서 모든 프로
그램을 작
성하여 프로그램대로 진행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막상 도착하고 나니
까 자기들의(북측) 프로그램대로 진행하겠다는 것입니다. 우리 측 집행부는 
그렇게 할 수 없다고 협상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그 후로부터 호텔에서 정문
을 나갈 수 없었으며 호텔 안에서만 돌아다니게 되었습니다. 내용을 알고 보
니 300여명 모두가 아리랑 축제를 보아야 하고 또 다른 무엇을 요구한다는 것
입니다. 

다음날 15일 3층의 식당에서 6시에 새벽기도회를 하기로 되어있어 내려가니
까 들어가지 못하게 하여 문 앞에 모여 있다가 7시가 되어 식당으로 들어가 
식사기도만 하고 아침을 먹고 나서부터는 자기들의 뜻을 따르지 않으니까 호
텔에서 한발짝도 정문에 나갈 수가 하였습니다. 

저는 이런 상황에서 하나님을 찾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분명 무슨 뜻이 
있으셔서 나를 이곳 평양에 오게 하셨을텐데 그 뜻을 알기 위하여 숙소에 들
어가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기도하는 가운데 내 마음속에 이런 생각이 들었
습니다. “이곳 북쪽에서는 믿음의 동지들이 지금도 복음의 문이 열리기를 위
하여 기도하며 인내를 가지고 기다리고 있단다.” 저는 북한
의 믿음의 동지들
을 생각하며 인내하며 참고 기다렸습니다. 

16일 주일날, 기대를 가지고 소풍을 가려는 어린이 같은 심정으로 마음이 부
풀어 일찍 일어나 준비를 하고 식당으로 내려가니까 재단 이사장님이 나오셔
서 설명을 하시기를 “내가 협상을 하다가, 우리는 주일 예배드리는 것을 목숨
보다도 중하게 여긴다. 그러니 우리는 여기에서 한발짝도 떠나지 않고 기도하
며 11시에는 정식으로 예배를 드릴 것이다” 라고 말하고 협상장에서 나왔다
고 하시면서 “여러분 우리는 여기서 한발짝도 움직이지 않고 찬양과 기도를 
하고 11시 정각에 예배를 드릴 것입니다. 우리들의 의사가 관철될 때까지 금
식하며 기도회를 할 것입니다. 동의하십니까?” 하니 온 회중이 다같이 아멘으
로 동의하였습니다.

60여분의 목사님을 나오시게 하고 한 분, 한 분씩 나오셔서 찬양과 기도를 5
분 내지 10분 정도 인도하게 하셨습니다. 이곳에서 부흥회를 보았지만 강사분
이 많아야 2-3명인데 평양에서는 10여분이 나오셔서 인도하시는데 이런 일은 
생전 처음 보았습니다. 7시부터 시작하여 처음에는 조심성 있게 하는 것 같았
으나 한번 시
작하고부터는 죽으면 죽으리라는 각오를 가지고 찬송도, 기도도 
북한동포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들을 품고 합심하여 간절히 뜨겁
게 찬송과 기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평양에서 이렇게 하는 것은 상상도 못한 일이었습니다. 아니 할 수도 없는 일
을 그 분은 지금 하시고 계시는 것입니다. 장장 5시간 30분 동안을. 우리 자
신도 놀랐습니다. 11시가 되어가니까 한 사람씩 한 사람씩 정장으로 갈아입
고 예배에 참석하고 있었습니다. 예배를 드리는데도 그 분은 여전히 임재하
여 계셨습니다. 예배도중에 성찬식도 집례하였습니다. 아침식사를 하려던 빵
과 포도주를 가져다가 성찬식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분이 주관하시니까 호
텔 종업원들도 수종을 들더군요. 그러면서 하는 말이 “그동안 남조선 사람들
이 많이 왔었지만 이런 모습은 처음입니다” 하더군요.

예배를 마치고 잠깐 휴식을 취하는데 북측에서 협상을 하자고 해서 우리측 대
표가 가서 협상을 하는데 당신들 일정대로 하겠으니 제발 기도회를 그만해달
라고 타협을 하였답니다. 위대하시고 강하시고 멋진 그 분은 우리가 봉수교회
와 칠골 교회에서 예배만 드리
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으셨던 것이었습니다. 북
측에서 우리측의 요구를 순순히 응하였다면 이런 역사는 보지 못했을 것입니
다. 이후에 그 분은 보너스로 봉수교회에 가서 찬양예배도 드리게 하셨고 칠
골교회도 방문하게 하셔서 가지고 간 기념품을 전달했습니다. 이렇게 역사하
시는 멋진 그 분을 저는 보았습니다.

평양에는 두 가지를 가져갈 수 없다고 하는데 하나는 휴대폰이고 다른 하나
는 성경이라고 하는데 휴대폰은 가져갈 수 없었지만 성경은 마음놓고 가지고 
다녔습니다. 이 또한 놀라운 일이 아닙니까? 위대하시고 강하신 멋진 우리 주
님이 계시는 한 북한의 복음의 문은 속히 열릴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
다.